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박지윤 기자] 함께 호흡을 맞춘 감독과 배우들부터 캐스팅 소식을 들은 순간 개봉만을 기다렸던 많은 팬까지, 그야말로 모두가 기다린 작품이 드디어 극장가에 걸린다. 신선한 소재와 탄탄한 캐스팅 라인업을 완성한 배우들의 여러 관계성만으로도 볼 이유가 충분한 '원더랜드'다.
6월 5일 스크린에 걸리는 '원더랜드'(감독 김태용)는 죽은 사람을 인공지능으로 복원하는 영상통화 서비스 '원더랜드'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인공지능 서비스라는 세계관을 구축한 김태용 감독이 시상식을 방불케 하는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을 내세운 가운데 감독을 비롯해 배우들의 다양한 관계성이 함께 주목받으며 작품을 더욱 기대하고 기다리게 했다.
먼저 '원더랜드'는 김태용 감독과 탕웨이의 재회로 관심을 모은다. '만추'(2013)로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은 동료에서 연인으로 발전해 2014년 결혼했고 13년 만에 '원더랜드'를 통해 부부에서 감독과 배우로 다시 만나게 됐다.
탕웨이는 어린 딸에게 자신의 죽음을 숨기기 위해 직접 '원더랜드' 서비스를 의뢰한 바이리 역을 맡는다. 그는 '원더랜드' 서비스를 통해 고고학자로 구현된 바이리를 잘 소화하기 위해 실제로 고고학자와 소통하고 관련 서적을 쌓아두며 캐릭터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촬영장부터 집까지 탕웨이와 모든 순간을 함께한 김태용 감독은 "24시간 일하는 느낌이었다"고 소감을 전하며 "저희 집에 고고학과 책이 엄청 쌓여 있었고 딸로 나오는 아이가 거의 우리 집에 와 있었다. 아내와의 작업이 큰 힘이 됐다"고 탕웨이의 남다른 연기 열정을 짐작게 했다. 이를 들은 탕웨이도 "감독님은 일중독이고 우리 둘 다 섬세한 스타일이라 같이 작업한 건 행운"이라고 화답했다.
또한 탕웨이는 특별출연으로 작품에 힘을 보탠 공유와 처음으로 연기 호흡을 맞춘다. 공유는 '원더랜드' 서비스 안에서 고고학자로 구현된 AI 바이리의 감정변화를 지켜보며 플래너들과 소통을 이어가는 AI 성준으로 분한다. 탕웨이가 "공유의 영어 실력 덕분에 언어장벽이 느껴지지 않았고 촬영하는 동안 너무 즐거웠다"고 전한 만큼 두 사람의 신선한 '케미'도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만추'로 한국 영화계에 입성한 탕웨이는 제47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품에 안았고 '헤어질 결심'(2022)으로 외국인 배우 최초로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그런 그가 김태용 감독과 재회하고 한국 관객들과 세 번째 만남을 갖게 된 가운데 '원더랜드' 세계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감을 높인다.
수지는 사고로 누워있는 남자친구를 '원더랜드'에서 복원시킨 정인 역을, 박보검은 의식불명에서 깨어난 정인의 남자친구 태주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원더랜드'로 첫 연기 호흡을 맞춘 수지와 박보검이지만 이들의 조합이 낯설지 않은 이유는 '백상예술대상'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제54회 '백상예술대상'의 MC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2021년 박보검의 군복무 기간을 제외하고 올해까지 총 여섯 차례 시상식을 이끌며 훈훈한 투 샷과 안정적인 진행 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수지와 박보검은 '백상예술대상'의 MC에서 '원더랜드' 속 친구 같은 연인으로 변신해 설렘부터 애틋함까지 선사할 예정이다. 수지는 '원더랜드' 세계와 현실 사이 마음의 균열을 세심하게 그려내면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일상 속 느끼는 행복 혼란 위로 등의 감정을 다채롭게 표현한다.
박보검은 '원더랜드' 서비스 속 설계된 인공지능 태주의 밝고 따뜻한 모습부터 의식불명에서 깨어나 모든 것이 낯설고 혼란스러워 움츠러든 현실의 태주까지 한 인물이 가진 극과 극 면모를 세밀하게 그려낸다. 또한 그는 극 중 정인과 태주의 복잡다단한 감정을 직접 가사로 녹여냈고 이를 수지와 함께 부르면서 극의 몰입도를 끌어올릴 전망이다.
그동안 영화 '부산행'(2016)을 비롯해 '여름방학' '윤스테이' '서진이네' 등 여러 예능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해 '찐친 케미'를 보여준 정유미와 최우식은 '원더랜드'의 직장 선후배가 된다.
정유미는 '원더랜드'를 찾는 사람들이 소중한 기억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수석플래너 해리로, 최우식은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다양한 사연을 마주하며 뜻밖의 비밀을 알게 된 신입플래너 현수로 분한다.
앞서 최우식은 제작보고회에서 "이 일을 하면서 친구를 만드는 게 정말 어려운데 유미 누나는 나이와 성별을 떠나 좋은 친구가 됐다"고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면서도 "친한 사람과 연기하니까 더 긴장되더라"고 정유미와 함께 연기한 소감을 전했다.
이렇게 작품은 물론 예능프로그램에서 식당을 운영하며 손발을 척척 맞혀온 정유미와 최우식이다. 그야말로 눈빛만 봐도 통하는 두 사람이 '원더랜드'에서 어떤 호흡을 보여줄지 궁금증을 유발한다.
'원더랜드'는 2021년 크랭크업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빛을 보지 못하다가 약 3년 만에 관객들과 만나게 된 작품이다. 입대 전 촬영을 끝낸 박보검이 국방의 의무를 끝내고 돌아온 후에 개봉하게 됐을 정도로 촬영 시점으로부터 많은 시간이 흐른 뒤 대중과 만나게 됐다. 그렇기에 감독과 배우들이 작품을 선보이는 것에 많은 걱정과 부담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박보검은 "제대 후에 '원더랜드'가 개봉해서 오히려 좋다"고, 탕웨이는 "호사다마라는 말이 있다. 이 영화가 숙성되면서 다른 좋은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관객들도 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며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이렇게 죽은 사람을 인공지능으로 복원하는 영상통화 서비스라는 신선하면서도 현실성 있는 소재와 함께 '관계성 맛집'을 완성한 배우들이 한데 모인 '원더랜드'가 예비 관객들의 오랜 기다림에 보답하는 감동과 재미를 선보이며 6월 극장가의 승자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