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우씨왕후'가 동북공정 등 역사 왜곡 논란을 딛고 '토종 OTT가 선보이는 첫 사극'이라는 수식어의 자존심을 지켜낼 수 있을까.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우씨왕후' 제작발표회가 27일 오후 서울 용산구 용산아이파크몰 15관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정세교 감독과 이병학 작가를 비롯해 배우 전종서 김무열 정유미 이수혁이 참석했다.
'우씨왕후'는 갑작스러운 왕의 죽음으로 왕위를 노리는 왕자들과 권력을 잡으려는 다섯 부족의 표적이 된 우씨왕후(전종서 분)가 24시간 안에 새로운 왕을 세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추격 액션 사극이다.
작품은 형사취수혼(형이 죽으면 동생이 형을 대신해 형수와 부부 생활을 계속하는 혼인 풍습)을 선택해 왕후를 연임한 우씨왕후의 기록을 모티브 삼아 추격 액션 장르로 재창작했다.
정세교 감독은 "'최종병기 활' 때 영화로 썼던 시나리오였는데 이후 티빙에서 기회를 주면서 8부작 드라마가 됐다. 과연 197년이라는 시대에서 이 여성이 왜 두 번이나 왕후를 했는지 궁금했다. 이 지점에서 시작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이에 '우씨왕후'는 왕이 죽자 궁 밖으로 나가 직접 다음 왕을 선택해 그를 왕위에 올리면서 스스로 왕후의 자리를 지켜낸 우씨왕후의 긴박했던 24시간과 운명을 스스로 선택해 나간 강하고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를 조명한다.
특히 24시간이라는 한정된 시간 안에 이야기가 전개되는 만큼 스토리의 속도감과 다양한 추격씬 등 눈을 뗄 수 없는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병학 작가는 "24시간 동안 벌어지는 사건이라는 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12간지를 활용한 시간을 이용해 긴박감 넘치는 24시간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정 감독은 "원래는 24시간을 2시간씩 쪼개 12부작으로 만들려고 했다. 그러나 작가님과 작업을 하다 보니 12부작이 너무 길고 지루하게 느껴지더라"며 "저희는 첫 번째도 두 번째도 재미가 중요했다. 그래야만 배우들과 시청자들을 꼬실 수 있지 않나. 그래서 8부작으로 줄였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전종서가 갑작스러운 왕의 죽음으로 목숨이 위태로워진 고구려의 왕후 우희 역을 맡았다. 그는 살아남기 위해 왕의 동생과 결혼해 한 번 더 왕후가 되기로 결심한다. 이후 자신과 가문을 지키기 위해 부족 간의 권력 쟁탈전 한복판에 뛰어들어 직접 궁 밖으로 나가 다음 왕을 선택하는 주체적인 인물이다.
특히 전종서는 '우씨왕후'를 통해 처음으로 사극에 도전한다. 사실 전종서는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절대적인 추천 때문에 이번 도전에 나섰다. 그는 "아버지가 생전에 이 작품을 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후 촬영을 하덩 중 정신을 차리니 나 빼고 모든 배우들이 남자더라. 그때 '내가 이런 여성을 연기하고 있구나'를 체감했다. 그때부터 이 여성이 어떤 여성이었는가에 대한 생각을 진지하게 하게 됐다"고 돌이켰다.
김무열은 탁월한 고구려 최고 지락가 국상 을파소 역을 맡았다. 을파소는 고국천왕 고남무(지창욱 분)의 명으로 귀족들을 이끄는 국상의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한 수 앞을 내다보는 뛰어난 지략과 냉철함으로 안정적으로 국정을 이끌며 왕과 왕후를 보필한다.
김무열은 "을파소는 냉철하고 이성적인 사고로 살벌한 궁 안에서 살아남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왕과 왕후에 대한 충성심이 깊다"며 "특히 을파소와 왕후와의 관계성에 집중해 달라"고 귀띔했다.
정유미는 우희의 언니이자 왕후를 모시는 태시녀(시녀장) 우순 역을 맡았다. 동생이 왕후가 되자 원래 그 자리는 자신의 자리였다 생각한 우순은 우희를 따라 궁에 들어간 후로도 왕후가 되고 싶다는 욕망을 버리지 못한다.
이에 정유미는 야망을 지닌 우순의 두 얼굴을 표현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파격적인 노출신도 감행했다.
그는 "나 또한 노출 장면에 대한 도전은 처음이기 때문에 부담이 있었다. 하지만 분명 필요한 장면이었고 우순을 보여주는 데 중요한 부분이기도 했다"며 "굳게 마음먹은 다음부터는 감독님과 제작진과 상의하면서 열심히 촬영했다"고 전했다.
이수혁은 사나움으로 악명 높은 셋째 왕자 고발기 역을 연기한다. 고발기는 왕위를 차지할 기회가 생기자 형에 대한 두려움으로 억눌러왔던 야욕을 드러내며 왕위 쟁탈전에 긴장감을 더한다.
사실 '우씨왕후'는 방송 전부터 동북공정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먼저 공개된 스틸 사진 중 을파소가 상투관을 쓰고 있다는 점 등이 중국 의상을 따른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이와 관련해 정 감독은 "197년이라는 시대적 배경에 대한 자료가 정말 많지 않다. 그런 와중에도 자문위원 교수님들을 모셔 여러 차례 고증을 거쳤다"며 "우선 삼국사기에 초점을 맞추고 이후에는 고구려 시대 벽화 등을 참고를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희뿐만 아니라 스태프분들도 공부를 많이 했고 자문 교수님들에게도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먼저 보여진 이미지가 중국과 형태가 같다고 평가받아 마음이 아프다"고 털어놨다.
이병학 작가 또한 "저희는 오히려 고구려의 정체성을 보여주기 위해 제작비가 많이 들어가는 초반 전투 장면을 축소하지 않고 일부러라도 넣었다"며 "그런 만큼 동북공정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드라마"라고 강조했다.
논란을 딛고 공개를 앞두고 있는 '우씨왕후'다. 이에 배우들과 제작진은 '우씨왕후'가 토종 OTT 첫 사극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토종 OTT가 더 만은 작품을 하기 위해서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총 8부작으로 편성된 '우씨왕후'는 오는 29일 파트1, 9월 12일 파트2로 나눠 네 편씩 공개된다.
sstar1204@tf.co.kr
[연예부 |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