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상암벌'로 불리는 상암월드컵경기장 입성만으로도 가수로서는 감격스러운 날이다. 여기에 더욱더 뜻깊은 의미가 더해졌다. 바로 100회째 단독 콘서트가 된 것. '겹경사'를 이룬 가수 아이유가 뜨거웠던 여름을 떠나보내며 다음을 기약했다.
아이유는 22일 저녁 7시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에서 '2024 IU HEREH WORLD TOUR CONCERT ENCORE : THE WINNING(아이유 HEREH 월드 투어 콘서트 앙코르 : 더 위닝)' 마지막 공연을 개최하며 전날부터 양일간 이어진 앙코르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지난 3월 2일 서울 송파구 KSPO DOME에서 월드투어의 포문을 화려하게 연 아이유는 요코하마, 타이베이, 싱가포르, 자카르타, 홍콩, 마닐라, 쿠알라룸푸르, 런던, 베를린, 방콕, 오사카, 북미의 뉴어크, 애틀랜타, 워싱턴, 로즈몬트, 오클랜드,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하며 약 5개월간 전 세계 팬들을 만났다.
대륙별 18개 도시를 돌며 인기를 입증한 아이유는 서울에서 피날레를 장식했다. 이번에는 서울 월드컵경기장이었다. 이로써 아이유는 2022년 서울 잠실 주경기장에 이어 서울 월드컵경기장까지 국내 대형 스타디움에 모두 입성한 최초의 여성 뮤지션이 됐다.
이날 아이유는 앙코르 무대까지 총 다섯 개의 파트로 나눠 세트리스트를 구성했다. 'Hypnotic(힙노틱)'부터 'Energetic(에너제틱)' 'Romantic(로맨틱)' 'Ecstatic(익스태틱)' 'Heroic(히로익)'까지 아이유와 이번 콘서트를 소개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홀씨'가 1부인 'Hypnotic'의 첫 곡을 맡았다. 곧바로 '잼잼' 무대까지 이어지며 마지막 공연의 포문을 연 아이유다. 그는 "2024년 아이유의 첫 월드투어 콘서트 정말 마지막 공연"이라고 인사를 건네며 이날 상암월드컵경기장을 찾은 5만 명의 관객을 환영했다.
공연장을 꽉 채운 팬들의 환호성을 잠시 즐긴 아이유는 곧바로 "5만 명의 여러분을 모시고 바다로 가보겠다"고 최면을 걸며 '어푸'무대를 시작했다. 이어 '삐삐'와 'Obliviate(오블리비아테)' 무대까지 오프닝 파트를 풍성하게 꾸미며 팬들의 설렘을 극대화로 끌어올렸다.
두 번째 'Energetic' 파트를 위해서는 리프트를 타고 힘차게 날아다닌 아이유다. 드넓은 상암벌 후면에 마련된 서브 무대에 올라 본 무대와 거리가 먼 팬들과 직접 인사하기도 했다. 리프트도 그냥 리프트가 아니었다. 꽃과 별 등으로 장식된 의자는 아이유를 마치 가을바람을 타고 다니는 요정처럼 연상케 했다.
'Celebrity(셀러브리티)' 'Blueming(블루밍)' '라일락'까지 무대를 마친 아이유는 다시 본 무대로 돌아갔다. 이어 "관객들이 사방에서 날 둘러싸고 계실 때 꼭 부르고 싶었던 곡이었다"며 '관객이 될게'를 열창했다. 특히 이 무대에서는 폭발적인 '떼창'이 함께했다. 아이유는 "여러분께서 관객으로서 날 바라봐주는 눈빛이 너무 사랑스럽고 좋았다. 그 기억을 품고 내가 관객의 입장에서 날 사랑하는 팬들에게 같은 마음을 보내주고 싶다는 뜻에서 작사를 했던 곡"이라며 "저의 관객이 돼줘서 감사하다"고 진심 어린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이후 기타를 메고 등장한 아이유는 이번 콘서트를 통해 최초로 공개한 신곡 '바이 썸머' 무대를 꾸몄다. 그는 "이번 투어를 하면서 인생에서 가장 긴 여름을 보낸 것 같다. 서울과 요코하마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다 더운 도시다 보니 3월부터 쭉 역대급으로 긴 여름을 보냈다"며 지난 월드투어 여정을 돌이켰다.
개인적으로는 여름을 싫어한다는 아이유다. 그는 "그렇지만 이번 여름은 좋았다"며 "상암에서 공연하는 타이밍에 맞춰 여름이 끝날 줄은 몰랐다. 이제 가을이 시작되는 것 같다. 내 인생에서 가장 길었던 여름을 '사랑했다'라는 마음으로 보내주고 싶다"고 전했다.
세 번째 'Romantic' 파트에서는 아이유가 준비한 콘서트에 푹 빠져드는 무대들이 이어졌다. 'Havana' '너의 의미' '밤편지'까지 계속된 가운데 'Last Fantasy' 때는 콘서트의 대미라고도 할 수 있는 역대급 연출이 펼쳐졌다. 상암벌에서만 볼 수 있는 드론쇼가 무대 내내 하늘 위에서 펼쳐지며 팬들의 큰 환호성을 이끌었다.
'Shopper(쇼퍼)' 무대로 시작한 네 번째 'Ecstatic' 파트는 그야말로 팬들을 황홀경한 순간으로 이끌었다. 또한 '너와 나' 때는 아이유와 팬들 모두 지나온 시간을 추억하게끔 했다.
이에 아이유는 "'너랑 나' 전주는 신기하다. 간주가 나오면 뭔가 벅차오른다"고 밝혔다. 이어 "무엇보다 오늘 정말 역대급 '아이유 참 좋다' 떼창이 나왔다. 관객이 많다고 해서 환호성이 큰 건 당연한 게 아니다. 근데 이렇게 역대급의 '아이유 참 좋다'를 들었다"며 울컥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내 "블루레이즈 잘 나올 것 같다"고 너스레를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정규 셋리스트의 마지막 곡인 'Love wins all(러브 윈스 올)'까지 아이유는 한 곡 한 곡 자신의 마음을 담았다. 그는 "관객들에게 내 마음이 전달되길 바란다. 마지막까지 한 자 한 자 내 마음을 담아 노래하겠다"고 전했다.
공연을 마친 아이유는 더욱더 뜻깊은 소식을 전했다. 바로 이날 공연이 아이유 단독 콘서트 100회째 공연이 된 것. 아이유는 "너무 거짓말 같지 않나. 상암에서 이렇게 많은 분들을 모시고 대대적으로 큰 공연을 하는 날이 어떻게 기념적으로 100번째가 되나. 나도 믿기지 않았는데 진짜더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몇백 번을 더해야 가수 인생이 끝날지 모르겠지만 힘닿는 데까지 하겠다"면서 "백일잔치 같은 100번째 공연에 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사실 나란 사람이 이런 공연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많은 스태프들과 관객들이 날 붙잡고 여기까지 끌어줬다. 덕분에 월드투어도 해보고 호강했다. 정말 감사드린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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