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처스, 실력으로 인정받기까지[TF인터뷰]


19일 네 번째 미니 앨범 '런치박스' 발매
6인조로 개편 후 첫 컴백…"빈 자리 안 느꼈으면"

그룹 블리처스가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사옥에서 네 번째 미니 앨범 런치박스 발매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우조엔터테인먼트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그룹 블리처스(진화 우주 샤 주한 크리스 루탄)가 긴 공백기를 끝내고 다시 대중 앞에 섰다. 6인조로 개편되는 한 차례 위기를 겪긴 했으나 K팝 아이돌 최초로 '브리튼즈 갓 탤런트'에 출연해 준결승까지 진출하는 유의미한 성과도 이뤘다. 그렇기에 이들은 더욱 단단해질 수 있었다. 팬들과 함께 '썸머 프린스'를 향해 달려가고 싶다는 포부를 다진 블리처스다.

블리처스는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사옥에서 네 번째 미니 앨범 '런치박스(LUNCH-BOX)' 발매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해 4월 발매한 두 번째 싱글 앨범 '마카레나' 이후 약 1년 2개월 만에 컴백하게 된 멤버들은 "역대 있던 공백기 중 가장 장기간이다. 개학을 앞둔 기분이다. 열심히 준비한 만큼 재밌게 활동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블리처스는 지난 19일 '런치박스'를 발매했다. 블리처스는 그동안 앨범에 "블리(팬덤명)를 찾아가는 여행"이라는 메시지를 담아왔다. 첫 번째 미니 앨범 'CHECK-IN(체크인)'부터 'SEAT-BELT(시트 벨트)' 'WIN-DOW(윈도우)'까지. 이번 네 번째 미니 앨범 역시 여행 콘셉트에 맞게 제작됐다. 멤버들은 "리스너분들이 이 노래를 듣고 설렘과 행복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비행기를 탈 때 기내식이 나오면 선물 받은 듯한 기분이 들잖아요. 설레는 기분도 들고. 블리한테 그런 감정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어요. 앨범은 도시락 모양의 총 2가지 버전으로 제작됐는데 밥과 반찬 등 메뉴가 달라요. 취향껏 골라서 드실 수 있는 앨범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또 저희가 메뉴들을 다 일러스트로 직접 그렸는데 이 점도 재밌게 봐주시면 좋겠어요."(진화)

신보에는 타이틀곡 'SUPERPOWER(슈퍼 파워)'를 포함해 'Race Up(레이스 업)' 'RING RING(링링)' '빌어먹을 이 봄 따위' 'SUPERPOWER(Eng Ver.)' 'Macarena(Eng Ver.)(마카레나)'까지 총 6트랙이 수록됐다. '마카레나' 이후 약 1년 2개월 만에 돌아온 멤버들은 크레딧에 이름을 올리고 안무를 창작하는 등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오랜만에 하는 컴백이다 보니까 하고 싶었던 것들을 다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임했던 것 같아요. 저는 타이틀곡 2절 훅 안무 창작에 참여를 했어요. 시안을 처음에 받았을 때도 너무 좋았지만 마지막 부분이 조금 더 신나고 에너지 넘쳤으면 좋겠어서 그 부분을 고민 많이 했던 것 같아요."(샤)

"저는 'SUPERPOWER' 영어 버전 작사에 참여했어요. 아무래도 영어 버전이다보니까 해외 블리들도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요. 가사에 공감하실 수 있도록 학창 시절의 이야기를 많이 담았어요. 학교 끝나고 친구들이랑 영화를 보거나 홈파티를 연다거나 하는 일상 속 재밌는 이야기를 담아서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했죠."(크리스)

블리처스의 네 번째 미니 앨범 런치박스 타이틀곡은 SUPERPOWER다. /우조엔터테인먼트

앨범의 주된 콘셉트는 "청량"이다. 멤버들은 타이틀곡을 듣자마자 "되겠다"고 느낌이 왔단다. 특히 크리스는 "직장인분들이 공감하기 쉬울 만한 가사들이 담겼다"고 했으며 진화는 "퇴근을 하고 지하철을 타러 가는 길에 들으시면 좋을 것 같다. 고단하고 힘든 하루였지만 집에 가서 맥주 한 잔 마실 수 있는 사소한 일상에 이 노래가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블리처스의 이번 컴백이 더욱 의미 있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지난달 28일 K팝 아이돌 최초로 영국 ITV 예능프로그램 '브리튼즈 갓 탤런트'(이하 'BGT')에 출연한 이후 처음 발매하는 앨범이기 때문이다. 블리처스는 해당 방송에서 호흡이 척척 맞는 칼군무에 고난도 아크로바틱 안무를 더한 화려한 퍼포먼스, 격렬한 동작에도 흔들림 없는 라이브로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받았다.

