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올여름을 뜨겁게 달굴 파리올림픽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이 가운데 KBS는 최강 해설위원단을 꾸려 기적과 감동의 순간을 더 뜨겁고 풍성하게 만든다. 해설위원들은 선수들의 성적보다 올림픽까지 오게 된 과정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2024 파리하계올림픽 KBS 방송단' 발대식이 2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S 신관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해설위원으로 활약하는 모델 이현이 송해나, 전 골프선수 박세리, 펜싱선수 김준호와 김정환, 전 양궁선수 기보배, 전 유도선수 이원희, 캐스터로 활약하는 이재후 홍주연 아나운서 그리고 KBS 박민 사장이 참석했다.

제33회 파리올림픽은 7월 26일부터 8월 11일(현지기준)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다. 전 세계 206개국이 참가하며 32개 종목에서 329개 경기가 치러진다. 1924년 파리올림픽 이후 정확히 100년 만에 파리에서 개최되는 하계올림픽이다.

이날 발대식은 박민 사장의 격려사로 시작됐다. 박 사장은 "공영방송으로 국민들의 보편적인 시각을 위해 올림픽을 중계할 의무를 갖고 있다. 타 방송사와 차별화된 KBS만의 노하우를 담은 콘텐츠를 생산할 예정"이라며 "KBS 이름을 걸고 대표로 일한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개막식을 시작으로 시청자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골프의 전설' 박세리는 처음으로 KBS와 손을 잡고 해설위원으로 나선다. 최근 '부친 고소'로 한차례 마음고생을 한 그는 "워낙 요즘 이런저런 일이 있어 쉽지 않은 시간이긴 했지만 열심히 다시 시작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동안) 올림픽 감독으로서 선수들과 대회 현장에 있었지만 처음으로 해설위원이 됐다. 걱정되는 건 '선수들이 가진 현장감을 저의 해설로 잘 전달할 수 있을까'다"라며 "최대한 선수 입장에서 생각해 명쾌하고 깔끔한 해설을 준비 중이다. 일반적인 대회보다 올림픽의 무게감이 다르다는 것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펜저스(어벤저스+펜싱)' 김정환과 김준호도 해설위원으로 합류한다. 두 사람은 구본길 오상욱 선수와 함께 2023 항저우아시안게임과 2020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휩쓸었다. 이번 올림픽에서 김정환과 김준호는 선수가 아닌 해설위원으로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김정환은 "도쿄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는 코로나로 '무관중'이었다. 이번 올림픽은 펜싱의 종주국인 프랑스에서 열리는 만큼 편파 판정이 어느 정도 예상되고 관중들의 텃세가 있을 거고 또 (심사위원이) 그 분위기를 탈 거라 생각한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구본길 오상욱이 후배들을 잘 이끌 거고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준호 역시 "저와 김정환 선수가 나간다고 해서 펜싱팀이 약해지는 건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신궁'이라 불리며 2012년 런던올림픽,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등 수많은 세계 경기에서 압도적인 저력을 보여준 전 양궁 국가대표선수 기보배가 출격한다. 기보배는 신궁 다운 분석력과 생동감 넘치는 해설로 후배들을 응원할 예정이다.

기보배는 "제 경험을 토대로 말하자면 '항상 시합은 연습처럼, 연습은 시합처럼'이다. 결과에 포커스를 두면 중요한 것을 놓친다"고 말했다. 그는 "흔들림 없는 마음으로 '결과보다 준비 과정'을 충실히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고 후배들을 격려했다.

마지막으로 한국 유도선수 최초로 그랜드슬램(세계선수권, 올림픽,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달성한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가 합류해 경기를 더욱 다채롭게 만든다. 그는 "유도가 원래 효자종목이었는데 2012년부터 불효자가 됐다"고 씁쓸하게 말했다.

그는 "기보배 선수가 말한 것처럼 연습을 시합처럼 하는 게 정말 어렵다"며 "특히 올림픽은 이변이 가장 많이 일어나 정신적·심리적으로 많이 흔들리는데 이미 훈련으로 컨디션과 실력은 완성된 선수들이기에 심리를 얼마나 잘 (제어)하냐에 메달 색깔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모델 듀오' 이현이와 송해나는 중계 메인 MC로 활약한다. 이들은 파리 주요 명소를 다니며 생방송을 진행하고 선수들과 직접 만나는 인터뷰로 방송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이현이는 "패션을 빼놓고 파리를 이야기할 수 없다. 오랫동안 파리에서 (모델로) 활동한 만큼 익숙한 곳이기에 올림픽 현장에서 스타일리시한 것을 저희의 몸과 룩을 통해 이야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올림픽 후반, 화제의 선수들과 직접 만나는 송해나는 "'함께 투게더, 앙상블'이라는 (KBS 파리올림픽 중계의) 슬로건처럼 종목에 대해 자세히 설명할 것"이라며 "현재 새로운 종목을 열심히 공부 중이고 시청자가 어떤 부분을 가장 궁금해하는지에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이날 해설위원들이 가장 강조한 부분은 '성적보다 과정'이다. 이들은 "성적도 중요하지만 준비 과정이 훨씬 가치있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기보배는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땀을 흘린 과정을 저 역시 선수 시절에 느꼈다. 그 노고를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준호는 "아직까지 우리나라 문화가 2, 3등이 죄지은 것 같고 (경기 전) 메달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 위주로 인터뷰가 진행된다. 가능성이 있든 없든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면 부담이 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원희는 "태극마크를 달고 나갔기에 그만큼 책임감이 중요하다"면서도 "결국 과정이 결과로 나온다"고 정리했다. 그는 "제가 선수 생활 할 때만 해도 1등 아니면 죄인이었는데 요즘 많이 괜찮아졌다. 조준호 선수는 동메달인데 나보다 방송에 더 많이 나온다"고 말해 웃음을 유발했다.

그는 "경기에서 잘못한 건 그만큼 비판받아야 마땅하다"면서도 "기자님들, '금메달 보다 값진 동메달'이라고 하는데 절대 아니다. 동메달도 귀하지만 금메달보다 값진 것은 없다"고 말해 또다시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끝으로 박세리는 성적에만 관심 갖는 올림픽 중계를 지적하는 동시에 자신의 해설 방향성을 언급했다. 먼저 그는 "성적으로 모든 걸 평가하는 문화가 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내며 "성적에 따라 선수들이 죄인이 된 것처럼 인터뷰하는데 (선수들은) 잘못한 게 하나도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물론 메달 색깔이 중요하지만 4년이라는 시간을 (경기가 진행되는) 1분 안에 쏟아붓는다는 건 굉장한 일이다. 저번 올림픽부터 분위기가 달라져 이제는 모든 선수의 노력을 이해하고 있다"며 "올림픽 출전 자격을 따는 것 자체가 어렵다. 해설하는 입장에서 어느 쪽으로 치우치거나 기울지 않을 것이고 냉정한 판단 속에서 잘못된 걸 분명히 이야기하겠지만 과정을 가지고는 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려한 해설위원과 함께하는 'KBS 2024 파리올림픽' 경기는 7월 26일 개막식과 함께 KBS에서 볼 수 있다.

culture@tf.co.kr
[연예부 |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