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선재 업고 튀어'가 기대 이상의 성과와 함께 막을 내렸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원작의 뼈대는 갖고 가되 주요 설정을 바꿔 작품의 재미를 살린 '각색'과 쌍방 구원 로맨스 서사를 설득력 있게 완성해 낸 배우 김혜윤과 변우석이 있었다.
tvN 월화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극본 이시은, 연출 윤종호)가 28일 최종회 시청률 5.8%로 막을 내렸다.(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기준) 이날 방송에서는 기억을 되찾은 류선재(변우석 분)와 임솔(김혜윤 분)이 인생의 모든 시간을 함께할 것을 약속하며 15년을 뛰어넘은 꽉 닫힌 해피엔딩이 그려졌다.
지난 8일 첫 방송된 작품은 삶의 의지를 놓아버린 순간 자신을 살게 해줬던 유명 아티스트 류선재와 그의 죽음으로 절망했던 열성팬 임솔이 '최애'를 살리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2008년으로 돌아가는 타임슬립 구원 로맨스 드라마다.
'선재 업고 튀어'는 김빵 작가의 인기 웹소설 '내일의 으뜸'을 원작으로 한다. 여기에 JTBC '여신강림'을 집필한 이시은 작가가 또 한 번 각색에 나섰다. 그리고 이는 작품이 첫 방송 만에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계기가 됐다.
사실 각색이 쉬운 건 아니다. 원작을 거의 새로 쓰다시피 해야 하는 경우도 허다한 데다 오리지널에 비해 경험치가 적은 작가들이 집필을 맡다 보니 부족한 역량이 드러날 때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어려운 것을 해낸 것이 이시은 작가다. 이시은 작가는 '쌍방 구원' 키워드를 내세우며 세세한 설정 하나하나 적재적소에 맞게 변화시켜 설렘과 몰입도를 동시에 잡았다.
'선재 업고 튀어'의 각색 중 가장 두드러진 건 류선재의 짝사랑 서사다. 원작은 고등학생 당시 두 주인공의 접점이 크게 없다. 타임슬립을 한 임솔에게 류선재가 스며들며 러브라인을 형성한다. 반면 드라마는 류선재가 타임슬립 전의 임솔을 일찍부터 짝사랑하고 있었던 사실이 공개되며 빠르게 러브라인을 완성했다. 짝사랑 서사를 추가하니 '쌍방 구원' 카드가 더욱 빛을 발했고 펼칠 수 있는 전개 또한 다채로워졌다. 보는 시청자 입장에서도 납득할 수 있는 가장 큰 요건이 완성되며 깊은 몰입감을 유발했다.
여기에 '열아홉 서른넷'이라는 설정도 한몫했다. 원작은 18세와 23세를 오가는 6년의 차이인 반면 드라마는 19세와 34세로 조금 더 극명한 시대의 차이를 뒀다. 덕분에 2008년을 소환하며 그 시대의 감성을 살린 OST와 스타일, 배경 등으로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또한 풋풋함과 성숙함을 오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시공간을 뛰어넘는 장르의 매력을 200% 살렸다.
또 다른 신의 한 수는 바로 김혜윤과 변우석이다. 작품 공개 전 약한 라인업이라고 평가받았지만 두 사람은 완벽한 '케미'로 시너지를 냈다. 비주얼 조합부터 설렘을 자아냈다. 서 있기만 해도 설레는 키 차이와 위화감 없는 그림체 등이 청춘 또래 '케미'를 제대로 완성한 것.
김혜윤은 이번 작품을 통해 다시 한번 자신의 저력을 제대로 보여줬다. 비록 상대 배우 변우석에 비해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진 못했지만 여느 캐릭터보다 중요한 인물이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까지 자신의 역할을 200% 소화해 주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었다. 또한 첫 주연에 나선 변우석을 때로는 이끌고 때로는 받쳐주며 그의 도약을 도왔다.
안정적인 연기력도 빼놓을 수 없다. 김혜윤은 임솔의 타임슬립 전과 후를 세세하게 표현할 뿐만 아니라 다채로운 감정을 튀는 것 없이 소화했다. 때때로 등장하는 호통치는 장면에서는 발성을 자랑하더니 자칫 유치할 수도 있는 '인터넷 소설' 재연 장면에서는 능청스러움으로 웃음을 유발했다.
그중에서도 최고를 꼽자면 단연 눈물 연기다. 특히 임솔이 처한 상황마다 그 감정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매번 다른 눈물은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이처럼 김혜윤은 연기로 자신의 입지를 증명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가져다주는 '상대 배우 효과'까지 입증했다.
변우석은 그야말로 '선재 업고 튀어'로 발견한 보석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2008년 수영 유망주였던 19세 류선재가 자신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 2023년에서 타임슬립 한 임솔과 처음으로 만나며 느끼는 감정들을 섬세하게 표현해내며 초반 시청자 유입을 이끌었다.
특히 작품이 '타임슬립'을 소재로 내세운 만큼 변우석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류선재의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했는데 10대부터 30대까지 다 다른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또한 타임슬립이 주는 특유의 레트로한 감성까지 특색 있게 살려내며 공감을 이끌었다.
'선재 업고 튀어' 남주인공의 주요 설정 중 하나는 바로 '밴드 보컬'이었다. 이에 변우석은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의 노래 실력까지 자랑했다. 작품의 첫 번째 OST는 류선재가 속한 이클립스의 앨범 형식으로 발매됐다. 변우석은 '소나기'를 비롯해 수록곡 'Run Run(런 런)' 'You & I(유앤아이)' '만날테니까'까지 모든 곡을 직접 가창해 의미를 더했다.
앞서 변우석은 '선재 업고 튀어' 제작발표회 당시 '로코천재'라는 수식어를 얻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그리고 '선재 업고 튀어'는 김혜윤과 변우석이라는 두 '로코천재'의 활약으로 '쌍방 구원 로맨스 서사'를 찬란하게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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