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박지윤 기자] '지구를 지켜라!'가 미국에서 다시 만들어진다.
배급사 CJ ENM은 20일 "영화 '지구를 지켜라!'(감독 장준환)가 미국에서 리메이크된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연출을 맡고 배우 엠마 스톤이 출연한다"며 "올해 3분기에 촬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리메이크작의 제목은 '부고니아(BUGONIA)'로, 작품은 음모론에 사로잡힌 두 명의 주인공이 유명 제약 회사의 냉혈한 CEO를 행성 지구를 파괴하려는 외계인이라고 확신하고 납치하는 이야기를 펼쳐낼 예정이다.
역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6번이나 후보로 이름을 올린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가여운 것들'로 제96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품에 안은 엠마 스톤이 출연을 확정 지었다. 여기에 애플TV+ '플라워 킬링 문'으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부로 선정된 제시 플레먼스가 합류해 기대감을 높인다.
'부고니아' 제작에는 CJ ENM과 더불어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과 계속 협업해 오고 있는 엘리먼트 픽쳐스가 공동으로 참여하며 투자 및 배급은 유니버설 픽처스 산하의 포커스 피처스가 맡게 된다.
그동안 CJ ENM은 영어 리메이크 기획에 착수해 원작이 갖고 있는 독특한 소재를 살리면서도 시의성 있는 스토리를 가장 잘 구현해 내고자 유수의 글로벌 파트너와의 협업을 추진해 왔다. 이 가운데 아리 에스터 감독이 평소 좋아했던 '지구를 지켜라!'에 관심을 가지며 CJ와 공동으로 이번 리메이크 작품의 기획 개발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에 CJ ENM 고경범 영화사업부장은 "20년 전에 충분히 평가받지 못한 장준환 감독의 시대를 앞서간 상상력을 이 시대에 맞게 되살려내려는 의도로 기획을 시작했고 재능 있는 창작자들과 배우들이 하나씩 이 뜻에 동참해 합류하면서 이제 전 세계 관객들에게 재평가받을 수 있게 됐다"며 "한국영화계의 소중한 자산을 널리 알려 한국영화인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구를 지켜라!'는 2003년 국내에서 개봉한 장준한 감독의 데뷔작으로 배우 신하균과 백윤식이 연기 호흡을 맞췄다. 당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비롯해 프리쉘국제판타스틱영화제와 로테르담국제영화제 등 국내외 영화제를 휩쓸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지구를 지켜라!'가 어떻게 재탄생될지 궁금증을 유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