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제작진과 배우들은 '스위트홈3'에 관해 입을 모아 이른바 "컴 백 홈"이라고 말한다. 앞선 시즌에서 '분량 실종'이라고 아쉬움을 자아냈던 인물들이 돌아오고 '스위트홈'의 상징인 크리처도 돌아왔다. 남은 건 시청자다. '스위트홈3'가 시청자들까지 돌아오게 만들 수 있을까.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 시즌3(연출 이응복·박소현, 이하 '스위트홈3')가 19일 오후 8부작 전편을 공개했다. 이에 앞서 넷플릭스는 취재진에게 '스위트홈3' 1편부터 4회까지를 선공개했다.
'스위트홈3'는 지난 2020년 시작한 '스위트홈' 시리즈를 마무리 짓는 피날레 시즌으로 괴물화의 끝이자 신인류의 시작을 비로소 맞이하게 된 세상, 괴물과 인간의 모호한 경계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인 이들의 더 처절하고 절박해진 사투를 그린다.
앞선 시즌1이 욕망으로 인해 괴물화가 진행되는 인간에 초점을 맞췄다면 시즌2는 괴물화가 진행돼 디스토피아가 된 세상, 시즌3는 괴물화의 마지막과 신인류를 중점으로 내세워 이야기를 전개한다.
사실 시즌2, 3가 뒤늦게 기획되며 '스위트홈'은 새로운 이야기를 담아야 했다. 그래서 제작진은 '세계관 확장'을 선택했다. 원작 김칸비 작가의 자문을 받아 원작 속 숨겨진 설정 등에 기반한 드라마만의 새로운 세계관을 구축한 것이다.
이에 시즌2부터 송강 이진욱 고민시 이시영 등 주요 인물들 외에 진영 유오성 오정세 김무열 김시아 등의 배우들이 새롭게 합류하며 새로운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했다. 문제는 너무 '대거' 합류했다는 점이다.
결국 도전은 아름다웠으나 평가는 냉혹했다. 기존의 캐릭터의 이야기에 신경 써도 부족할 판에 다소 많은 캐릭터가 추가되니 각각의 서사도 얕은 데다 집중도를 흐린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여러 캐릭터가 다른 공간에서 이야기를 쏟아내니 산만하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려웠던 것이다.
때문에 시즌3는 시즌2의 궁금증이나 문제점을 풀어야 하는 관문이기도 했다. 실제로 이응복 감독은 앞선 인터뷰에서 "시즌2는 매회 포인트를 달리 가져가서 혼란이 있을 수 있겠다고 생각된다. 시즌3 시작하자마자 그 부분들이 상쾌하게 풀릴 걸로 예상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이응복 감독의 자신과는 달리 시즌3 초반까지도 빌드업 과정은 계속된다. 그래서인지 작품의 산만한 분위기도 여전하다. 미스터리한 생존자 호상(현봉식 분)과 하니(채원빈 분)는 물론이고 김영후(김무열 분)를 비롯한 군인들 또한 저마다의 공간에서 제각각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갑자기 쌓여 있는 관계성과 감정을 풀어낸다.
문제는 시즌2 당시 풀리지 않았던 캐릭터들의 향연이 여전히 물음표를 남긴다는 점이다. 일례로 호상과 하니, 정예슬(양혜지 분)과 봉선화(윤세아 분)의 투입은 많은 이들에게 뜬금없다는 인상을 남겼다. 물론 이응복 감독은 그들에게도 당연한 이유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기다렸다. 시즌2에서 나오지 않은 서사는 방대했기 때문에 시즌3에서 극적인 전개를 위해 드러날 것이라고, 또한 예슬과 선화의 경우 필요한 역할이었다고 했기에 이유가 있을 것이라 믿었다.
4회까지 공개된 시즌3의 결과로만 보면 납득할 근거는 전혀 찾지 못했다. 먼저 호상과 하니의 서사는 3회에서 드러나긴 한다. 문제는 다소 흔한 서사라는 점이다. 도대체 이 서사를 시즌3까지 감춰두면서까지 아껴둔 이유가 무엇인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여기에 예슬과 선화의 에피소드는 더 할 말을 잃게 만든다. 시즌3 초반까지도 스킵을 부르는 두 사람의 이야기는 차라리 두 사람의 서사 대신 기존에 있었던 캐릭터에 집중을 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을 남게 한다.
그래도 시즌2에서 분량이 실종됐던 이들이 한데 모인다는 점은 확실한 관전 포인트다. 차현수(송강 분)를 비롯해 이은혁(이도현 분)의 이야기가 다시 시작된다. 중요한 건 두 사람 모두 시즌1과의 신분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때문에 시즌1을 이끌었던 현수와 은혁이 다른 위치에서는 어떤 감정과 태도를 보여줄지 계속해서 흥미를 자극한다.
또한 시즌2의 피드백을 곳곳에서 수렴한 듯한 제작진의 모습도 눈에 띈다. 시즌3는 CG는 물론이고 미쟝센에 감탄할 때가 많다. 차현수와 박찬영(진영 분)이 교차되게 서 있는 장면이나 이은혁이 처음 등장하는 장면 등 이응복 감독의 연출력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한다.
무엇보다 '크리처'가 돌아왔다. 시즌2에서 아쉬운 점으로 꼽혔던 점 중 하나는 크리처를 보는 맛이 적다는 점이다. '스위트홈'의 상징이자 근본은 '크리처물'이라는 장르다. 이러한 장르적 특성이 적었던 시즌2는 혹평을 감안해야 했다.
반면 시즌3는 시작부터 강렬한 크리처가 등장한다. 여기에 차현수의 전투 장면이 더해지며 크리처물이 보여줄 수 있는 확실한 시각적인 요소들을 강조한다. 보는 이의 입장에서는 '역시 K-크리처물. 돌아왔구나'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동시에 이응복 감독이 앞선 피드백을 충분히 수용한 결과이지 않을까라고 추측하게 한다.
다만 시즌2가 시즌3의 빌드업이었다고 입을 모은 넷플릭스와 제작진의 말을 생각하면 아직은 물음표다. 그도 그럴 것이 4회까지는 세계관이나 떡밥을 크게 회수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전히 서사를 보여주는 데 급급하며 그마저도 빈약하다. 그러다 보니 산만하다는 느낌은 여전한데 정작 결과물은 없다.
물론 '확장된 세계관'인 만큼 아직은 세계관 설명의 연장선일 수 있다. 이에 시즌3를 봐야 시즌2 또한 비로소 완성된다고 강조했던 '스위트홈'이 제대로 된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지, 이를 통해 잠시 집 나갔던 시청자들도 돌아오게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위트홈' 시즌3는 총 8부작으로 19일 넷플릭스를 통해 190여 개국에 전편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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