변요한, 책임감과 확신으로 이끌어간 '백설공주'[TF인터뷰]


살인자로 몰린 뒤 진실 추적하는 고정우 役
"로코·멜로도 이제 자신있어"

배우 변요한이 8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 Black Out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팀호프

[더팩트 | 공미나 기자] 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 Black Out'은 '용두용미'로 끝난 대표적 사례다. 작품이 흥한 데에는 탄탄한 스토리와 섬세한 연출 등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극을 이끌어간 배우 변요한의 힘도 컸다. 원톱 주연으로 활약한 변요한은 억울하게 살인자로 몰린 캐릭터를 생동감 있게 연기하며 '인생 캐릭터'를 추가했다.

변요한은 8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MBC 금토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 Black Out'(극본 서주연, 연출 변영주, 이하 '백설공주') 종영 인터뷰에서 "어떠한 연극의 첫 공연을 끝낸 느낌"이라며 후련해 보이는 표정을 지었다.

'백설공주'는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누명을 쓴 청년이 10년형을 받고 출소한 뒤 진실을 밝히는 과정을 그렸다. 독일 작가 넬레 노이하우스의 소설을 뼈대로 한 14부작 드라마 지난 4일 종영했다. 변요한은 의대에 합격할 정도로 우등생인 동네의 '엄친아'였으나 고등학교 여자 동급생 두 명을 살해한 혐의로 하루아침에 전과자가 된 고정우 역을 맡았다.

변요한은 이 작품을 제안받고 "고정우를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염려가 됐다"고 한다. 그럼에도 그가 출연을 결정한 이유는 연기로써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었다.

"제가 '이 일(연기)를 왜 하지'라고 스스로 물었을 때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거나 조금이라도 그 가까이에 다가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 옅은 감정과 신체를 통해서라도 그런 것들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변요한 주연 백설공주는 최고 시청률 8.8%를 기록하며 호평 속 종영했다. /팀호프

10년 동안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주변의 핍박을 받다가 믿었던 사람들의 배신을 깨닫기까지. 고정우의 복합적인 감정을 연기하며 변요한도 심리적으로 힘겨움을 겪기도 했다.

"두 가지가 특히 힘들었어요. 정우가 4회까지 정말 많이 맞는데 연기하면서 이 인물이 참 안타까웠어요. 무천가든에 돌아와 엄마를 마주했을 때도, 보영(장하은 분)이의 뼈를 발견했을 때도 너무 힘들었어요. 연기하다 과호흡이 오기도 했죠."

'백설공주'는 시청률 2.8%로 시작했으나는 8.8%라는 자체 최고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SBS '굿파트너' 등 동시간대 쟁쟁한 경쟁작들이 있었음에도 입소문을 타고 매주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는 처음부터 "초대박은 아닐지라도 분명 많은 분들이 봐주실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했다.

"저도 '굿파트너'를 재밌게 보긴 했지만 저희 작품도 자신이 있었어요. 촬영 당시 현장에 있는 매 순간이 치열했어요. 선배님들도 굉장히 뜨겁게 연기하셨고요. 우리 작품의 밀도가 굉장히 높다고 느꼈죠. 변영주 감독님도 굉장히 신뢰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봐주실 거라고 생각했어요."

변요한은 극 중 억울하게 살인자로 몰려 10년 형을 받고 출소한 뒤 진실을 파헤치는 청년 고정우 역을 맡았다. /MBC

이번 작품에서 변요한은 10대부터 30대까지 10여 년의 세월을 연기했다. 촬영 당시 36살이었던 변요한은 직접 교복을 입기도. 이를 두고 일부 시청자 사이에서는 '어색하다'는 반응이 있었다. 그도 이 같은 반응을 안다는 듯 최근 SNS에 사과글을 올려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대해 변요한은 "두 번 다시 교복을 입을 일은 없을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고정우의 감정선을 완벽하게 표현하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교복 연기를 두고 감독님과 회의도 많이 했어요. 그래도 결론은 모든 배우들이 직접 학창 시절을 소화하지 않으면 여운을 남길 수 없을 것 같다는 결론에 다다랐어요. 물론 교복을 입은 건 저도 죄송합니다. 하하."

변요한은 이제 로맨틱 코미디나 멜로도 자신있다며 출연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팀호프

1986년 4월 생으로 만 38세인 변요한은 "빨리 마흔이 되고 싶다"고 한다. 현재 자신의 상태를 "힘든 시기를 보내고 정리정돈하는 시기"라고 표현한 변요한은

"30대의 저는 하고 싶은 도전을 다 했어요. 뜨겁게도 차갑게도 살아보고, 이제 어느정도 나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것 같아요. 곧 40대인데 마흔살이 되면 극 중 노상철 형사의 대사처럼 보통의 감정을 갖고 보통의 삶을 살고 싶어요."

2011년 단편 영화 '토요근무'로 데뷔한 변요한은 꽃미남 외모의 소유자지만 의외로 로맨틱 코미디나 멜로 출연이 드물었다. '육룡이 나르샤' '미스터 션샤인' '자산어보' '한산: 용의 출현' 같은 시대극이나 '보이스' '백설공주' 같은 장르물의 출연이 더 잦았다. 그러나 이제는 사랑 이야기도 자신있다는 변요한은 더 다양한 장르에도 출연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치며 앞으로 활동에 기대감을 심었다.

"장르물에 끌린다기보다 그때는 제게 그런 필모그라피를 쌓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어요. 이제는 사랑도 알 것 같아서 로맨틱 코미디나 멜로도 잘할 자신이 있어요. 아직 안 꺼낸 카드도 많고요. 혹시 시켜주신다면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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