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공미나 기자] 배우 김민규가 드라마 '세자가 사라졌다'로 첫 사극 도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차세대 '얼굴 천재'로 불리는 김민규는 이번 작품으로 비주얼만큼 연기력도 뛰어나다는 걸 입증했다.
그의 첫 사극 출연작인 MBN 주말 미니시리즈 '세자가 사라졌다'(극본 박철·김지수, 연출 김진만)은 왕세자가 세자빈이 될 여인에게 보쌈 당하면서 벌어지는 조선판 로맨스 코미디 드라마로 지난 16일 종영했다.
12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사옥에서 만난 김민규는 "첫 사극인 '세자가 사라졌다'에 도전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 여러 선배님들과 20부작이라는 긴 호흡의 작품을 할 수 있어서 많이 성장한 시간이었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이 작품 출연은 tvN '마에스트라' 마지막 촬영쯤 급히 결정됐다. 준비할 틈도 없이 사극에 도전하게 된 김민규는 설렘과 걱정이 공존했다고 한다. 이에 김민규는 유선호, 곽시양 등 친분이 있는 배우들에게 사극 연기 관련 조언을 구했다고 털어놨다.
극 중 김민규는 해종(전진오 분)의 두 번째 부인 중전 윤 씨(유세례 분)의 큰아들인 도성대군 역을 맡았다. 밝은 성격의 도성대군은 이복 형인 이건을 믿고 따르지만 대비의 계략에 빠져 위기에 처한 가족들을 구하기 위해 거듭 갈등을 겪고 강인해지는 인물이다. 김민규는 입체적인 캐릭터인 도성대군을 완벽히 소화하며 배우로서 한 단계 발전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 작품은 시청률 1.5%로 시작해 최고 시청률 4.5%로 종영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 성적도 좋았지만 김민규의 연기에도 호평이 쏟아졌다. 김민규는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는 편인데 좋은 결과가 나와서 즐거웠다"면서 "댓글도 종종 봤다. 피드백을 겸허이 받아들이는 편인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했다. 최근 울산 본가에 내려갔을 때도 저를 알아봐주시며 연기 칭찬을 해주시는 분도 있었다. 큰 힘이 됐다"며 미소지었다.
김민규는 도성대군이 자신과 절반쯤 닮아있다고 했다. 그는 "불같고 저돌적인 면모는 저와 다르지만 내 사람에게 피해가 가는 걸 참지 못하는 면은 비슷하다"며 "중학생 때 밴드 동아리를 했는데 부원들이 불합리한 일을 당할 때 앞장서서 나서는 성격이었다"고 말했다.
'형제 케미'를 보여준 수호와의 호흡도 만족스러웠다. 김민규는 "수호 형과 촬영 전 따로 만나 연기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함께 연기할 때는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연기했다. 애드리브를 해도 되는 신에서는 즐겁게 '티키타카'를 주고받으며 연기했다"고 밝혔다.
김민규는 이 작품에서 장 기억에 남는 신으로 8회에서 칼춤을 추는 장면을 꼽았다. 이는 대비 민수련(명세빈 분)과 최상록(김주헌 분)이 가짜 옥새로 자신을 세자로 책봉하려 하자 이를 막기 위해 위악을 떠는 모습 중 하나였다. 눈물을 흘리며 칼춤을 추던 김민규는 가족을 지켜야 한다는 중압감을 섬세한 연기로 표현했다.
김민규는 "춤에 자신이 없어서 걱정을 했다"며 "극한의 감정을 끌어내야 했다. 눈물을 흘리며 춤을 추다 보니 해당 신 촬영이 끝나고 다리에 힘이 풀렸다. 그리고 다음 날 18시간을 잤다"고 떠올렸다.
이번 작품에서 김민규는 눈물신도 유독 많았다. 김민규는 "우는 신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 많이 힘들기도 했는데 감독님께서 현장 분위기를 편하게 해주셨다"며 "이제 눈물 연기에 부담이 없어졌다. 눈물을 흘리는 신이 아닌데 감정이 올라와서 운 적도 있다. 이번 작품에서 다양한 버전으로 많이 울었다"고 했다.
'세자가 사라졌다'를 촬영하며 김진만 감독의 사랑도 톡톡히 받았다.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김진만 감독은 김민규를 두고 "한국의 티모시 샬라메"라고 극찬을 하기도. 김민규는 "제 의사가 반영되지 않은 수식어였다. '감독님이 저를 안 좋아하시나'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 정도로 과분한 호칭이었다"며 수줍어했다. 그러면서 "그만큼 저를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했고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더 열심히 하려 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차기작에서는 쌍방 로맨스를 해보고 싶다는 김민규다. 그는 "데뷔작 말고는 계속 짝사랑을 하며 차이고 상처받는 역할만 맡았다"며 "언젠가는 누군가를 절절하게 좋아하지만 결국에 이뤄지는 사랑을 하고 싶다"고 했다.
특히 청춘물·학원물에 출연하고 싶다고 밝혔다. "교복을 입을 수 있을 때 더 입고 싶다"는 김민규는 "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 '선재 업고 튀어'나 영화 '나의 소녀시대'처럼 청량한 분위기의 청춘물을 더 찍고 싶다"고 바랐다.
2019년 Mnet '프로듀스X101'로 얼굴을 알린 뒤 2020년 웹드라마 '만찢남녀'로 정식 데뷔한 김민규는 어느덧 데뷔 4년 차 배우가 됐다. 그 사이 김민규는 매 해 1~2 작품 이상 출연하며 쉼없이 활동을 이어왔다.
팬들은 김민규에게 가장 큰 원동력이다. 김민규는 버블(팬 소통 플랫폼)에서 드라마 한 회가 끝날 때마다 장문의 감상문을 보내주는 팬들이 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팬분들께서 제 연기의 어떠한 부분이 좋았는지 굉장히 디테일한 감상평을 남겨주세요. 그런 메시지를 받을 때마다 큰 힘이 돼요. 한 분은 '매회 성장하는 모습이 보여서 좋고 뿌듯하다. 앞으로도 같이 성장하자'라고 하셨는데 큰 감동이었어요. 앞으로도 절 지켜봐 주시겠다는 거잖아요. 누군가를 이렇게 열렬히 좋아하는 게 쉽지 않잖아요. 팬분들의 응원 메시지를 받을 때마다 더 좋은 배우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김민규의 현재 관심사는 운동이다. '세자가 사라졌다'를 위해 13kg을 감량했던 김민규는 요즘 다시 몸을 키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하루 2시간씩 주 6회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고있다고. 그는 "공백기 동안 벌크업을 해서 내년에 보디 프로필을 찍고 싶다. 물론 팬분들에게 공개할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그는 "그래도 사진이 만족스럽다면 조금은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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