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 연극무대에서 이름을 알린 배우들이 유명세를 바탕으로 매체로 진출하곤 한다. 그러나 최근 반대의 사례가 늘고 있다. 이미 매체를 통해 이름을 알린 배우들이 역으로 연극 무대로 진출해 새로운 도전을 펼친다. 스크린, 안방극장을 대표하는 배우들의 연극무대 복귀도 늘고 있다. 다수의 배우들이 힘들다고 입을 모으는 연극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으로 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연극 무대에 오른 배우들을 집중 조명해 본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배우 전도연이 무려 27년 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많은 화제를 모았다. 꾸준히 한 번씩 연극으로 관객을 만나고 있는 황정민도 올해 2년 만에 무대에 오른다. 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이하 간다) 출신인 배우 진선규와 이희준은 간다 20주년 행사를 위해 다시 한번 뭉쳤다.
이처럼 연극 무대를 향한 배우들의 열정은 여전히 뜨겁다. 매체에서 활약 중인 스타들이 나서 무대에 오르니 이들을 보기 위한 팬 혹은 시청자들도 하나둘 공연장으로 모여들고 있다. 덕분에 뮤지컬이나 영화에 비해 연극은 다소 접근하기 어렵다는 편견도 어느새 옛말이 됐다.
최근 다수의 배우들이 연극 출연 소식을 전한 가운데 단연 이목이 집중된 건 전도연의 '벚꽃동산'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무려 27년 만에 무대로 돌아온 전도연의 복귀작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4일 막을 올린 '벚꽃동산'은 몰락의 길을 걷는 러시아 귀족 이야기를 한국 재벌 이야기로 재구성했다.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연출가 사이먼 스톤이 안톤 체호프의 원작 '벚꽃동산'을 한국 배경으로 해 각색했다. 전도연이 아들의 죽음 이후 미국으로 떠났다가 돌아온 주인공 송도영 역을 맡아 극을 이끈다. 이외에도 연극으로 먼저 눈도장을 찍었던 배우 박해수가 함께 호흡을 맞춘다.
전도연의 연극 복귀는 업계 안팎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특히 첫 공연부터 배우 황정민 김신록 정경호 정영주, 그룹 소녀시대 멤버 겸 배우 최수영 등 수많은 연예인 동료들이 전도연을 응원하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 또한 지난 20일에는 천우희가 연극 관람 후 "전도연 최고"라는 말과 함께 인증샷을 남기기도 했다.
배우 황정민은 7월 13일부터 8월 18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하는 '맥베스'에 출연한다. '맥베스'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다. 스코틀랜드의 장군 맥베스가 왕이 될 것이라는 마녀의 예언을 듣고서 국왕을 살해하고 왕위에 오른 뒤 서서히 타락해 가는 이야기를 다룬다.
황정민은 최근 창단 33년 만에 폐관한 극단 학전 출신이다. 앞서도 연극 무대에 꾸준히 참여했던 그는 '맥베스' 공연을 앞두고 "내가 지금껏 허투루 하지 않고 열심히 달려올 수 있던 원동력은 학전 덕분이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 4월부터 공연 중인 연극 '클로저'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그룹 원더걸스 이후 배우로 전향한 안소희가 처음으로 연극에 도전장을 내밀었으며 진서연은 이 작품을 통해 16년 만에 무대에 올랐기 때문이다.
아역배우 출신들도 하나둘 연극 무대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배우 유승호가 오는 8월 6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연극 '엔젤스 인 아메리카'로 연극 무대에 첫 데뷔한다. 유승호는 극 중 주인공 프라이어 역을 맡아 관객들과 가까운 곳에서 섬세한 연기를 펼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진지희는 지난 2022년 배우 이순재가 연출한 연극 '갈매기'로 처음 무대에 올라 호평을 이끌었다. 김유정 또한 지난해 '셰익스피어 인 러브'를 통해 연극에 처음 도전했다.
최근에도 배우들의 연극 무대 진출 소식이 계속해서 전해지고 있다. 배우 고준희와 이유진은 유승호가 출연하는 '엔젤스 인 아메리카'로, 배우 이민지는 7월 5일 개막하는 연극 '세상친구'를 통해 연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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