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파트너' 장나라, 여전히 연기가 고픈 24년 차 배우[TF인터뷰]


"김지상, 극 중 만난 최악의 남편"
"출연하고 싶은 장르? 스릴러나 오컬트물 탐나"

배우 장나라가 <더팩트>와 만나 드라마 굿파트너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라원문

[더팩트 | 공미나 기자] "차은경은 제게 감사한 캐릭터죠."

드라마 '굿파트너'는 배우 장나라의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 작품이다. 장나라는 연기 경력 24년 차인 베테랑 배우지만 그간 '동안' 이미지 덕분에 비교적 한정적인 캐릭터를 연기해 왔다. 그러나 이번 작품을 통해 날카롭고 냉철한 변호사 캐릭터를 연기하며 여전히 보여줄 것이 더 많은 배우라는 것을 증명했다.

장나라가 출연한 SBS 금토드라마 '굿파트너'(극본 최유나, 연출 김가람)는 스타 이혼 변호사 차은경과 신입 변호사 한유리(남지현 분)가 여러 이혼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담은 법정 드라마로 지난 20일 종영했다. 작품은 최고 시청률 17.7%(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장나라는 이번 작품에서 차은경 역을 맡아 '새로운 얼굴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끌어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소재 서울관광플라자에서 만난 장나라는 "차은경의 말투에서 호불호가 많이 갈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과감한 변신을 할 때 '대중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걱정하기도 한다. 초반에 반응이 애매한 것 같았는데 점점 재밌게 봐주신 분이 많으신 것 같았다"고 역할에 대해 이야기했다.

장나라는 굿파트너에서 이혼 전문 변호사 차은경 역을 맡았다. /SBS

'굿파트너'는 실제 이혼 전문 최유나가 집필해 현실성 있는 에피소드로 많은 공감을 샀다. 2022년 결혼해 여전히 신혼인 장나라지만 이번 작품은 그에게 결혼과 이혼에 대해 깊이 생각할 계기가 됐다.

"마지막 회에서 '결혼, 비혼, 이혼 다 선택이야. 노력을 다했다면 후회하지 않고 또 다른 선택을 하면 돼'라는 대사가 공감됐어요. 이번 작품에 출연하며 누구나 결혼할 수 있듯이 이혼할 수도 있고, 지금 이혼을 고민하는 분도 즐거운 삶을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장나라가 출연한 굿파트너는 최고 시청률 17.7%를 기록했다. /라원문화

장나라는 상대역인 남지현을 중심에 두고 차은경 캐릭터를 완성해 갔다. 장나라는 "극 중에서 한유리와 톤이 부딪히지 않으려 했다. 대본 리딩 때 남지현의 연기 톤을 보고 어떻게 발성하면 좋을지 감을 잡았다. 가장 돋보이는 두 캐릭터가 다르게 가는 것이 이 드라마를 더 돋보이게 할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작품 속 차은경과 한유리처럼 실제 장나라와 남지현도 서로가 '굿파트너'였다. 장나라는 남지현을 "정말 한유리 같이 올곧고 건강한 사람"이라고 표현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번 작품을 하며 남지현에 대한 믿음이 컸어요. 요즘 굉장히 냉소적인 감성이 많은 시대잖아요. '쿨하다'를 넘어서 서로에게 데 한유리는 필요한 사람이다. 결국은 세상에 한유리 같은 사람이 세상에 많아졌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죠. "

장나라는 '굿파트너'를 비롯해 'VIP' 등 여러 작품에서 유독 불륜에 시달리는 역을 많이 맡았다. 그는 "의도한 건 아니었다"며 미소 짓더니 "제게 오는 배역이 한정적이었다. 그래서 대본을 볼 때 조금이라도 다른 면을 보여줄 수 있는 지점이 있는지를 가장 먼저 찾았다. 그러다 보니 우연히 불륜 소재 드라마에 많이 출연했다"고 털어놨다.

장나라는 극에서 만난 여러 남편 중 김지상(지승현 분)을 최악의 남편으로 꼽았다. /라원문화

그간 장나라는 극 중 수많은 '쓰레기 남편'들을 만났지만 그중에서도 최악의 남편으로 '굿파트너'의 김지상(지승현 분)을 꼽았다. 장나라는 "'황후의 품격'에서 신성록이 연기한 황제도 만만치 않지만 판타지가 섞이고 슬픈 전사가 있다. 반면 김지상은 제 인상에서 만난 역대급 캐릭터"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장나라는 많은 작품을 성공시켰지만 유독 연기대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올해는 대상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지 않겠냐는 물음에 장나라는 "이 말은 꼭 하고 싶었다"며 "대상은 저랑은 거리가 먼 일이다. 상을 바라보며 일을 하지 않는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과거 가요대상을 받은 건 행운이 따라서 가능했던 것 같아요. 제가 탁월한 실력이 있어서 받은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연기 부문에서 상 욕심은 예전부터 내려놨어요. 그걸 목표고 삼고 일하고 싶지 않아요. 제 목표는 늘 여기서 좋은 성과를 내서 다음 작품에서 더 잘하거나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것뿐이에요."

장나라는 '굿파트너'를 통해 가족들에게도 인정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남편이 평소에 저보다 감성적인데 일 얘기를 나눌 때는 '대문자 T'가 된다"면서도 "이번 작품에 대해서는 '너무 잘했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 "아빠(배우 주호성)가 '굿파트너'를 보신 뒤 처음으로 '나보다 잘한다'는 문자를 보냈다. 그런 말은 처음이라 문자를 캡쳐해뒀다. 어릴 때부터 목표가 '아빠를 이기는 것'이었다. 그게 사실은 아닐지라도 그렇게 말해줘서 혼자 축배를 들었다"고 털어놨다.

장나라는 굿파트너 출연 이후 아버지 주호성으로부터 나보다 잘했다는 문자를 받았다고 전했다. /라원문화

긴 시간 배우로 살아온 장나라에게도 아직 욕심나는 장르가 있다. 스릴러나 오컬트물에 꼭 출연하고 싶단다. 그는 "고현정 선배님이 출연한 '히트'도 재밌게 봤고 '손 더 게스트' 같은 드라마도 좋아한다"며 "이런 장르에 꼭 출연해 보고 싶다"고 바랐다.

'동안의 아이콘'으로 불려 온 장나라는 '굿파트너'를 통해 '기대되는 배우'로 불리길 원했다. 그는 "단순히 '기대된다'는 수식어뿐만 아니라 실제 대중이 그렇게 느꼈으면 좋겠다. 배우로서 기대가 되지 않는다면 그건 좀 슬플 것 같다"고 말했다.

"잘하고 싶고, 잘 보이고 싶은 마음으로 지금껏 연기해 왔어요. 예전에 인터뷰하다가 눈물이 난 적이 한 번 있었어요. 연기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하늘의 별 같다'고 했어요. 잡을 수 없는 걸 꿈꾸는 느낌이 늘 들었어요. 답답함을 넘어서 괴로운 날들이 있었어요. 이제는 별을 따고 싶은 아이의 마음으로 생각하기로 했어요. 그런 마음이 저를 지금껏 움직이게 만드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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