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2', CJ ENM·추석 극장가 구원투수될까[TF초점]


9년 만에 돌아온 '베테랑' 시리즈, 9월 13일 개봉
익숙한 매력의 황정민과 '신선한 피' 정해인의 만남

정해인(왼쪽)과 황정민의 베테랑2가 추석 극장가에 출격한다. /서예원 기자

[더팩트|박지윤 기자] '베테랑2'가 익숙한 매력의 황정민과 시리즈에 신선한 피를 수혈할 정해인의 조합으로 추석 극장가에 출격한다. 개봉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작품이 최근 이렇다 할 흥행작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CJ ENM의 구원투수가 되고 한껏 치솟은 관객들의 기대치도 충족시키며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

9월 13일 스크린에 걸리는 '베테랑2'(감독 류승완)는 나쁜 놈은 끝까지 잡는 베테랑 서도철 형사(황정민 분)의 강력범죄수사대에 막내 형사 박선우(정해인 분)가 합류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을 쫓는 액션범죄수사극이다. "어이가 없네"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등 지금도 회자되고 있는 여러 명대사를 남기며 1341만 명의 관객을 사로잡은 '베테랑'(2015)의 속편이다.

황정민(위쪽)은 베테랑 시리즈의 서도철 형사로 9년 만에 관객들과 만나고 정해인은 막내 형사 박선우 역을 맡아 작품에 신선한 에너지를 더한다. /CJ ENM

먼저 황정민은 죄짓고 사는 놈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쫓아서 잡아내고 무슨 사건이든 한번 물면 끝장을 보는 강력범죄수사대팀의 서도철 형사 역을 맡아 다시 한번 시리즈를 이끈다.

서도철 형사는 이번 작품에서 의문스러운 연쇄 살인 사건을 추적하며 새로운 위기를 맞닥뜨리게 된다. 이에 황정민은 9년 전에 입었던 점퍼를 그대로 입고 헤어스타일도 똑같이 할 정도로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캐릭터의 에너지와 장점들을 고스란히 살리기 위해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황정민은 코로나19로 인해 극장가에 역대급 위기가 찾아왔을 때도 꾸준히 흥행작을 내놓으며 자신의 저력을 과시한 배우 중 한 명이다. 2020년 8월 개봉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로 435만 명의 관객을 사로잡았고 지난해 11월 스크린에 걸린 '서울의 봄'으로 1312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특히 그는 '서울의 봄'에서 전두환을 모티브로 한 전두광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며 관객들의 분노를 유발했고 극장가의 비수기로 여겨졌던 11월 개봉작을 천만 반열에 올리며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렇게 늘 어려운 극장 상황을 뚫고 흥행을 성공시켰던 만큼 이번에도 한 차례 영광을 누렸던 작품의 후속편으로 또 한 번 흥행 신드롬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베테랑2는 나쁜 놈은 끝까지 잡는 베테랑 서도철 형사의 강력범죄수사대에 막내 형사 박선우가 합류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을 쫓는 액션범죄수사극이다. /CJ ENM

이어 정해인은 강력범죄수사대 막내 형사 박선우로 분해 '베테랑' 시리즈에 신선한 피를 수혈한다.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시작으로 넷플릭스 'D.P.'와 영화 '서울의 봄'까지 제복을 찰떡같이 소화하며 '필모그래피의 퍼스널컬러(개인이 가진 신체의 색과 잘 어울리는 색)가 제복'이라는 수식어가 생긴 그가 이번에도 제복을 입어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천만 관객을 보유한 작품의 시리즈에 새롭게 합류한다는 건 배우로서 기쁘지만 동시에 큰 부담으로 다가오는 일이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정해인은 "현장에서 연기할 때 이러한 부담이 저에게 도움이 됐다. 이는 배우가 마주하고 직면하고 이겨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단단한 내면을 짐작게 하며 작품 속 활약을 더욱 기대하게 했다.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2000)를 시작으로 '다찌마와 리' '부당거래' '군함도' '모가디슈' '밀수' 등 수많은 장편영화를 탄생시킨 류승완 감독의 첫 후속편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그는 데뷔 첫 후속편을 선보이게 된 만큼 관객들이 시리즈에 기대하는 것을 충족시키면서도 전편과 다른 매력을 더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을 거듭했다고.

정해인의 합류로 신선함을 꾀한 류 감독은 '정형외과 액션'이라고 불릴 정도의 강렬한 액션으로 볼거리를 더한다. 또한 그는 악의 대상을 명확하게 놓고 심플하게 달렸던 전편과 달리 빌런의 존재가 손에 잡히지 않는 다층적인 이야기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베테랑2가 전편의 영광을 다시 한번 재현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서예원 기자

지난해 추석 극장가는 송강호 강동원 하정우가 나란히 출격해 3파전을 형성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극장가의 성수기와 비성수기의 경계가 흐릿해졌다는 걸 감안하더라도 세 작품 모두 손익분기점 돌파에 실패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 영화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이 가운데 올해에는 현재까지 '베테랑2'와 비슷한 시기에 개봉을 확정 지은 영화가 없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앞서 '범죄도시4'(감독 허명행)는 티켓값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문화가 있는 날'인 4월 24일 개봉했다. 이후 5월 1일 근로자의 날과 4~6일 어린이날 연휴가 이어졌고, 이렇다 할 경쟁작이 없었던 만큼 흥행을 독식할 수 있었다. 이에 힘입어 작품은 2편과 3편에 이어 4편까지 천만 반열에 올리며 한국 영화계에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갔다. 그렇기에 '베테랑2'도 14일부터 18일까지 5일간 이어질 추석 연휴 극장가를 독식해 많은 관객을 동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기대와 부담 속에서 베일을 벗게 될 '베테랑2'의 어깨가 더욱 무거운 이유가 있다. 지속되고 있는 CJ ENM의 부진을 끊어야 하기 때문이다.

CJ ENM은 2022년 추석 극장가에 출격해 698만 명의 관객을 사로잡은 '공조2: 인터내셔날' 이후 어떠한 흥행작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여름 성수기를 노린 도경수 주연의 '더 문'은 누적 관객 수 51만 명에 그치며 씁쓸하게 퇴장했고 절치부심 끝에 내놓은 '외계+인' 2부도 150만 명을 넘지 못했다.

연이은 흥행 실패로 'CJ 영화 사업 접는다'라는 말이 나오는가 하면 대표가 바뀌고 내부 인력을 축소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CJ ENM이 야심 차게 선보이는 것이 '베테랑2'다. 지난해 제77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돼 "오프닝 시퀀스는 수년간 본 영화 중 최고였다" "우리가 왜 류승완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는지 보여주는 완벽한 예시" 등과 같은 외신의 찬사를 받은 바 있다.

이렇게 전 세계 관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베테랑2'가 추석 연휴 극장가에 출격해 국내 관객들을 사로잡고 한국 영화계에 또 하나의 '쌍천만' 시리즈를 탄생시킬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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