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공미나 기자] 배우 백서후에게 드라마 '낮과 밤이 다른 그녀'는 새로운 출발점 같은 작품이다. 배우 활동을 시작한 지 약 4년 만에 대중에게 자신의 얼굴을 제대로 알린 작품이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사옥에서 만난 백서후는 "그간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었다면 '낮과 밤이 다른 그녀'를 통해 달려 나가려고 하는 기분이 든다"며 출연 소감을 밝혔다.
JTBC 토일드라마 '낮과 밤이 다른 그녀'(극본 박지하, 연출 이형민·최선민)는 어느 날 갑자기 해가 뜨면 50대 중년 여성 임순(이정은 분)으로 변하는 20대 취업 준비생 이미진(정은지 분)과 그에게 휘말린 검사 계지웅(최진혁 분)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백서후는 극 중 서한지청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는 톱 아이돌 고원 역을 맡았다.
과거 아이돌 연습생 생활을 하고 데뷔 조까지 선발된 경험이 있는 백서후에게 고원은 맞춤옷 같은 캐릭터였다. 그럼에도 백서후가 역할을 위해 가장 먼저 한 것은 체중감량이다. 약 두 달 만에 7kg을 감량했다는 백서후는 "시청자들이 처음 등장부터 '저 친구는 아이돌이다' 느낄 수 있도록 외적인 부분을 많이 신경 썼다"고 했다. 그러면서 "체중 감량을 많이 해서 촬영을 하면서 체력적으로 힘든 점도 있었다. 특히 촬영 후반부쯤 되니 자연스럽게 살이 더 빠져서 나중엔 오히려 살을 찌우려 했다"고 전했다.
고원을 깊이 있게 표현하기 위해도 큰 노력을 했다. "아직 고원처럼 정상에 위치해 있는 걸 겪어보지 못했다"는 백서후는 톱 가수 선배들의 인터뷰와 무대 영상을 많이 찾아보며 그 감정을 이해하기 위해 애썼다.
"감독님께서 고원은 지드래곤 선배님 같은 인물이라고 말씀해주셨어요. 그래서 지드래곤 선배님을 비롯해 가수 선배님들의 여러 영상을 찾아보고 제스쳐나 말투를 많이 관찰했어요. 여기에 제 색깔을 녹여서 고원을 만들어 나갔죠."
극 중 고원은 자신의 고민을 잘 들어주고 위로해주는 임순과 30살 나이 차이를 뛰어넘고 특별한 우정을 쌓아간다. 백서후는 먼저 다가와 자신을 챙겨준 이정은 덕분에 고원과 임순의 관계성을 표현하는 데 수월했다고 한다.
"이정은 선배님이 연기적으로 큰 도움을 주셨어요. 선배님께서 '네가 날 친구처럼 생각해야 연기가 자연스럽게 나온다'며 반말을 하시라고 한 적도 있어요. 덕분에 자연스럽게 '누나'라고 부르고 있어요. 실제로도 고원이 임순에게 느낀 감정을 느낄 수 있어서 연기에 큰 도움이 됐어요."
그러면서 백서후는 이정은을 연기 은인이자 좋은 멘토라고 표현했다. 백서후는 "정은 선배님이 없었으면 연기가 힘들었을 거다. 선배님을 만난 건 정말 천운이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임순이 이미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우정이 사랑으로 변하며 마음을 고백을 한다. 임순과 이미진의 사이에서 변해가는 고원의 감정을 백서후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표현했을까. 백서후는 "고원은 남들이 모르는 아픔이 있는 사람인데 이미진의 비밀을 알고 그 아픔에 많이 공감했을 거다"라며 "고원은 그런 이미진을 이해하고 외형이 변하더라도 대하는 태도에 차이를 두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청자 사이에서는 메인 러브라인인 임순·이미진-계지웅(최진혁 분)보다 임순·이미진-고원을 응원하는 반응도 더러 있었다. 고원이라는 캐릭터가 매력적이었고 이를 연기한 백서후를 향한 반응도 뜨거웠다는 것을 방증한다. 백서후는 "이런 좋은 반응을 받은 게 처음이라 실감이 안 났다. 임순과 고원의 '케미'가 잘 나왔고 그 관계성을 좋아해 주셔서 그런 반응들이 있었던 것 같다"며 시청자들에게 고마워했다.
'낮과 밤이 다른 그녀'는 시청률 9%를 돌파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작품의 인기 덕분에 백서후를 알아보는 이들도 많이 늘었다. 그는 "이번 작품 덕분에 처음으로 알아보는 분들도 생겼다. 밖에서 가족과 밥을 먹는 데 알아보시고 인사를 하시더라"라며 신기해했다.
좋아하는 이에게 마음을 숨기지 않는 직진남 고원과 달리 실제 백서후는 수줍음이 많은 성격이다. 그는 "저는 낯을 많이 가린다. 마음을 열면 빨리 가까워지는데 그전까진 숨긴다. 누군가에게 관심 생겨도 일부러 다가가진 않는다"고 털어놨다.
MBTI가 ISTP라 내성적이고 '집돌이'라는 그의 취미는 연극과 영화 보기다. 최근 들어 연극은 주 2, 3회는 본다고 한다. 얼마 전 연극 '꽃, 별이 지나'를 봤다는 그는 "선배님들의 연기를 보며 어떻게 저렇게 연기할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한다. 배우로서나 사람으로서나 계속 발전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커서 이것저것 찾아보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추후 백서후는 휴머니즘이 녹아있는 드라마에 출연하고 싶다고 한다. 그는 "노희경 작가님 작품처럼 각각의 인물들이 잘 보이고 사람 냄새가 나는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며 "아픔을 많이 가진 인물도 연기 해보고 싶다. 그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할 테니 그 과정에서 한층 더 성장해지지 않을까"라며 배우로서 성장을 꿈꿨다.
mnmn@tf.co.kr
[연예부 |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