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설채현 김명철 수의사가 반려동물을 버리는 사람들에 분노했다.
14년 차 강아지 전문 수의사 설채현과 16년 차 고양이 수의사 김명철이 25일 방송된 채널A 예능프로그램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이하 '금쪽상담소')에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들은 반려동물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책임감 없는 보호자들에게 느끼는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했다.
이날 설채현 김명철 수의사는 보호자들이 반려동물을 '물건' 취급하는 경우가 있다고 털어놨다. 설채현은 "'개값이 50만 원인데 치료비가 백만 원이냐'는 말을 듣는다. 이런 얘기를 들으면 힘들고 실제로 제 주위에 수의사를 포기하는 친구들도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오은영 박사는 "반려동물을 물건 취급하는 보호자를 보면 어떤 감정이 드는지" 물었고 김명철은 "처음 드는 감정은 분노"라고 답했다. 이어 "'얼마나 가벼운 마음으로 반려동물을 입양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물건값 이상의 돈을 쓸 수 없다'라는 말을 들으면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지'란 직업적 무력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설채현은 "동물 병원에 상주하는 고양이나 강아지들이 있는데 보호자들이 맡겨 놓고 안 데려가는 거다. 법적으로 처리하려고 해도 진료도 봐야 하는데 너무 복잡하다"고 설명했다. 또 "유전적 질환이 있는 반려동물을 입양한 후 질환이 발생하면 교환을 요구하거나 병원에 버리고 가는 보호자도 있다"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아울러 김명철은 첫 안락사를 떠올렸다. 그는 "2009년 인턴 시절 입양했던 고양이 아톰이 당시 치료방법이 없었던 전염병 복막염에 걸렸고 결국 안락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연차가 낮은 수의사는 안락사를 진행하지 않지만 아톰 옆에 있고 싶었다. 그런 순간을 다시는 겪고 싶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요즘 트라우마 많이 이야기하는데 수의사들의 안락사 경험은 내가 직접 겪는 트라우마가 아니라 내가 '결정한 행위'에 의한 도덕적 고통이다. 생명을 거둬가는 행위를 내가 직접 하는 거니까, 의학적 판단으로 신중히 선택했겠지만 도덕적으로 잘한 것인지에 대한 인간적인 고뇌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는 0세부터 100세까지 다양한 고민을 함께 풀어가 보는 국민 멘토 오은영의 전 국민 멘탈 케어 프로그램으로 매주 목요일 저녁 8시 10분에 방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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