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형, '삼식이 삼촌' 송강호를 통해 실현한 욕망[TF인터뷰]


강성민 役으로 송강호와 가장 많은 호흡
'카지노' 최민식 못 만나 아쉬웠던 호흡, 송강호로 원 없이 이뤄

배우 이규형이 <더팩트>와 만나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삼식이 삼촌'에서 강성민은 자신의 욕망을 이루기 위해 삼촌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비극적 결말을 맞는다. 반면 현실에서 배우 이규형은 송강호를 통해 자신의 욕망을 실현했다.

이규형은 27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극본·연출 신연식)에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극 중 강성민으로 분했던 그는 인터뷰를 통해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삼식이 삼촌'은 전쟁 중에도 하루 세 끼를 반드시 먹인다는 삼식이 삼촌(송강호 분)과 모두가 잘 먹고 잘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엘리트 청년 김산(변요한 분)이 혼돈의 시대 속 함께 꿈을 이루고자 하는 뜨거운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규형은 극 중 차기 지도자 후보이자 자신의 욕망을 이루기 위해 삼식이 삼촌을 이용해 왔던 강성민 역을 연기했다. 16부작의 긴 여정을 마친 이규형은 이날 가장 먼저 "너무 즐거운 촬영이었다. 이번 작품을 통해 감독님과 선배님들 덕분에 조금 더 스스로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삼식이 삼촌'은 제작 전부터 일찌감치 시청자들과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국민 배우'로 불리는 송강호가 무려 35년 만에 드라마로서는 첫 데뷔에 나섰기 때문이다. '송강호의 첫 드라마'라는 점은 이규형의 작품 출연 결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규형은 "영향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기라성 같은 선배님의 첫 데뷔작을 함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지 않나. 선배님과 첫 촬영할 때는 떨리고 긴장됐으며 그 이상으로 설레기도 했다. 선배님과 호흡을 주고받은 매 장면을 통해 배운 것도 많았다. 선배님은 이 작품에서 후배들에게 큰 기둥 같은 존재였다"고 밝혔다.

배우 이규형이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에서 송강호와 호흡을 맞췄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앞서 이규형은 최민식의 25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 '카지노'노 함께한 바 있다. 하지만 극 중 최민식의 젊은 시절을 연기하다 보니 실제로 함께 호흡을 맞추진 못했다. 이에 "너무 한이 됐었다"는 이규형은 '삼식이 삼촌'을 통해 맺힌 한을 풀 수 있었다. 이번 작품에서는 송강호와 누구보다 많이 붙은 배우였기 때문이다.

"선배님이 삼촌으로 출연하는데 다른 누구도 아니고 제 삼촌이에요. 우리 집 삼촌이죠. 사실 다른 사람들과는 아무 관계도 아닌 거잖아요.(웃음) 저는 주로 연기도 삼촌하고만 했어요. 그만큼 선배님과는 맡이 붙어 있었죠. 덕분에 강성민이 아닌 정말 제 욕망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강성민이란 캐릭터도 매력적으로 다가온 작품이었다. 이규형은 "처음 기획은 10부작이었다. 그중 4부까지 읽었는데 강성민이란 인물이 너무 매력적이더라. 특히 감독님께서 후반으로 갈수록 강성민의 과거 장면이 드러나며 더욱 입체적으로 표현되게끔 잘 써줬다. 배우 입장에서는 연기하기 편하고 감사했다"고 밝혔다.

이규형의 말처럼 '삼식이 삼촌'에 등장하는 캐릭터 중 과거 서사가 가장 많이 풀린 인물이 바로 강성민이다. 때문에 다수의 서청자들이 강성민의 감성선을 따라갈 수 있었고 때때로 분노를 유발하지만 그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측은지심을 느끼기도 했다.

