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재, 서툴기에 아름다운 '4월은 너의 거짓말'[TF인터뷰]


천재 피아니스트 아리마 코세이 役으로 열연
"'내가 연습한 시간을 믿어보자'라는 각오로 트라우마 극복해"

가수 김희재가 최근 서울 강남구 도곡동 EMK뮤지컬컴퍼니에서 <더팩트>와 만나 뮤지컬 4월은 너의 거짓말 인터뷰를 진행했다. /서예원 기자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나를 응원해 주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으면 무대에서 최선을 다할 거야". 극 중 미야조노 카오리의 대사이자 김희철의 모토다. 트로트 가수로 많은 사랑을 받은 김희재는 현재의 위치에 안주하지 않고 뮤지컬로도 영역을 넓히며 성장을 거듭했다. 그렇게 만난 '4월은 너의 거짓말'은 김희재 인생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줬다. 많은 애정을 담아 만든 작품인 만큼 관객들에게도 위로가 되길 바란다는 김희재다.

김희재는 최근 서울 강남구 도곡동 EMK뮤지컬컴퍼니에서 <더팩트>와 만나 뮤지컬 '4월은 너의 거짓말'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다. 천재 피아니스트 아리마 코세이 역으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는 김희재는 "되게 즐겁다. 공연이 끝나고 나면 굉장히 행복하다"며 "놀러 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항상 즐겁게 무대에 오르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4월은 너의 거짓말'은 엄마의 죽음으로 피아노를 칠 수 없게 된 천재 소년 아리마 코세이가 목표도 없이 지내던 중 친구의 들러리로 나가게 된 데이트로 인해 인생이 바뀌어 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동명의 일본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한다.

원작 '4월은 너의 거짓말'은 일본에서 영화로 리메이크될 정도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이에 김희재는 "부모님과 함께 일본에 다녀온 적이 있었다. 그때 택시를 탈 때마다 기사님들께 '4월은 너의 거짓말'을 아시냐고 여쭤봤는데 열 분 중 여덟 분은 아셨다. 그만큼 유명한 작품이었다"며 "한국 버전으로 초연을 올리는 만큼 정말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정말 잘하고 싶어서 애니메이션을 두 번 보고 영화를 세 번 봤어요. 아로마 코세이를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잘 표현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죠. 이 아이가 가지고 있는 트라우마나 고민은 제가 겪어보지 못한 감정이기 때문에 그 부분을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했어요. 원작이 인기가 너무 많았기 때문에 부담도 됐지만 그 과정 자체를 즐겁게 받아들이려고 했어요."

김희재는 애니메이션과 영화가 같은 이야기를 다루긴 했지만 느낌이 전혀 달랐다고 설명했다. 그는 "애니메이션은 굉장히 예쁘고 아름다운 동화 같은 느낌이라면 영화는 현실 같았다"며 "두 작품의 특징을 모두 뮤지컬에 갖고 왔다. 무대 위에서 동선을 움직일 때는 영화를 참고했고 코세이의 성격은 애니메이션에 맞추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김희재가 뮤지컬 4월은 너의 거짓말에서 천재 피아니스트 아리마 코세이 역으로 관객들과 만나는 중이다. /EMK뮤지컬컴퍼니

김희재가 연기한 아리마 코세이는 피아노에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소년이다. 전 세계 콩쿠르에서 이름을 알릴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갖췄지만 엄마의 죽음으로 인해 큰 트라우마에 휩싸이게 된다. 모든 소리를 다 들을 수 있지만 자신이 치는 피아노 소리만 듣지 못하게 된 것. 이로 인해 피아노를 포기하고 무채색인 세상을 살아간다.

그러던 중 그의 오랜 소꿉친구 사와베 츠바키(박시인 황우림 분)의 권유로 코세이는 학교에서 가장 인기 있는 남자 와타리 료타(이재진 김진욱 조환지 분)의 소개팅 장소에 나간다. 거기서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미야조노 카오리(이봄소리 Kei 정지소 분)를 만나게 되고, 카오리로 인해 코세이는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피아노의 꿈을 다시 한번 꾸게 된다.

