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 역시 히어로…성공적인 배우 데뷔 'In October'[TF초점]


단편 영화 'In October'서 영웅 役으로 열연
섬세한 감정 표현 및 안정적인 딕션으로 호평

가수 임영웅이 단편 영화 In October로 배우 데뷔 신고식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이젠 가수 임영웅이 아닌 배우 임영웅의 시간이다. 연기 활동의 신호탄을 본격적으로 쏘아 올린 그는 수준급 연기력을 보여주며 연일 호평받고 있다. '역시 임영웅'이라는 소리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In October'다.

임영웅은 지난 6일 티빙·쿠팡플레이에서 공개된 단편 영화 'In October(인 악토버, 감독 권오준)'에 출연해 시청자들과 만났다. 작품은 전염병이 퍼져 황폐화된 세상에 살아남은 주인공 영웅(임영웅 분)이 자신에게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을 극복하는 과정을 담았다.

'In October'는 임영웅이 단독 콘서트를 앞두고 발표한 신곡 '온기'의 뮤직비디오로 먼저 소개됐다. 해당 뮤직비디오는 짧지만 강렬한 여운을 안기며 유튜브 인기 급상승 동영상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공개 두 달 만에 누적 조회 수 700만 회를 돌파하는 등 많은 사랑을 받았다.

작품은 그룹 방탄소년단 뮤직비디오 제작에 참여한 권오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관심을 모았다. 여기에 배우 안은진 현봉식이 각각 희연과 준호 역으로 출연해 극의 몰입감을 더했다.

In October는 황폐화된 세상에 살아남은 주인공 영웅의 이야기를 그린다. /물고기뮤직

'In October'는 황폐화된 세상에서 홀로 살아남은 영웅의 쓸쓸한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 "물이 사라지기 시작하면서 내가 병에 걸리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을 때 마치 영화에 나오는 히어로처럼 선택받았다고 생각했다. 그 순간 두려움 대신 오만함이 머리를 맴돌았지만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가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내 차례가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는 영웅의 목소리는 반복되는 현실 속에 지쳐 있는 감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해당 대사는 서사의 전반적인 흐름을 알려줌과 동시에 영웅의 현재 상황을 설명한다. 이와 동시에 영웅의 꿈속이 펼쳐진다. 시선을 사로잡는 CG와 그 속에서 잔뜩 겁에 질린 듯한 영웅의 표정은 시청자들을 작품 속으로 한 번에 끌어들인다. 꿈에서 깨어난 영웅은 자신의 유일한 친구인 강아지 시월이를 찾아 헤맨다.

하지만 시월이 또한 결국 전염병으로 인해 세상을 떠났다. 빛 하나 들어오지 않는 어두컴컴한 분위기, 낡아서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만 같은 건물.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은 상황 속에서 혼자 생존한다는 것은 무엇인지에 관해 임영웅은 시청자들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그러다 결국 영웅은 혼자 생을 마감하려고 한다. 총의 방아쇠를 여러 번 당겼으나 모두 불발됐다. 이때 영웅은 시월이와 너무나 똑 닮은 강아지 막스를 발견하게 되고 그를 따라가다 희연(안은진 분)을 마주한다. 희연 또한 전염병의 생존자였으며 병으로 인해 아버지 준호(현봉식 분)를 잃은 뒤 한참을 걷다가 영웅의 텐트를 발견한 것. 희연은 영웅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무덤덤하게 털어놓지만 영웅은 그저 묵묵히 이야기를 듣기만 한다. 그를 애처롭게 바라보다가도 결국 현실을 버텨내야 하는 영웅은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은 채 막스를 부른다.

그와 동시에 영웅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죽으면 어차피 다 썩어서 사라지게 된다. 어딨는지는 아무 의미 없다. 떠나간 사람들은 살아남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살아가는 거니까"라고 무덤덤하게 말하는 영웅의 표정은 그동안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궁금하게 만든다.

영웅을 제외한 유일한 생존자, 새로운 희망이라고 믿었던 희연조차 결국 다음날 전염병의 희생양이 돼서 숨을 거둔다. 영웅은 그를 복잡한 표정으로 바라보다 어떠한 감정 표현도 하지 않은 채 그를 묻어준다. 그리고 막스와 함께 차를 타고 희연이 지도에 그려놓은 장소를 향해 가면서 작품은 막을 내린다. 이와 동시에 임영웅의 신곡 '온기' 음원이 흘러나온다.

In October는 티빙 및 쿠팡플레이에서 볼 수 있다. /티빙

작품은 임영웅의 '온기' 뮤직비디오 풀버전이다. 그래서 마지막에 '온기' 음악이 흘러나올 때는 한 편의 음악 영화를 본 듯한 느낌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극의 중반부까지는 한 편의 디스토피아 물인 것처럼 느껴진다. 이는 임영웅이 전염병 속 유일한 생존자가 겪는 감정을 다채롭게 표현했기 때문이다. 유일한 그의 친구였던 시월이를 잃은 후의 괴로움, 아무리 앞으로 나아가도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상황 속에서 느끼는 공허함. 그리고 끝내 생을 마감하려고 들었던 총조차 작동하지 않자 느끼는 절망감.

임영웅은 이러한 감정을 섬세한 표정 연기로 표현했다. 작품 속에서 임영웅은 많은 대사량을 처리하지 않는다. 표정과 몸짓 연기로만 극의 중심을 이끌어간다. 이러한 그의 공백이 작품의 쓸쓸한 분위기와 잘 맞아떨어진다.

그러나 디스토피아 물의 화려한 액션과 CG를 기대한다면 'In October'는 다소 밋밋하다. 영웅의 감정선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가기 때문이다. 또한 뮤직비디오 풀버전이기 때문에 서사의 탄탄함도 다소 부족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임영웅의 배우 얼굴을 새롭게 발견했다는 것만으로도 유의미한 성과다. 특히 'In October'는 임영웅의 배우 데뷔작이기도 하지만 그는 기획에도 직접 참여했다. 임영웅은 앞서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신곡을 내고 뮤직비디오를 기획하면서 머릿속으로 시나리오가 스쳐 지나갔다. 그래서 극본을 쓰고 전문 감독님께 수정을 맡겼다"며 "각색된 시나리오를 받아 보니 내 생각보다 더 디테일하고 많은 연기력이 필요해서 연기를 배웠다"고 밝힌 바 있다.

가수로서 이미 정상을 찍은 임영웅. 하지만 그는 멈추지 않고 배우로서의 도약을 시작했다. 그 첫 출발이 'In October'다. 이에 앞으로 또 어떤 모습으로 많은 대중들을 놀라게 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In October'는 티빙 및 쿠팡플레이에서 스트리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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