먼저 루탄은 "'BGT' 작가님이 '마카레나' 뮤직비디오를 보시고 K팝 아이돌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신선함을 느끼셨다고 하더라. 저희만의 색깔이나 독특함이 섭외에 큰 힘이 됐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한은 "동료 아티스트분들이 응원 영상을 많이 보내주셨는데 그걸 듣고 정말 힘이 많이 됐다. 그래서 진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연습한 대로만 하자는 각오로 무대 위에 올랐다"고 전했다.

"사실 목표가 우승은 아니었어요. 각자 자기의 분야에서 최고인 분들이 나오는 프로그램이니까요. 어쩔 수 없는 경쟁 구도 속에서 무대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은 있었지만 무대 위에서 참가자들끼리 응원도 많이 주고받았어요. 그래서 경쟁이라는 생각보다는 그냥 '우리는 이런 무대를 하는 사람이야'라는 걸 보여주려고 했죠."(진화)

"무대 올라가기 전에 멤버들끼리 연습한 대로만 하자. 흥분하지 말자고 얘기를 많이 나눴어요. 근데 사실 무대 올라가서는 카운트를 열심히 센 기억밖에 없어요.(웃음)"(샤)

당시 심사위원들은 "얼마나 많은 준비를 했는지 느껴지는 환상적인 무대" "'BGT'를 통해 처음으로 만난 K팝 그룹이 블리처스라 행복" "이미 아레나에 갈 준비가 된 그룹"이라며 블리처스의 무대를 극찬했다. 준결승까지 진출하는 유의미한 기록을 세운 만큼 블리처스에게 이 시간은 어떤 의미로 기억될까.

"준결승을 준비할 때는 예선 때보다 조금 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죠. 보완할 점은 더 보완하고 드러내고 싶은 부분은 강조하고. 근데 가장 중요한 건 '흥분하지 말자'였어요. 좋게 봐주신 것 같아서 그저 감사하죠. 이 무대로 해외나 국내에서 저희처럼 안정적인 실력을 가진 팀도 있다는 걸 알아봐 주셨으면 좋겠어요."(우주)

블리처스는 기다려주신 만큼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우조엔터테인먼트

사실 좋은 시간만 있던 건 아니었다. 원래 7인 체제였던 블리처스는 최근 한 멤버가 탈퇴하며 6인조로 변동되는 시간을 거쳤다. 2023년 4월부터 건강상의 이유로 활동을 중단했던 고유가 지난 1월에 블리처스로서의 활동에 마침표를 찍은 것. 이에 멤버들은 "블리한테 미안한 마음이 너무 크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저희는 계속 연락하고 지낼 수 있지만 블리는 나간 멤버의 모습을 볼 수 없잖아요. 그거에 대한 마음이 좀 무겁게 느껴져요. 그래서 블리가 빈자리를 느끼지 않도록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블리들이 힘들어하지 않고 이 앨범을 들으면서 즐거운 감정을 많이 느꼈으면 좋겠어요."(진화)

한차례 위기를 겪긴 했지만 그럼에도 블리처스는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간다. 좋은 기회로 대중들과 만났고 또 성장한 모습으로 컴백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들이 이렇게 앞으로 계속 나아갈 수 있는 이유는 모두 블리 덕분이란다.

"점점 연차가 쌓일수록 팬분들을 많이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항상 조건 없이 무한한 사랑을 보내주고 힘이 돼주는 블리한테 정말 고마울 뿐이죠. 저희가 앞으로도 꾸준히 활동을 하면서 팬분들과 대중분들께 '그 시절 좋아했던 가수'로 기억되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아요."(우주)

"저희가 연습생 기간이 전부 다 짧아서 함께 얘기하는 시간이 적었는데 데뷔 후로는 얘기도 많이 하고 공연이나 해외 활동을 하면서 팀워크를 많이 쌓았어요. 그러면서 성장했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나아갈 수 있는 이유는 항상 언제 어디서든 저희를 응원해 주시는 블리 덕분이에요. 기다려주신 만큼 보답할 수 있게 앞으로도 노력할게요."(루탄)

"요즘 블리랑 소통하는 게 너무 즐거워요. 최근에 인도에서 콘서트를 했는데 팬분들이 정말 많이 와주셨어요. 그리고 저희가 뭘 하든 좋게 봐주셔서 너무 감사했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된 것 같아요. 언어가 통하지 않더라도 마음이 오가는 게 정말 신기한 것 같아요. 1년 2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기다려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기대해 주셔도 좋습니다. 예쁘게 봐주세요."(주한)

subin7134@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