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부산=김샛별 기자] 연상호 감독이 망할 것이라고 생각한 '지옥'이 어느새 '팔자 좋은 작품'이 됐다며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넷플릭스 새 시리즈 '지옥' 시즌2(각본 최규석, 연출 연상호) 오픈토크가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야외무대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연상호 감독과 최규석 작가를 비롯해 배우 김현주 김성철 김신록 임성재 문소리가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옥2'는 계속되는 지옥행 고지로 더욱 혼란스러워진 세상, 갑작스럽게 부활한 새진리회 정진수(김성철 분) 의장과 전 국민이 보는 앞에서 지옥에 간 뒤 다시 살아난 박정자(김신록 분)를 둘러싸고 소도의 민혜진(김현주 분) 변호사와 새진리회, 화살촉 세력이 새롭게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여기에 임성재가 정진수의 부활을 처음 목격한 후 그를 보살피는 미스터리한 인물 천세형으로 등장한다. 또한 문소리는 새진리회에 힘을 실어 부활자 박정자로 새로운 교리를 만드려는 대통령실 정무수석 이수경으로 분한다.
지난 2021년 공개된 '지옥' 시즌1은 공개 열흘 만에 1억 1000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고 93여 개국에서 시리즈 톱10에 오르는 등 호평을 받았다. 이에 힘입어 시즌2까지 공개하게 된 '지옥'이다. 그러나 정작 연상호 감독과 최규석 작가는 많은 사랑을 받을지 전혀 예상을 못 했다고 밝혔다.
연 감독은 "이런 이야기를 사람들이 좋아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 처음에는 영화나 시리즈처럼 대규모 자본이 들어간 작품으로 기획한 게 아니라 만화로 해보자는 마음이었기 때문에 저희 마음대로 이야기를 쓸 수 있었다. 이렇게 좋은 성과로 돌아올 줄 알았다면 시즌2를 미리 만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작가 또한 "처음에는 망했다고 생각하면서 시작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재밌지만 사실 도대체 장르가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작품이지 않나. 그래도 우리끼리는 세상에 괴작 하나를 내놓자는 마음이었다. 이런 작품 하나쯤은 있어도 되지 않나 생각했다. 만화는 썩 인기가 없었는데 드라마는 연 감독과 배우들의 힘을 업어 인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지옥1'에서 정진수를 연기했던 유아인이 불미스러운 일로 하차하면서 김성철이 새롭게 합류한 시즌2다. 때문에 '김성철의 정진수'에게도 많은 이목이 집중됐다.
연 감독은 "김성철을 캐스팅 할 때쯤에 뮤지컬 '데스노트'를 보러 갔었다. 뮤지컬은 보통 멀티 캐스팅을 하지 않나. 각 배우들만의 매력이 있더라. 정진수 역시 마찬가지다. 김성철의 정진수가 나올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며 "내 역할은 김성철의 정진수를 어떻게 자연스럽게 전달할지였다. 연출적으로 고민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김성철은 시즌1이 쌓아온 서사를 믿었다. 그는 "시즌1에서 정진수의 서사가 충분히 쌓였기 때문에 내가 크게 얹을 건 없었다. 다만 시연을 다할 때 정진수가 내뱉는 말들이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들이기 때문에 이 이야기가 시청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들길 바라 그 점을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김성철 외에도 임성재와 문소리 문근영 등도 새롭게 합류했다. 이에 김현주는 "시즌2는 새로운 분들이 나오는데 그들이 너무 큰 활약을 해줬다. 특히 문근영의 경우 이미 알고 있긴 했지만 잘해서 새삼 놀랍고 반가웠다"며 "임성재와 문근영 두 사람의 스토리도 많이 주목해 달라"고 전했다.
연 감독은 '지옥2'를 '재난물'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여기서 말하는 우리가 말하는 재난은 물리적 재난은 아니다. 물론 지옥 사자라는 초월적인 존재가 나타나 난리를 치긴 하지만 사상적 재난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작품은 사상적 재난을 마주한 여러 종류의 비범한 사상을 가진 인물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이들이 어떤 사상을 갖고 이 재난을 어떻게 대처하는지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연 감독은 "OTT 작업을 많이 하는데 '지옥'은 특히 특별했다. 시즌1과 시즌2 모두 관객과 대면할 수 있었는데 흔한 기회가 아니지 않나. 감사하고 귀한 경험이었다"며 "'지옥'이 팔자가 좋은 것 같다. 감사드리고 시즌2도 많이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총 6부작으로 구성된 '지옥2'는 25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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