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홍의 클로즈업] 남희석의 '전국노래자랑 MC' 100일 변화


MC 교체 논란 김신영 후임 바통 '백약이 무효 시선' 부담
마이크 잡은 지 3개월 남짓, '새로운 일요일의 남자' 안착

남희석이 전국노래자랑 MC를 맡아 방송한 지 오늘(8일)로 딱 100일이 됐다. 그 사이 시청률도 조금씩 움직여 최근 방송에서는 7.4%(닐슨코리아 기준)까지 치솟았다. /더팩트 DB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일요일 낮 방송되는 '전국노래자랑'은 남녀노소 전국민이 즐겨보는 국민 프로그램입니다. 故 송해가 40년 가까이 진행하면서 '일요일의 남자'라는 별칭이 붙었을 만큼 '송해의 프로그램'으로 오랫동안 각인돼 있었던 게 사실이죠. 그만큼 송해의 이미지가 강했던 탓이겠지만 김신영이 MC를 맡은 뒤 설왕설래 잡음이 많았습니다.

'전국노래자랑' 최연소 MC이자 첫 여성 MC로 나름 역할을 했다고 평가를 받으면서도 좀 아쉽다는 지적을 동시에 받았습니다. 이는 시청자들마다 바라보는 관점이나 취향, 호불호의 차이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안타깝게도 김신영은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하고 열정을 쏟아부었지만 올 3월 인천 서구편을 마지막으로 마이크를 내려놔야했습니다.

남희석이 전국노래자랑 MC를 맡아 방송한 지 오늘(8일)로 딱 100일이 됐다. 그 사이 시청률도 조금씩 움직여 최근 방송에서는 7.4%(닐슨코리아 기준)까지 치솟았다. /KBS1 전국노래자랑

◆ MC 교체 직후 '아무리 잘해도 금방 달라질 게 없는' 비교대상

다시 남희석이 후임 MC 바통을 이어받았는데요. '전국노래자랑'의 무게감은 이전 송해로부터 비롯됐지만 김신영이 진행하다 불명예로 물러난 터라 남희석은 시작부터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김신영 하차 반대' 청원까지 등장할 만큼 안팎으로 어수선한 상황이었고, 남희석이 '아무리 잘해도 금방 달라질 게 없는' 비교대상이 되곤 했습니다.

"영광스런 일임에도 기뻐할 수 없었다. 상황이 그랬기 때문에 어쩔수 없었겠지만 주변사람들, 특히 방송가에서 '김신영보다 표나게 잘해야 된다'는 식의 말을 들으면 그냥 쥐구멍이라도 숨어들고 싶은 생각이 많았다. 김신영이 충분히 잘했는데도 쥐고 흔드는 걸 봤기 때문에 어떤 말이 나올지 짐작이 갔다.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는 게 더 힘든 시기였다."

송해를 대신할 급작스런 MC 교체와 논란, 당시 분위기는 누가 후임을 맡더라도 부담스러운 상황이었습니다. 남희석은 자신을 호의적으로 인터뷰하려는 언론 관계자들에게 "제 스스로 자리잡을 때까지만이라도 그냥 가만히 지켜봐주시는 게 오히려 도와주시는 것"이라며 완곡하게 고사하기도 했습니다. 유일한 우군은 믿고 지지해준 제작진 뿐이었습니다.

남희석은 마이크를 잡은 지 불과 3개월 남짓 만에 새로운 일요일의 남자로 빠르게 안착해가는 분위기다. 그를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시선도 갈수록 호의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이덕인 기자

◆ '오로지 녹화에만 전념' 최근 시청률 7.4%까지 상승 '고진감래'

"마이크를 잡은 지 겨우 2주밖에 안 됐을 때인데, '시청률 상승은 없었다' 같은 악의적인 반응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예상할 수 있었던 부분이긴 하지만 고통스러웠고 힘들었다. 조금만 차분하게 하면 재미없다고 할 것이고 어설프게 웃기면 오버한다고 말할 것 같아 더 위축이 됐다. 결국 저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게 가장 좋겠다는 결론을 냈다."

남희석이 '전국노래자랑' MC를 맡아 방송한 지 오늘(8일)로 딱 100일이 됐습니다. 그 사이 시청률도 조금씩 상승세로 움직여 지난 6월 30일 방송에서는 7.4%(닐슨코리아 기준)까지 치솟았습니다. 진심을 담아 오직 녹화에만 전념한 효과일까요. 마이크를 잡은 지 불과 3개월 남짓 만에 남희석은 '새로운 일요일의 남자'로 빠르게 안착해가는 분위기입니다.

의견이 갈리고 분분할 때는 백약을 처방해도 듣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남희석 카드'는 틀리지 않았다는 게 대체적인 반응입니다. 예능계 선후배들조차도 남희석의 차분하고 편안한 진행을 인정하는 부분인데요. 고진감래(苦盡甘來:쓴 것이 다하면 단 것이 온다는 뜻), 남희석을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시선도 갈수록 호의적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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