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공미나 기자] "'엄태구가 과연 로맨틱 코미디를 할 수 있을까?'가 이 드라마의 시작이었다. 이 독특함을 하나로 밀고 가고 싶었다. 시청자들도 궁금해할 거라 생각했다."(김영환 감독)
사람은 예상치 못한 모습을 드러낼 때 매력이 배가 된다. 드라마 '놀아주는 여자'의 배우 엄태구가 그런 경우다. 그간 어두운 장르물 위주로 활약해온 그가 이 작품에서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엄태구는 지난 12일 방송을 시작한 JTBC 수목드라마 '놀아주는 여자'(극본 나경, 연출 김영환·김우현)에 서지환 역을 맡아 첫 로맨틱 코미디 연기를 펼치고 있다.
그가 연기하는 서지환은 전국 최대 조직폭력집단 보스의 외아들로 태어났다. 서지환은 조직을 물려받자마자 해산시키고 아버지를 감옥에 보낸다. 어두운 과거를 청산한 그는 사회적 기업 목마른사슴을 운영하고 갱생 의지가 확고한 전과자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며 사회의 일원으로 만드는 역할을 한다. 이 가운데 키즈 크리에이터 '미니 언니' 고은하(한선화 분)과 엮이며 로맨스를 만들어간다.
이 작품은 편견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극 중 조직폭력배 출신으로 세상의 편견 어린 시선을 받는 서지환이 고은하를 만나 닫힌 마음을 열어가는 것이 이야기의 핵심이다. 때문에 선 굵은 외모와 허스키한 목소리를 가진 엄태구에게 서지환 역은 여러모로 맞춤옷에 가까웠다.
엄태구는 그간 영화 '차이나타운' '택시운전사' '안시성' '낙원의 밤'과 드라마 '감격시대: 투신의 탄생' '구해줘2' '홈타운' 등 여러 작품에서 묵직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캐릭터를 주로 맡아왔다. 이처럼 어두운 분위기의 작품에서 주로 활약하며 왠지 모르게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이미지가 있었다.
특히 그의 카리스마는 악역을 연기할 때 더욱 폭발적이었다. 영화 '밀정'에서 독립군을 잡아들이는 조선인 일본 경찰 하시모토 역을 맡았을 때 남다른 존재감으로 등장만으로도 강한 긴장감을 자아냈다.
그런 그가 '놀아주는 여자'에서 제대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그는 이 작품에서 진지할 땐 진지하고 망가질 땐 망가지며 로맨틱 코미디 남자 주인공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다.
극 중 서지환이 예상치 못한 돌발 사태로 고은하와 한 침대에 누운 이후 홀로 부끄러움을 느끼는 모습은 엄태구의 러블리한 매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이다. 이 신에서 인생에 가장 큰 자극을 느낀 서지환의 혼란스러운 감정을 꼬물거리는 발가락으로 표현하는 엄태구의 연기는 보는 재미를 더했다. 이밖에도 술에 취한 채 꽃받침 포즈를 하며 애교를 부리는 등 그간 본적 없는 엄태구의 신선한 모습들은 '놀아주는 여자'의 관전 포인트다.
엄태구는 첫 로맨틱 코미디 도전을 앞두고 "막상 연기하려니 겁이 났지만 대본이 재밌어서 도전하게 됐다"며 첫 로맨틱 코미디 도전이 쉽지 않았음을 밝혔다. 그럼에도 엄태구는 서지환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하며 한계 없는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엄태구가 섬세한 연기로 서지환의 사랑스러운 매력을 잘 보여주고 있다"며 "엄태구는 꽃미남이 아닌 새로운 유형의 '로코 스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mnmn@tf.co.kr
[연예부 |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