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홈' 5년史②] K-크리처물의 시작 그리고 가능성


VFX, 비주얼 프로덕션, 포스트 슈퍼바이저 등 다양한 기술 도입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이 K-크리처물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개척에 도전하며 여러 가능성과 뜻깊은 성과를 남겼다. /넷플릭스

2020년부터 달려온 '스위트홈'이 피날레인 시즌3를 공개하며 마침표를 찍었다. K-크리처물의 탄생을 알렸을 뿐만 아니라 K-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자리 잡는 데 일조했던 '스위트홈' 시리즈다. 결코 짧지 않은 5년이란 세월 장기간 프로젝트에 도전했던 '스위트홈'의 처음과 끝 그리고 그 여정이 가져다준 의미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스위트홈'이 일궈낸 유의미한 성과와 도전 중 가장 주목할 만한 건 역시 'K-크리처물'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는 점이다. 기존 작품들과는 차별화된 한국 시리즈가 탄생할 것이라는 제작진의 바람이 제대로 통한 것. 물론 크리처물이라는 장르 자체가 처음은 아니었다. 그러나 국내 제작 장편 크리처 드라마라는 점, 생소했던 장르를 확장시켰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넷플릭스와 제작진은 한국형 아포칼립스 크리처물을 구현해 내기 위해 사실적이고 완성도 높은 표현에 중점을 두며 전문가들과 다양한 시도를 했다. 그중에서도 '스위트홈'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기술이 있다면 바로 'VFX'와 '버추얼 프로덕션'이다.

먼저 'VFX'는 'Visual Effects'의 약자로 시각 특수효과를 의미한다. 존재할 수 없는 영상이나 촬영이 불가능한 장면, 실물을 사용하기에 문제가 있는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이용되는 기법이다. OTT 시장이 확대되며 다양한 작품이 쏟아지고 있는 최근 VFX는 콘텐츠 산업의 핵심이자 필수 요소가 됐다.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중 '킹덤' '오징어 게임' '지옥' 등도 VFX를 널리 활용했다.

하지만 2019년에 촬영을 시작해 2020년부터 후반 작업을 했던 '스위트홈' 시즌1 때는 VFX를 마음껏 활용하기란 쉽지 않았다. 더군다나 하나의 크리처를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크리처가 등장하는 만큼 VFX의 활용 범위도 넓어질 수밖에 없었다.

또한 여느 장르처럼 단순한 하나의 생물이 아니다 보니 이른바 '복사+붙여넣기'도 불가능했다. '저마다의 사람들이 욕망으로 인해 변한 크리처'라는 점에 주안점을 두고 스토리와 특색을 입혀야 했다. 한마디로 크리처마다 커스텀마이징이 필요했던 것. 여기에 주어진 환경과 시간 안에서 이 모든 것을 효율적으로 제작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도전이었다.

넷플릭스 스위트홈이 VFX 기술 등을 활용하며 크리처를 만들었다. /넷플릭스

노하우와 기술이 완벽하지 않았던 '스위트홈' 시즌1 때는 외부의 힘을 빌려야만 했던 상황이다. 이에 당시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제작에 참여했던 미국의 시각효과 전문업체가 크리처들의 시각효과를 담당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스위트홈' 제작진과 넷플릭스는 많은 것들을 배웠다.

사실 시즌2, 3부터가 더 어려웠다. 세계관 확장을 선택하며 그린홈을 벗어나 장소가 넓어진 만큼 더 많은 VFX 촬영 기술과 후반 작업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시즌1을 토대로 경험치를 쌓아 올린 '스위트홈'은 시즌2부터 국내 기술로만 보여주고자 노력했다.

실제로 한국 VFX 업체가 '스위트홈'을 위해 뭉쳤다. 이에 하 총괄은 앞선 기자간담회에서 "시즌1보다 더 나은 장면을 위해 한국의 VFX 전문가들의 역량을 모두 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넷플릭스 스위트홈의 도전으로 만들어진 노하우가 또다른 작품 제작에도 영향을 미치며 K-콘텐츠의 다양화를 /넷플릭스

또 다른 성과는 한국 최초로 '버추얼 프로덕션'을 도입하기도 했다. 버추얼 프로덕션은 실사 이미지와 가상 이미지를 실시간 결합하는 것을 의미한다. 컴퓨터그래픽(CG) 요소를 촬영과 동시에 확인 가능해 원하는 장면을 비교적 정확히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스위트홈'의 경우 촬영장에서 실제로 존재하지 않은 괴물을 상대로 배우들이 실감 나게 연기하기 위해서는 버추얼 프로덕션 활용이 반드시 필요했다. 덕분에 배우들과 감독은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괴물이 등장하는 장면들을 확인하며 촬영을 진행할 수 있었다.

이처럼 '스위트홈'은 총 세 시즌을 거치며 다양한 기술을 도입 및 활용했고 모든 과정을 통해 제작진들에게 많은 노하우를 남겼다. 이는 한국 콘텐츠의 향후 가능성까지 열어둔 셈이 됐다. 실제로 '스위트홈' 이후 '지옥' '경성크리처' '기생수: 더 그레이' 등이 K-크리처 장르의 계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넷플릭스는 "'스위트홈'이 주춧돌 역할을 해준 덕"이라고 강조했다.

K-크리처의 지평을 열었다는 책임감, 더 나은 기술로 또 다른 시즌을 보여줘야 한다는 의무감이 겹친 '스위트홈'은 많은 부담감을 안은 채 한 걸음이라도 나아감을 선택했다. 덕분에 한국에서도 다양한 장르적인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된 2024년이다. '스위트홈'의 유산이 앞으로도 명맥을 이어 다양한 콘텐츠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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