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선재 업고 튀어'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매회 각종 커뮤니티와 SNS를 뜨겁게 달굴 정도로 화제성을 자랑 중이다. 덕분에 배우 변우석은 주연으로 올라선 것은 물론 '인생 남주'라는 수식어까지 얻었다. 이 모든 결과의 일등 공신이 있으니 바로 배우 김혜윤이다. 김혜윤이 중심을 잡고 끌어줬기에 가능했던 '선재 업고 튀어'의 성과다.
지난달 8일 첫 방송된 tvN '선재 업고 튀어'(극본 이시은, 연출 윤종호)는 삶의 의지를 놓아버린 순간 자신을 살게 해줬던 유명 아티스트 류선재(변우석 분)와 그의 죽음으로 절망했던 열성팬 임솔(김혜윤 분)이 '최애'를 살리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2008년으로 돌아가는 타임슬립 구원 로맨스 드라마다.
김혜윤은 극 중 영화감독이 꿈이었지만 15년 전 불의의 사고로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고 꿈을 접은 임솔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실 작품은 다소 약한 캐스팅 라인업과 후광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전작으로 인해 방송 전에는 크게 주목을 받진 못했다. 그럼에도 김혜윤의 청춘물이라는 점 만큼은 신뢰도를 심어주기 충분했다. 그도 그럴 것이 '어쩌다 만난 하루'를 통해 이미 한 차례 청춘물의 주인공으로서 합격점을 받았기 때문이다.
당시 'SKY 캐슬'로 대중에게 존재감을 각인시킨 김혜윤은 '어쩌다 발견한 하루'로 첫 주연에 나서 단숨에 입지를 끌어올렸다. 이 작품에서 김혜윤은 만화 속 은단오, 자아를 가진 은단오, 또 다른 만화 속의 은단오까지 1인 3역을 자유자재로 소화하는 등 다채로운 연기로 극을 이끌어 많은 호평을 얻었다.
뚜껑을 연 '선재 업고 튀어'는 2회 만에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원작의 뼈대는 갖고 가되 주요 설정들을 바꾼 '각색'이 색다른 서사와 감성을 만들어내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여기에 변우석의 발견이 더해지며 공개 후부터 폭발적인 화제성을 기록 중이다.
다만 극 중 류선재가 인생 남주 캐릭터로 떠오르며 변우석이 주목받는 것에 비해 김혜윤에 대한 스포트라이트가 비교적 약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김혜윤의 저력에 대해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비록 화려한 롤은 아니지만 여느 캐릭터보다 중요한 인물이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까지 자신의 역할을 200% 소화해주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케미'다. 김혜윤은 '어쩌다 발견한 하루' 당시에도 신인이었던 로운 이재욱 김영대와 붙으며 높은 '케미'를 자랑해 상대 배우들의 매력을 극대화한 바 있다. 그런 그가 이번 작품에서도 '케미' 요정이라는 명제를 또 한 번 증명했다.
상대배우인 변우석은 이번 작품으로 첫 주연에 나섰다. 배우로서는 부담스러우면서도 중요한 도전이었을 터다. 김혜윤은 그런 변우석을 때로는 이끌고 때로는 받쳐주며 그의 도약을 도왔다. 뿐만 아니라 김태성(송건희 분), 백인혁(이승협 분)과 호흡을 맞출 때는 또 다른 '케미'를 자랑한다.
더불어 안정적인 연기력도 빼놓을 수 없다. 김혜윤은 임솔의 타임슬립 전과 후를 세세하게 표현할 뿐만 아니라 다채로운 감정을 튀는 것 없이 소화하고 있다. 때때로 등장하는 호통치는 장면에서는 발성을 자랑하더니 자칫 유치할 수도 있는 '인터넷 소설' 재연 장면에서는 능청스러움으로 웃음을 유발한다.
최고를 꼽자면 단연 눈물 연기다. 특히 임솔이 처한 상황마다 그 감정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눈물은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1회부터 '눈물 연기 차력쇼'였다. 사고로 인해 걷지 못하게 된 임솔의 눈물은 좌절과 고통, 원망으로 가득하다. 4회에서는 잊고 있던 사고의 기억을 찾고 자신을 구해준 사람이 류선재라는 걸 알게 되며 이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 빨리 알아차리지 못했던 안타까움 등이 섞인 눈물로 보는 이들까지 울컥하게 만든다.
10회에서 류선재가 자신으로 인해 죽음에 이르게 됐다는 걸 알게 된 뒤 보여준 연기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김혜윤은 임솔의 무너지는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해 또 한 번 호평을 이끌었다. 이후 엔딩에서 류선재의 고백과 함께 보여준 임솔의 애틋한 눈물은 왜 류선재가 임솔을 오랜 시간 짝사랑했는지 그 이유를 납득하게 만든다.
이처럼 김혜윤은 연기로 자신의 입지를 증명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가져다 주는 '상대 배우 효과'까지 입증했다. 이쯤 되니 김혜윤이 없는 '선재 없고 튀어'는 상상이 안 될 정도다. 이에 김혜윤이 남은 회차에서는 어떤 '연기 차력쇼'를 보여줄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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