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화의 변하지 않는 신념, 그렇게 만난 '파일럿'[TF인터뷰]


ASMR 뷰티 유튜버 한정미 役 맡아 조정석과 남매 '케미' 발산
"기회가 기회를 낳는다고 생각하며 주어진 일에 늘 최선 다해"

배우 한선화가 영화 파일럿 개봉을 기념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더팩트|박지윤 기자] '술도녀' 시리즈로 인생 캐릭터를 탄생시키고 '달짝지근해: 7510'으로 예상 밖의 흥행 기록을 세우더니 이번에는 '코미디 장인' 조정석과 만나 여름 극장을 접수할 준비를 마쳤다. 그동안 주어진 기회에 최선을 다하며 쌓아온 내공을 마음껏 발휘한 한선화의 '파일럿'이다.

한선화는 31일 스크린에 걸리는 영화 '파일럿'(감독 김한결)에서 한정우(조정석 분)의 동생 한정미 역을 맡아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그는 개봉을 앞둔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있는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시사회때 너무 긴장하면서 제 연기를 모니터하느라 오롯이 관객의 입장에서 보지 못했어요. 개봉하면 영화를 한 번 더 즐기려고요"라고 말문을 열며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먼저 한선화는 "촬영 당시에는 정말 앞만 보고 '이 역할을 잘 해내야겠다'는 생각만 하면서 최선을 다했어요. 코믹 연기에 충실했죠.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 제 연기를 보니까 재밌게 잘해서 민망하더라고요"라고 자신의 연기를 본 소감을 솔직하게 전하며 환하게 웃었다.

한선화는 한정우(조정석 분)의 여동생 한정미 역을 맡아 극에 활력을 더한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작품은 스타 파일럿에서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된 한정우(조정석 분)가 파격 변신 이후 재취업에 성공하며 벌어지는 코미디를 그린다. '가장 보통의 연애'(2019)로 성공적인 데뷔작을 선보인 김한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극 중 한정미는 ASMR 뷰티 유튜버로, 어느 날 갑자기 인생이 불시착할 위기에 직면한 오빠 한정우에게 본인의 신분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본업을 살려 재취업을 위한 도전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결정적 도움을 주는 인물이다. 이를 연기한 한선화는 "조정석 선배님의 동생 역할이라고 해서 영광이었고 감사했죠. 거절할 이유가 없었어요"라고 간단명료하게 '파일럿'을 택한 이유를 밝혔다.

이번 작품으로 처음 연기 호흡을 맞춘 조정석과 한선화는 현실 남매 '케미'를 뽐내며 관객들의 웃음을 책임진다. 앞서 조정석은 <더팩트>와 진행된 인터뷰에서 "한선화와 처음 연기를 같이 해봤는데 '왜 이제서야 만났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호흡한 소감을 전했다. 이를 전해 들은 한선화는 "선배님이 너무 잘 이끌어주신 덕분"이라고 공을 돌리며 훈훈함을 안겼다.

"제가 '술꾼도시여자들2'(이하 '술도녀2')를 할 때 레퍼런스를 찾으려고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봤고 조정석 선배님의 연기를 보면서 아이디어를 얻었거든요. 이렇게 팬심을 품고 있었는데 '파일럿'으로 인연이 돼서 너무 좋았고 영광이었어요. 저는 모르는 게 있으면 물어보는 편이거든요. 장면이 잘 나와요 저도 영화도 좋은 거니까요. 그래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 선배님에게 여쭤보면서 조언을 구했어요. 아이디어와 에너지가 넘치시거든요. 정말 자극이 됐고 공부가 됐죠."

한선화는 조정석 선배님은 아이디어와 에너지가 넘치는 분이라고 존경심을 표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당시 한선화는 '파일럿'과 함께 티빙 '술도녀2'와 영화 '달짝지근해: 7510'을 동시에 촬영하고 있었다. 체력적으로 시간상으로 한계에 부딪힐 법도 했지만 조정석의 열연을 보고 자극받았다고. 이날 한선화는 파격 변신을 꾀한 조정석을 향해 경이로움을 드러냄과 동시에 무드등을 사서 다른 작품을 찍다가도 쉬는 시간이 생기면 차 안에서 '파일럿' 대본을 들여다봤던 때를 회상했다.

