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곡(175)] 박재란 '산 너머 남촌에는', 60년째 불후 명곡


KBS1 '가요무대' 애창곡 100위 권 안에 꾸준히 유지
국내 현역가수 중 '최고령 방송활동' 올해 나이 85세

산 너머 남촌에는의 주인공 박재란은 국내 현역가수중 최 고령(85세)이다. 이는 조깅과 피트니스 등 평소 꾸준한 운동이 탄탄한 체력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온라인커뮤니티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박재란 선배님은 현역가수 중에선 최 고령이시지만, 누구보다 열정이 뜨거운 분이세요. 이는 80대 나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건강한 체력을 꾸준히 유지하고 계시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후배 가수 현숙)

박재란(본명 이영숙)은 50년대 후반부터 60년 대까지 한국 가요계를 풍미한 전설적인 여가수다. 독특한 음색과 감미로운 보이스로 시대를 관통하는 수많은 가요 팬들로부터 사랑을 받았고, 여러 히트곡을 통해 대중음악사에도 자취를 남겼다.

방송 등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국내 현역가수중 최고령으로 올해 나이 85세다. 이는 조깅과 피트니스 등 평소 꾸준한 운동이 탄탄한 체력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평소 '노래는 체력이 뒷받침 돼야 잘 부를 수 있다'는게 지론이다.

박재란은 57년 KBS 4기 전속가수로 출발해 58년 '럭키 모닝'으로 데뷔했다. 이후 '푸른 날개' '밀짚모자 목장 아가씨' '소쩍새 우는 마을' '산 너머 남촌에는' '진주 조개잡이' 등을 불렀다. 가장 최근에는 '사랑이 다쳐요'를 발표하고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박재란은 60년 전 히트곡들을 다시 부르면 자신도 모르게 소녀 감성이 되살아난다고 했다. 그는 시대적 감성은 달라도 애틋한 감정과 느낌들은 예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는 것같다고 말했다. /온라인커뮤니티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그는 "60년 전에 불렀던 저의 히트곡들을 다시 부르면 저도 모르게 소녀 감성이 되살아난다"면서 "시대적 감성은 조금 달라도 음악으로 표현되는 애틋한 감정과 느낌들은 예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는 것같다"고 말했다.

지금도 불후의 명곡으로 아로새겨져 있는 그의 인생곡은 65년에 발표한 '산 너머 남촌에는'이다. 그가 변함없는 목소리로 들려주는 이 곡은 KBS1 '가요무대' 애창곡 100위권 안에 들어 있을만큼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봄바람이 남으로 오네/ 꽃이 피는 4월이면 진달래 향기/ 밀익는 오월이면 보리 내음새/ 어느 것 한 가진들 실어 안오리/ 남촌서 남풍 불 때 나는 좋대나'(박재란 '산 너머 남촌에는' 가사 1절)

이 곡은 시인 김동환이 1927년에 쓴 동명 시를 작곡가 김규환이 곡을 붙여 만든 노래다. 토속적이고 서정적인 노랫말 가사로 박재란이 불러 대중가요로 히트했지만, 같은 가사로 만든 가곡도 중고 교과서에 수록돼 꾸준히 애창되고 있다.

서울에서 태어나 천안여자중학교를 중퇴한 박재란은 전성기 시절 앙드레김이 의상을 협찬했을 만큼 패셔니스타로도 유명했다. 사진은 박재란 데뷔 당시 앨범 재킷. /앨범재킷

서울에서 태어나 천안여자중학교를 중퇴한 박재란은 전성기 시절 앙드레김이 의상을 협찬했을 만큼 패셔니스타로도 유명했다. 다만 가수로는 탄탄하게 입지를 다졌지만 가정적으로는 불운했다. 두번 결혼해 두번 모두 실패했다.

첫 남편과는 사업 실패 후 다른 여성과 해외 도피하려는 사실을 알고 박재란이 이혼을 통보했고 재혼 남편은 아편에 빠져 행방불명되면서 자동 이혼 상태가 됐다. 불행한 가정사로 힘들고 고달픈 젊은 시절을 보낸 셈이다.

설상가상 첫 남편과 이혼 후 미국으로 이주하면서 더이상 두 딸을 볼 수 없었고, 딸들이 성인이 돼서야 겨우 재회했다. 가수로 인기를 누리며 활동했던 둘째 딸 박성신을 심장마비로 먼저 떠나보낸 아픔도 갖고 있다.

eel@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