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세정 기자]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의 맥고나걸 교수로 알려진 영국의 배우 매기 스미스가 27일(현지 시간) 런던에서 89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BBC와 로이터통신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스미스의 두 아들 토비 스티븐스와 크리스 라킨은 "어머니가 이른 아침 병원에서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 친구와 가족과 마지막을 함께 했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1934년 잉글랜드 에식스 일포드에서 태어난 스미스는 1950년대 영국 연극계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1956년 작은 역할로 처음 영화에 출연했고, 1958년 영국 아카데미 영화상(BAFTA) 신인상 후보로 오르며 주목받았다.
1963년 로렌스 올리비에의 제안으로 '오델로'의 데스모나 역을 제안받아 국립극장 무대에 함께 올랐다. 2년 후에는 연극 출연진과 함께 동명의 영화에 출연해 아카데미 시상식에 노미네이트됐다.
1969년 출연한 '미스 진 브로디의 전성기'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아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1978년 '캘리포니아의 다섯 부부'로도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기도 했다. 아카데미에 총 6회 후보로 지명돼 2번을 수상했으며 에미상과 토니상도 석권했다.
세계적 흥행을 거둔 코미디 영화 '시스터 액트'에 원장 수녀 역할로 우피 골드버그와도 호흡을 맞췄다. 드라마부터 코미디까지 모든 장르를 잘 소화하는 배우라는 평가다.
1990년에는 '경'(Sir)의 여성형 훈작인 '데임'(Dame) 칭호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받았다.
2001년 영화 해리 포터의 첫 작품인 '마법사의 돌'에서 미네르바 맥고나걸 교수 역할을 맡았다. 이후 2011년 '죽음의 성물 2부'까지 총 7개의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열연했다.
2007년 해리포터와 혼혈왕자를 촬영하던 중 유방암 진단을 받았으나, 2년간 치료 끝에 완치 판정을 받기도 했다.
2010년부터 방영된 영국 ITV의 '다운튼 애비'에서 바이올렛 크로울리 역을 맡아 또다시 화제가 됐다.
찰스 3세 영국 국왕은 성명에서 "국가 보물이 막을 내렸다. 존경과 애정을 담아 그의 많은 연기와 무대 안팎에서 빛난 정, 재치를 전 세계와 함께 기억하겠다"고 밝혔다.
키어 스타머 총리도 "뛰어난 재능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대대로 소중히 여겨질 진정한 국보가 됐다. 편히 잠들기를 바란다"라고 애도를 표했다.
우피 골드버그는 SNS에 "스미스는 훌륭한 여성이자 훌륭한 배우였다. 운이 좋게 함께 일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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