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배우 곽동연은 '눈물의 여왕'과 함께 했던 시간을 '자양분'이라고 표현했다. 선배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는 작품에서 그들의 지혜와 경험치를 엿보며 많은 것을 배웠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최근 연기적으로 욕심이 난단다. 충전할 자양분을 자신이 방식대로 마음껏 펼칠 장이 필요해서다. 곽동연의 차기작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곽동연은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tvN 토일드라마 '눈물의 여왕'(극본 박지은, 연출 장영우·김희원)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극 중 홍해인(김지원 분)의 동생이자 퀸즈그룹 전무이사 홍수철을 연기해 호평을 받았다.
'눈물의 여왕'은 퀸즈 그룹 재벌 3세이자 백화점의 여왕 홍해인(김지원 분)과 용두리 이장 아들이자 슈퍼마켓 왕자 백현우(김수현 분), 3년 차 부부의 아찔한 위기와 기적처럼 다시 시작되는 사랑 이야기를 그렸다.
무엇보다 '눈물의 여왕'은 전 세대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으며 tvN 역대 시청률을 새롭게 썼다. 5.9%로 출발한 작품은 최종회에서 24.8%를 기록하며 박지은 작가의 전작 '사랑의 불시착'(21.7%)를 제치고 tvN 역대 시청률 1위를 경신했다.(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가구 기준)
이에 곽동연은 "국내외적으로많은 사랑을 받아서 개인적으로도 뿌듯하고 기쁘다. 스태프들이 밤낮없이 끝까지 노력했는지르 알고 있어서 그분들의 노고가 보상을 받는 기분이라 행복하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정말 얼떨떨해요. 요즘 같은 때 이 정도의 시청률을 기록했다는 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방증이잖아요. 그런 사랑을 준 시청자들에게 감사드린다는 말씀드리고 싶어요. 특히나 오늘 같이 인터뷰를 할 때면 인기를 실감해요. 다들 바쁠 텐데 제 이야기를 전달해주기 위해 시간을 내주셨잖아요."
잘될 거라고는 예측했지만 tvN의 새 역사를 쓸 정도로 큰 인기를 끌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단다. 곽동연은 "제발회 때 시청률 공략도 생각하지 못했을 정도로 예상을 못 했다. 높은 시청률이 나오면 너무 감사하겠지만 현실적으로 힘들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었다"고 밝혔다.
곽동연이 생각하는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촬영하면서 가장 느낀 건 선배님들의 힘이 정말 대단하다는 것"이라며 "가족의 이야기를 다루는 가운데 선배님들이 든든하게 존재하고 또 너무 멋진 연기를 매회 보여준다. 현장에서 우리 마음을 건드렸던 것처럼 시청자의 마음도 자극했던 게 아닐까 싶다"고 전했다.
사실 곽동연은 '눈물의 여왕' 출연을 앞두고 고민이 많았다. 김수현 김지원을 필두로 이미 캐스팅돼 있던 배우들의 이름의 무게가 크게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그는 "선배들 사이에서 부족함 없이 연기를 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다. 또한 수철이가 가진 낙차를 이질감 없이 표현할 수 있을지, 시청자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런 그에게 신뢰를 준 건 김희원 감독이었다. 두 사람은 앞서 tvN '빈센조'로 한 차례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이후 곽동연은 작품적으로나 연기적으로 고민이 있을 때 김희원 감독에게 상담을 하곤 한단다.
"회사를 통해 작품 이야기를 듣고 바로 희원감독님과 상의를 했어요. 감독님께서는 제가 이 작품을 하게 된다면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지 조언을 해줬어요. 감독님 외에도 친한 촬영 스태프들도 있었는데 이분들을 믿고 같이 작업하는 시간이 값지겠다는 결론으로 도달했죠."
극 중 홍수철은 주연들만큼이나 감정의 폭이 큰 캐릭터였다. 그리고 곽동연은 이러한 홍수철을 자신만의 방식대로 섬세하게 표현하며 스펙트럼을 증명했다.
그가 홍수철을 연기하며 가장 신경 쓴 점은 "꾀부리지 말자"였다. 곽동연은 "극 초반에는 허당미가 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멜로를 보여줘야 했다. 밸런스가 중요했던 캐릭터"라며 "요령 피우지 말고 수철이가 적재적소에서 보여줘야 할 몫을 최선을 다해 표현하고자 했다. 그렇게 캐릭터가 변화하는 증폭을 어디까지 어필할 수 있을지 도전해 보자는 마인드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사랑과 가족 등 여러 이야기를 그리는 만큼 다수의 배우들이 출연한 현장이었다. 배우들간의 호흡은 어땠을까. 곽동연은 저마다의 역할을 재치 있게 표현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수현 형은 '각성제'예요. 다들 지쳐있을 때 한 번씩 웃고 파이팅할 수 있게끔 분위기를 이끌었어요. 반면 김지원 누나는 '안정제'였죠. 배우들과 스태프들을 차분하게 달래주고 살펴보는 스타일이에요. 저는 '마취제'입니다. 자극적인 웃음으로 지금의 고됨을 잠시 잊게 만들고자 했거든요."
'눈물의 여왕' 작업을 마치며 하고 싶은 연기가 더욱 많아졌다는 곽동연이다. 그는 "앞으로 해보고 싶은 소스들이 많이 충족돼 있는 상태여서 어떤 작품이든 하고 싶다는 욕심이 크다. 이번 작품을 통해 가족드라마가 주는 이야기에 감명받아 가족이야기도 다시 하고 싶다. 또 몸으로 연기하는 걸 좋아하다 보니 조금 더 몸을 쓸 수 있는 액션이나 장르물도 하고 싶다. 반대로 수철이와는 다르게 정적인 연기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곽동연이 말한 '소스' 즉 자양분이 된 건 현장에서 지켜본 선배 배우들의 지혜였다. 때문에 곽동연은 '눈물의 여왕'을 "나를 확장해 준 작품"이라고 돌이켰다. 그는 "많은 선배님들과 긴 시간 호흡한 현장이 정말 오랜만이었다. 그래서 그런가. 선배님들의 연륜이나 지혜를 옆에서 훔쳐 보고 간접적으로 느끼면서 앞으로 내가 해보고 싶은 자양분을 많이 충전할 수 있었다. 인간적으로도 개인적인 식견이 넓어졌다"며 웃어 보였다.
"차기작은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어요. 또한 팬들과 만날 수 있는 자리도 열심히 상의해 보고 있습니다. 더 좋은 모습으로 인사드릴 수 있도록, 그리고 절 사랑해 준 분들께 인사를 전할 수 있는 창구를 많이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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