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풀과 울버린', 드디어 온 '마블의 구세주'[TF씨네리뷰]


라이언 레이놀즈·휴 잭맨, '혐관'으로 시작해 진정한 우정을 쌓기까지

24일 개봉한 데드풀과 울버린은 데드풀이 예상치 못한 거대한 위기를 맞아 모든 면에서 상극인 울버린을 찾아가게 되며 펼쳐지는 액션 블록버스터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더팩트|박지윤 기자] 역대급 위기에 빠진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살릴 구원투수가 등판했다. 20세기 폭스가 디즈니에 인수된 후 관객들과 처음 만나게 된 '데드풀'은 기존의 매력을 유지하면서 울버린과 다채로운 관계성까지 형성한다. 여기에 예상치 못한 카메오들도 등장해 반가움을 더한다. "관객들이 보러온 거 보여주자고"라는 말을 러닝타임 내내 지키는 '데드풀과 울버린'이다.

24일 개봉한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감독 숀 레비)은 히어로 생활에서 은퇴한 후 평범한 중고차 딜러로 살아가던 데드풀(라이언 레이놀즈 분)이 예상치 못한 거대한 위기를 맞아 모든 면에서 상극인 울버린(휴 잭맨 분)을 찾아가게 되며 펼쳐지는 액션 블록버스터다. 영화 '박물관은 살아있다' 시리즈 등을 통해 뛰어난 상상력과 그 안에 담긴 휴머니즘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숀 레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데드풀과 울버린은 국내 마블 청불 영화 역대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달성하며 R등급 히어로 영화의 새 역사를 쓴 데드풀 시리즈의 신작이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작품은 '데드풀'답게 시작한다. 그는 울버린의 무덤을 '파묘'하더니 강렬한 비트에 맞춰 춤을 추면서 피가 낭자한 잔혹한 액션 시퀀스를 펼치다가 그동안 자신에게 벌어졌던 일을 짧게 회상한다. 어벤져스에 합류하지 못하고 중고차 딜러로 사는 그는 친구들과 평범하지만 소중한 일상을 보낸다.

그러던 중 데드풀에게 TVA(시간변동관리국)가 찾아오고 자신의 시간선에 위기가 닥쳤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로 인해 자신의 시간선은 물론 소중한 친구들까지 잃을 수 있는 상황에 처한 그는 위기의 원인이 울버린의 죽음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된 후 멀티버스를 통해 울버린을 소화한다. 시작부터 '혐관 케미'를 보여주는 데드풀과 울버린이 마음을 모아 위기의 시간선을 지켜낼 수 있을까.

'데드풀'로 돌아온 라이언 레이놀즈는 쉬지 않고 떠들면서 특유의 재치 넘치는 입담을 뽐내고 잔인하면서도 시원하고 강렬한 액션을 끊임없이 선보인다. 또한 스스로를 '마블의 구세주'라고 칭한 그는 "멀티버스 그만하자"라고 MCU가 밀고 있는 '멀티버스 세계관'을 저격하는가 하면 20세기 폭스 로고 앞에서 울버린과 화려한 액션신을 펼치는 등 제4의 벽을 허무는 대사와 장면들로 관객들의 웃음을 책임진다.

이렇게 '데드풀'은 캐릭터의 특징과 매력을 고스란히 살리면서 디즈니에 인수되면서 작품의 수위가 낮아질 거라는 우려를 무색하게 만든다.

데드풀과 울버린은 혐관으로 시작해 진정한 우정을 쌓아가며 관객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로건'(2017)을 끝으로 히어로 은퇴를 선언했던 휴 잭맨은 이를 번복하고 7년 만에 울버린으로 돌아왔다. 마블의 멀티버스 세계관을 통해 귀환한 그는 과묵하고 냉소적이다가도 데드풀과 역대급 '케미'를 선보이며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실제로 17년 동안 우정을 이어온 라이언 레이놀즈와 휴 잭맨의 호흡은 완벽하다. 특히 시종일관 제4의 벽을 허물며 관객들에게 말을 거는 라이언 레이놀즈가 극 말미 데드풀로서 울버린에게 하는 대사가 라이언 레이놀즈로서 휴 잭맨에게 하고 싶은 말을 남기는 듯해 왠지 모를 뭉클함도 안긴다.

'데드풀과 울버린'은 월드와이드 15억 6000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기록하고 국내 마블 청불 영화 역대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달성하며 'R등급 히어로 영화'의 새 역사를 쓴 '데드풀' 시리즈의 신작이자 2019년 월트디즈니컴퍼니가 20세기 폭스를 인수한 후 데드풀이 MCU에 합류한 첫 번째 작품으로 개봉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다.

성적 수위가 높은 대사와 피가 낭자한 잔인한 액션 장면은 '데드풀' 시리즈만의 매력임과 동시에 높은 진입장벽이 되는 부분이다. 그렇기에 '데드풀과 울버린'이 앞서 MCU에 실망했던 관객들의 마음을 전부 되돌릴 수는 없는 게 현실이다. 그럼에도 엔딩 크레딧이 올라감과 동시에 '데드풀과 울버린'이 또다시 만나길 바라면서 이를 기점으로 MCU가 '폼'을 되찾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도 품게 하니 유의미한 성과가 아닌가.

다만 거대한 히어로 세계관을 다 알지 못해도 '데드풀과 울버린'을 즐기는 데 큰 무리는 없지만 아는 만큼 터지는 건 확실하다. 그렇기에 '데드풀' 시리즈와 '엑스맨' 시리즈를 보고 극장을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청소년관람불가이며 러닝타임은 127분이다. 쿠키영상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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