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SF9 휘영'] 제대로 물 만난 'Traveling Fish'


데뷔 첫 솔로 앨범 발매 기념 인터뷰 진행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들어주길…다음 목표는 미니 앨범"

SF9 멤버 휘영은 20일 첫 솔로 앨범 Traveling Fish를 발매한다. 이는 사랑에 빠져 사랑의 바다를 자유롭게 여행하는 청춘의 이야기를 담은 앨범이다. /FNC엔터테인먼트

정제되지 않은 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연예계는 대중의 관심을 받는 스타도 많고, 이들을 팔로우하는 매체도 많다. 모처럼 인터뷰가 잡혀도 단독으로 대면하는 경우가 드물다. 다수의 매체 기자가 함께 인터뷰를 하다 보니 내용도 비슷하다. 심지어 사진이나 영상마저 소속사에서 만들어 배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런 현실에서도 <더팩트>는 순수하게 기자의 눈에 비친 느낌을 가공하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으로 전달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박지윤 기자] 3분 13초의 데뷔곡에서 '반 마디 랩'을 하고 내려왔던 휘영이 SF9 내에서 가장 먼저 자신의 목소리로만 채워진 앨범을 선보인다. 데뷔 8년 만의 첫 솔로 앨범은 음악을 향해 우직하게 내디딘 발걸음의 뜻깊은 결과물이자 스스로 품는 의심을 거두기 위해 묵묵히 달려온 노력과 땀의 결실이다.

2016년 SF9으로 데뷔한 휘영은 그룹 활동을 하면서 사운드클라우드에 수많은 자작곡을 올렸다. 본격적으로 곡을 만들면서 더 넓은 세상을 마주한 그는 래퍼라는 포지션에 자신을 가두지 않고 트렌디한 음색을 살린 보컬도 들려주기 시작했다. 이는 힙합에 취해 저항 정신에 갇힌 채 랩만 하던 소년이 다른 장르의 아티스트들을 본 뒤 미친 듯이 새로운 걸 듣고 만들면서 자신이 고집해 온 표현 방식을 깨부수고 완성한 작업물이다.

또한 홀로 혹은 멤버들과 함께 경연 프로그램에 도전하면서 주어진 것에 안주하지 않고 자신의 한계에 계속 부딪히며 음악적 역량을 키웠다. 이러한 휘영의 도전은 남들에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계속됐다. 끊임없이 회사에 새로운 작업물을 보내며 솔로를 향한 의지를 내비쳤던 것. 하지만 계속된 노력에도 응답이 없자 이를 잠시 내려놓고 부산으로 떠났던 때 소속사를 이끄는 한성호 총괄로부터 '한번 해보자'라는 전화가 왔고 그렇게 새로운 도전을 향한 첫발을 뗐다.

IT IS L0VE ♥는 썸이 맞는지 아닌지 고민될 때의 혼란스러우면서도 수줍은 감정을 담은 곡이다. 휘영은 특유의 트렌디한 음색으로 여름날 풋풋한 설렘을 전한다. /FNC엔터테인먼트

그렇게 휘영은 지난해 8월 첫 솔로 디지털 싱글 'Drive5(드라이브5)'를, 12월 두 번째 솔로 디지털 싱글 'HBD(해피버스데이)'를 발매했고 마침내 20일 첫 솔로 앨범 'Traveling Fish(트래블링 피쉬)'를 세상에 내놓았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최근 <더팩트>와 만난 그는 "회사에서 저의 도전을 믿어줘서 나올 수 있었어요. 저도 노력했지만 시기도 잘 맞아떨어졌죠. 회사에서 믿어준 만큼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것들도 해보면서 열심히 준비했어요"라고 설레면서도 떨리는 마음을 전했다.

사랑에 빠져 '사랑의 바다'를 자유롭게 여행하는 청춘의 이야기를 담은 'Traveling Fish'는 휘영의 의견으로 탄생한 앨범명이다. 그에게 음악은 물고기가 자유롭게 헤엄칠 수 있는 바다와도 같은 존재이기에 '첫 솔로 앨범'이라는 새로운 여행길에 오른 자신을 'Traveling Fish'로 표현했다.

휘영은 "물을 좋아하고 자유를 향한 갈망도 있어요. 제가 보여줄 수 있는 선에서 자유롭고 과감하게 감정을 표현한 곡들인데 이를 연상했을 때 사람들이 물고기처럼 느꼈으면 좋겠더라고요. 음악을 바다로 비유했고 저는 이제 막 뛰어든 거죠. 저의 여행을 시작하는 의미를 담았어요"라며 "제가 물고기를 못 먹어요. 살생하지 않았으니까 물고기들에게 미움을 덜 받지 않을까요"라고 오직 그만이 할 수 있는 귀여운 상상력도 드러냈다.

타이틀곡 'IT IS L0VE ♥(잇 이즈 러브 ♥)'는 '너도 들려 내 심장 소리?'라는 직관적인 도입부 가사에 휘영의 음색이 더해져 단숨에 귓가를 사로잡는다. 썸이 맞는지 아닌지 고민될 때의 혼란스러우면서도 수줍은 감정을 속삭이듯 노래했다는 그는 "가사도 '야 사랑해'라기 보다 '나는 사랑하는 것 같은데 너는 어떻게 생각해?'라는 느낌으로 썼어요"라고 소개했다.