김희재는 '4월은 너의 거짓말'에 나오는 모든 인물들의 서사가 좋았단다. 아직은 10대이기에 모든 게 혼란스럽기만 한 고등학생들의 이야기가 매력적으로 다가와 출연을 결심했다. 그는 "'4월은 너의 거짓말'은 한 편의 10대 청춘 드라마다. 제가 느꼈던 풋풋하면서도 간질간질한 마음을 관객분들께도 전달하고 싶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누구나 다 학창 시절에 대한 기억은 있잖아요. 내가 좋아하는 누군가로 인해 나의 환경과 생각이 조금씩 바뀌던, 불안정했던 날들이요. 관객분들이 '4월은 너의 거짓말'을 보신 후에 '나는 저 나이에 어떻게 살았지?' '나는 누구와 어떤 사랑을 했지?'라고 회상하시더라고요. 앞으로도 그런 작품이 되면 좋겠어요. 젊었을 때의 나를 떠올려보기도 하고 조금 힘든 시기가 오더라도 이 작품으로 위로를 전해드릴 수 있길 바라요."

김희재의 많은 애정이 담긴 작품인 만큼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도 있었다. 그는 "카오리가 '그래도 난 최선을 다해 볼 거야. 나를 응원해 주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으면 무대에서 최선을 다할 거야'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그 장면이 굉장한 울림과 감동을 줬다"며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각오를 다졌다"고 힘 있게 말했다.

이렇게 작품에 몰입할 수 있던 것에는 이유가 있었다. 김희재 또한 코세이처럼 힘들고 아팠던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역류성 식도염에 엄청 심하게 걸린 적이 있었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역류성 식도염 증상이 나타나면 노래를 부를 때마다 목에서 항상 무언가가 넘어와요. 이로 인해 노래하기가 굉장히 두렵고 무서웠어요. 연습할 때는 잘 되는데 무대 위에서는 트라우마처럼 노래가 잘 안되더라고요. 실제로 무대에서 제가 생각한 것보다 더 못해서 속상했던 때도 많았죠. 그러다 보니 무대에 오를 때마다 무서워지는 거예요. '또 증상이 나타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불안했어요. 하지만 '내가 연습한 시간을 믿어보자'라는 각오로 연습했고 그러면서 조금씩 극복했어요."

김희재는 앞으로도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고 믿고 볼 수 있는 뮤지컬 배우로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EMK뮤지컬컴퍼니

2020년 3월 종영한 TV조선 예능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터트롯'으로 대중에게 얼굴을 알린 김희재는 2021년 11월 첫 번째 싱글 앨범 '별, 그대'를 발매하며 본격적인 솔로 가수로서의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정규 1집 앨범 '희재(熙栽)', 정규 2집 앨범 '희로애락(喜怒哀樂)'을 통해 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지난해에는 뮤지컬 '모차르트!'에 볼프강 모차르트 역으로 관객들과 만났다.

김희재는 '모차르트!'로 뮤지컬에 데뷔했다. 이후 '4월은 너의 거짓말'로 두 번째 뮤지컬 작품을 선보인 김희재. 두 작품을 돌아본 그는 "연기와 노래 모두 조금씩은 성장한 것 같다. 뿌듯하다"며 "그럴수록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웃으며 말했다.

"'모차르트!'는 진짜 한 순간도 노력하지 않은 적이 없을 정도로 진짜 열심히 했어요. 근데 끝나고 나서 모니터링했는데 정말 부족한 부분이 많은 거예요. '이 장면에서는 이렇게 해볼걸' '조금만 더 노력해 볼 걸'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이후 '모차르트!' 연출가님을 봬서 제 고민을 털어놨죠. 그랬더니 연출가님이 '그만큼 희재 씨가 성장한 거다. 앞으로 더 잘할 거다'라고 말씀을 해주셨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매회 모니터링하면서 부족했던 부분을 조금씩 바꾸는 등 더 노력하고 있어요."

뮤지컬 배우로서 성공적인 시작을 알린 김희재. 코세이에게 피아노는 전부였던 것처럼 김희재에게 뮤지컬과 음악도 그러하다. 지금껏 트로트 가수로 큰 사랑을 받아온 만큼 앞으로는 음악과 뮤지컬 활동 모두 다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만 보여드리고 싶단다.

"뮤지컬은 연기도 해야 하지만 노래도 부르면서 작품을 이끌어 가야 하잖아요. 그래서 굉장히 좋아하고 존경했어요. 트로트의 음악과 뮤지컬의 발성은 너무나도 다르다 보니까 한번 해보고 싶은 마음도 들었죠. 저는 실용음악을 공부했다 보니까 뮤지컬에 도전해서 내가 잘 한다면 저와 같은 길을 걷고 싶어 하는 후배들에게 좋은 기회를 안겨다 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더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앞으로도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고 믿고 볼 수 있는 뮤지컬 배우로 성장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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