이에 이규형은 "단편적으로만 보면 정말 나쁜 인물일 수도 있을 텐데 많은 분들이 이 인물에게 동정심을 느낄 수 있게끔 표현이 됐다면 다행이다. 그만큼 입체적이었기 때문에 김산의 반대편에서 한 축으로 존재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배우 이규형이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에서 송강호와 호흡을 맞췄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매사 예민한 강성민은 삼식이 삼촌을 마주할 때면 징징거리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며 '금쪽이'라는 수식어를 얻기도 했다. 이규형은 강성민의 예민함을 연기하기 위해 체중을 4~5kg 감량했다. 하지만 스태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을 뿐 특별히 외적으로 더 신경 쓴 건 없단다. 그는 "대개 예민한 인물을 연기할 때 통상적으로 마르거나 어느 부위가 각이 서있어야 하기 때문에 체중을 감량하곤 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큰 감량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내 "내가 따로 노력한 건 촬영 전날 팩을 하고 잔 정도였다"는 너스레로 웃음을 안겼다.

"처음에는 금쪽이라는 단어를 몰랐어요. 소속사와 지인들이 반응을 전해줘서 알게 됐죠. 나중에 검색을 해보니 확실히 비슷한 부분이 있더라고요.(웃음)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강성민과 삼식이 삼촌과의 관계를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축약해서 볼 수밖에 없겠구나 싶어 납득이 됐죠."

'삼식이 삼촌'의 여정은 끝이 났지만 이규형은 곧바로 영화 '핸섬가이즈'를 통해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삼식이 삼촌'과 달리 '핸섬가이즈'가 코미디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이규형 또한 극과 극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규형은 "사실 '핸섬가이즈'는 3~4년 전에 촬영한 작품이다. 공교롭게도 '삼식이 삼촌'이 끝난 시점에 공개됐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기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규형은 작품 선택에 있어 장르의 변신을 염두에 두는 편이다. 일례로 무게 있는 역할을 했다면 차기작으로는 반대 성향을 선택하는 편이다. 물론 이번처럼 공개 시점에 따라 섞일 때도 있다.

배우 이규형이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에서 송강호와 호흡을 맞췄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이규형이 본래 '삼식이 삼촌' 후 참여하려고 한 작품은 코미디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 : 사랑과 살인편'이다. 그는 극 중 다이스퀴스 역을 맡아 7월 6일부터 관객들을 만날 계획이다. 이처럼 방송, 영화, 공연 등 장르를 불문하고 다채로운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규형이다. 이에 그에게 스스로 생각하는 대표작 TOP3를 물었다. 이규형은 "'삼식이 삼촌' '핸섬가이즈' 그리고 '젠틀맨스 가이드'"라며 최신작들을 홍보해 웃음을 자아냈다.

"과거의 작품도 현재의 저를 있게 하지만 이제 와서 더 이상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에 얽매이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대표작을 굳이 꼽자면 '비밀의 숲'과 '슬기로운 감빵생활' 같아요. 신기하게도 무명일 때 '비밀의 숲' 오디션을 보고 합격했어요. 그렇게 '비밀이 숲' 촬영을 하고 있을 때 '슬기로운 감빵생활' 오디션에서도 합격했죠. 그리고 이 두 작품으로 많은 분들이 절 기억하고 있는 만큼 대표작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다방면으로 활약할 수 있다는 건 그만큼 이규형을 믿고 찾는 사람들이 많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에 이규형 "대학로에서 연극과 뮤지컬을 할 때부터 '믿고 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었다. 진부하긴 하지만 나란 인물이 외모가 뛰어난 건 아니기 때문에 다른 장점보다도 어릴 때부터 접한 '연기'를 잘해서 인정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이 생각 하나로 학교 다니면서부터 열심히 했고 대학로에서 쉬지 않고 작품에 참여했다. 그 시간들이 쌓여서 지금의 내가 된 것 같다"고 전했다.

"다시 한번 진부하지만 믿고 볼 수 있는 그리고 많은 감독님들이 믿고 맡길 수 있는 배우가 되기 위해서 늘 노력하고 있어요. 무엇보다 시청자들의 눈이 워낙 높잖아요. 도태되지 않고 시청자들의 눈에 들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방법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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