그는 "장시간 동안 가발을 쓰고 분장한 채로 많은 촬영을 소화하는 게 진짜 힘들거든요. 짠하면서도 존경스러웠어요. 얼마 전에 뮤지컬 '헤드윅'을 봤는데 제가 다 가늠할 수 없지만 선배님만의 노력과 고충들이 느껴지더라고요.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변신의 귀재죠"라고 존경심을 표하면서 "조정석 선배님과 첫 촬영을 하고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었어요. '술도녀2'를 찍으면서 밥도 안 먹고 쉬는 시간에 '파일럿' 대본을 봤죠"라고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한선화는 현재 방영 중인 JTBC 수목드라마 '놀아주는 여자'에서 키즈크리에이터 고은하로 분해 열연을 펼치고 있고 '파일럿'에서 ASMR 뷰티 유튜버로 관객들을 찾게 됐다. 이렇게 비슷한 시기에 같은 직업군으로 대중과 만나게 된 그는 "원래 유튜브를 잘 안 봤는데 두 작품을 통해 제가 유튜버가 돼보니까 앞으로 시나리오에서 자주 만나게 될 직업군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라며 자신의 유튜브 채널 개설 계획을 언급했다.

'궁금한선화'라는 채널을 오픈하게 됐다는 한선화는 "예전부터 제안을 많이 주셨는데 제가 좋아하고 즐겁게 해야 하잖아요. 제가 평소에 엉뚱하고 궁금한 게 많은 편이거든요. 이를 담을 수 있는 채널을 운영하게 됐어요. '호기심 천국' 느낌이라고 할까요. '알쓸신잡' 시리즈를 좋아하거든요. 어떤 정보를 얻을 때 쉽게 얻으면 좋잖아요. 그런 느낌으로 운영하게 될 것 같아요"라고 귀띔했다.

한선화는 파일럿은 저를 소개하는 작품이다. 제가 노력한 바가 관객들에게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2009년 걸그룹 시크릿으로 데뷔한 한선화는 2013년 KBS2 '광고천재 이태백'에 출연하며 배우로서 첫발을 내디뎠고 어느덧 12년 차 배우가 됐다. 그동안 단막극과 독립영화 그리고 캐릭터의 분량 등을 가리지 않았던 그는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구축하며 작품을 이끄는 주연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이렇게 열심히 달려온 지난 시간을 되돌아본 한선화는 "나름 열심히 해서 지금이 있는 것 같아요. 그동안 주어진 일에 잘하든 못하든 최선을 다했거든요. 이 마음가짐으로 임해서 좋은 선배님과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것 같아요. 기회가 기회를 낳는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를 제가 온 마음을 다해서 잘하면 누군가는 알아주지 않을까요. 이 신념은 변하지 않아요"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일각에서는 '술도녀' 시리즈에 이어 '달짝지근해: 7510'과 '파일럿'까지 통통 튀는 매력이 가득한 캐릭터로 대중과 만난 만큼 배우로서 '이미지 고착'에 관한 우려도 있었다. 한선화는 이 같은 시선을 모르지 않았지만 생각보다 더 단단한 내면을 갖고 있었다.

이와 관련해 그는 "고민이 된다기보다 찾아주실 때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의 밝은 연기를 인정해 주시기 때문에 불러주시는 거라 생각하거든요. 이럴 때 마음껏 즐기려고요. 사실 밝은 캐릭터 이제 4작품 한 거거든요. 앞으로 다양한 연기와 캐릭터를 보여줘야 하는 건 제가 가져가야 할 숙제라고 생각하고 지금은 마음껏 즐기려고요"라고 답하면서 "장르물은 해봤는데 액션을 안 해봤어요. '암살'처럼 시대극 안에서의 액션도 해보고 싶어요. 총을 겨눠보고 싶어요"라고 앞으로 도전해 보고 싶은 장르도 덧붙였다.

끝으로 한선화는 자신의 필모그래피의 한 획을 그을 '파일럿'에 관해 "저를 소개하는 작품이에요. 제가 노력한 바가 잘 전달되길 바라요. 그리고 '파일럿'을 시작으로 영화관이 생기를 찾았으면 좋겠어요. 영화관에 재밌는 영화가 나왔다는 소식이 입소문을 타서 모두에게 좋은 영화로 남았으면 좋겠어요"라고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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