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공미나 기자] 종합편성채널 개국이 10년을 넘긴 현재, 종편의 시장 영향력이 초기보다 확대됐지만 여전히 주요 시청층은 중장년층에 국한돼 있다. 특히 드라마와 예능 모두 비교적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은 JTBC를 제외한 종합편성채널 3사(TV조선, MBN, 채널A)의 경우 더욱 그렇다. 이에 최근 종편이 시청층 확대를 위해 나란히 로맨스 코미디 드라마를 선보였으나 아직 그 성과는 물음표다.
TV조선은 지난달 17일부터 주말미니시리즈 'DNA 러버'(극본 정수미, 연출 성치욱)을 선보이고 있다. 'DNA 러버'는 수많은 연애를 실패한 유전자 연구원 한소진(정인선 분)이 마침내 유전자를 통해 자신의 짝을 찾아가는 오감 발동 로맨틱 코미디다. 배우 최시원 정인선 이태환 정유진 등 젊은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이 작품은 TV조선의 첫 로맨틱 코미디라는 점에서 관심을 받았다. 그간 임성한 작가의 '결혼작사 이혼작곡', 문영남 작가의 '빨간풍선' 등 중장년층 취향에 맞는 드라마를 선보인 TV조선의 입장에선 큰 도전이었던 셈이다.
지난달 13일 열린 'DNA 러버' 제작발표회에서도 이와 관련한 여러 이야기가 나왔다. 성치욱 감독은 "TV조선의 기존 드라마들이 시청층을 잘 공략하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묵묵히 선방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의미에서 저도 (채널과) 이런 연령대가 낮고 젊은 층, 해보지 않은 장르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이 채널의 첫 시도인 만큼 좋은 결과를 얻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청률과 화제성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 작품은 첫 회 1.1%로 유일하게 1%대를 넘긴 이후 줄곧 0%대를 기록 중이다. 가장 최신 회차인 6회 시청률은 0.6%다.(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
이에 앞서 지난달 2일 방송을 시작한 MBN 토일드라마 '나쁜 기억 지우개'(극본 정은영, 연출 윤지훈·김나영)도 마찬가지다. 이 작품은 기억 지우개로 인생이 바뀐 남자 이군(김재중 분)과 그의 첫사랑이 돼버린 여자 경주연(진세연 분)의 이야기를 담은 로맨스 코미디다.
무엇보다 이 드라마는 한류 스타 김재중이 7년 만에 복귀하는 드라마로 주목받았다. 어울러 진세연 이종원 양혜지 등 핫한 배우들도 대거 출연했으나 2년 넘게 표류하다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이 작품 역시 'DNA 러버'와 비슷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1.0%로 시작해 3회 1.7%로 최고 기록을 찍었으나 이후 급격히 시청률이 하락해 5회부터 0%대를 이어가고 있다. 10회(8월 31일 방송)는 0.3%까지 떨어지며 최저 기록을 경신했다.
6년 만에 채널A 토일드라마를 부활시킨 드라마 '새벽 2시의 신데렐라'(극본 오은지, 연출 서민정·배희영)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 작품은 카드회사 브랜드 마케팅 팀장 하윤서(신현빈 분)와 신입사원의 탈을 쓴 재벌 3세 서주원(문상민 분)의 이야기를 다룬 로맨틱 코미디다.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콘텐츠로 채널A가 방영권을 구매해 두 곳에서 동시 방송된다.
작품은 1회 0.6%로 시작해 2회 0.8%, 3회 0.4%, 4회 0.5%를 기록했다. 단 한 번도 1%의 벽을 넘지 못한 것이다. 반면 해외 OTT에서는 반응이 나쁘지 않다. 글로벌 OTT 라쿠텐 비키(Rakuten Viki)에 따르면 이 작품은 공개 첫 주 미국, 브라질, 멕시코, 영국, 스페 인, 프랑스, 독일, 호주 등 총 122개 국가 차트에서 시청자 수 1위를 기록했다.
종편들이 나란히 로맨틱 코미디를 선보인 것은 최근 로코가 안방극장 인기 장르로 떠오른 까닭도 있겠으나 시청층 확대도 주요 목적이었다. 그러나 시청자들이 채널로 유입될 만큼 매력적인 콘텐츠가 아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방송 관계자는 "타깃층을 넓히겠다는 욕심으로 선보인 젊은 감성의 로코 드라마들이 0%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주 시청층에서도 외면당하고 있다는 이야기"며 "시청층 확대를 위해 좀 더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선보이거나 완전히 다른 전략을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mnmn@tf.co.kr
[연예부 |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