사랑을 시작하는 때를 노래하는 만큼 청춘의 푸릇함을 살리기 위해 살을 빼고 머리를 자르며 소년미를 장착했다. 또 휘영은 직원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며 청량함과 키치함이 담긴 콘셉트를 소화했고 'hwiyoung_is_l0ve(휘영_이즈_러브)' SNS 계정을 오픈하며 지금껏 해보지 않았던 것들을 시도했다. 이에 "팬들이 좋아할까 긴가민가했는데 일단 해보는 게 중요하잖아요. 찍을 때는 민망하고 쑥스러운데 팬들이 좋아해 주신다면 하는 거죠"라면서도 "SNS는 이후에 사용할 계획은 없어요"라고 덧붙였다.

SF9 중 처음으로 솔로 앨범을 발매하게 된 휘영은 이번 앨범이 잘 돼서 미니 앨범을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솔직한 바람을 전했다. /FNC엔터테인먼트

앨범에는 'IT IS L0VE ♥'를 비롯해 'Drive5'와 'HBD'까지 휘영이 작사 및 작곡한 곡들이 수록됐다. 또한 그는 곡 순서와 앨범 표지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며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음악을 발매할 때 시각적인 이미지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휘영은 "사람의 눈이 메인으로 나오면 조회수가 높고 집중도도 높대요. 옛날 가수들이 앨범에 자기 얼굴을 넣었잖아요. 이런 생각이 맞물려서 그저 멋있게 나오기보다 눈이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라고 강조했다.

그런가 하면 전혀 예상치 못한 이유가 등장한 부분도 있었다. 타이틀곡 제목의 일부인 'L0VE'를 알파벳 O가 아닌 숫자 0으로 표기한 것에 창작자의 특별하거나 심오한 의도가 숨어있을 것으로 짐작했지만 기자의 예상을 완전히 깬 대답이 돌아왔다. 휘영은 "대문자 O가 제목에 들어가기에 뚱뚱했어요. 제가 보는 데 스트레스를 받더라고요. 그리고 저를 상징하는 것 중 하나가 숫자 0이거든요. 그래서 L0VE로 했어요"라고 말했다.

SF9 중 처음으로 솔로 앨범을 내게 된 휘영이다. 어떠한 일의 시작이 된다는 건 기쁘고 설레면서도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긴장감과 부담감이 뒤따라오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어떻게 첫술에 배부를 수 있냐. 하고 또 하면 되지'(유태양) '너가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도 다음에 할 수 있지 않냐. 그러니까 화이팅하자'(영빈)라는 멤버들의 현실적이면서도 따뜻한 응원에 힘을 얻었다고.

"시기와 질투가 아예 없을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멤버들이 잘 서포트해 주니까 힘이 나요. 이번 앨범에 잘 돼서 미니 앨범을 내고 싶어요. 팬들뿐만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이 제 앨범을 들었으면 좋겠어요. 음악을 하다 보니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보상받고 싶기보다 증명하고 싶은 마음인 것 같아요. 저는 스스로 의심이 많은 편이라서 이를 지우려면 제가 저를 인정해야 되더라고요. 그렇게 되려면 욕심내서 움직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끝으로 휘영은 저와 비슷한 상황이거나 제 또래인 사람들이 저를 보고 희망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원래 무모한 도전이 제일 재밌거든요라고 말했다. /FNC엔터테인먼트

이날 휘영은 매 순간 솔직했다. 그럴싸한 답변으로 포장할 수 있었지만 이 길을 택하지 않았다. 기자의 질문을 듣고 '솔직하게 말하자면' '비하인드를 풀자면' 등으로 운을 떼며 있는 그대로의 이야기를 편하게 말했고 기사에 담을 수 없지만 깊은 속내를 꺼내기도 했다.

''IT IS L0VE ♥'를 언제 들었으면 좋겠는지'라는 질문에는 "썸을 타거나 새로운 설렘을 찾았을 때요. 아니면 커플이 많은 곳에서 홀로 들으면 영화 같지 않을까요"라고 구체적인 상황을 제시하다가 "드라이브할 때도 좋을 것 같고. 그냥 매 순간이요"라고 말을 이어가 웃음을 안겼다. 또 팬들보다 대중과 한성호 총괄이 앨범을 사줬으면 좋겠다고 운을 뗀 그는 함께 작품을 찍었던 동료들과 친구들에게 'Traveling Fish' 발매 소식을 직접 알린 귀여운 일화까지 스스럼없이 들려줬다.

이는 남들에게 가장 숨기고 싶은 진솔함 너머의 이별을 겪은 후 찌질한 감정까지 가사에 녹여내면서 억지로 멋을 부리지도, 멋에 취하지도 않는 휘영의 작업물과 궤를 같이해 흥미롭게 다가왔다.

"곡 작업할 때 '나 지금 멋 부렸나?'를 가장 경계해요. 멋있게 보이고 싶고 꾸미는 순간 듣기 힘들어지더라고요. 옛날에 비유하면서 곡을 썼는데 나중에 보니까 뭘 말하고 싶었던 건지 모르겠더라고요. 무슨 뜻을 썼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건 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어요. 보여지는 직업이다 보니까 어느 정도의 선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음악은 있는 그대로 저를 표현해도 사람들이 미워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게 음악의 힘이고 제가 좋아하는 부분 중 하나에요."

감각적이고 절제된 섹시미라는 SF9의 색을 잠시 내려놓고 청량함을 가득 머금은 휘영은 "남들에게 헛된 도전처럼 보일 수 있지만 저와 비슷한 상황이거나 제 또래 중에서 도전하고 싶은 사람이 봤을 때 같이 희망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원래 무모한 도전이 제일 재밌잖아요"라고 끝인사를 남겼다. 이처럼 휘영의 '무모한 도전'도 계속될 테니 데뷔 9년 차에 새로운 도전에 올라탄 그의 다음 여행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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