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여왕' 종영③] 박성훈, 무매력 전재준으로 그친 '옥에 티' 


뻔한 극본 만큼이나 호불호 나뉜 캐릭터 '윤은성'

tvN 토일드라마 눈물의 여왕이 막을 내린 가운데 극 중 윤은성 캐릭터가 아쉬움을 남겼다. /tvN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눈물의 여왕'이 tvN 역대 시청률 1위에 등극했다. 그러나 다소 뻔한 극본만큼이나 호불호가 갈리는 지점이 있다. 바로 배우 박성훈이 맡은 윤은성 캐릭터다. '더 글로리' 전재준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박성훈이 다시 한번 악역으로 나섰지만 심폐소생은 불가능했다. 서사와 순애보까지 여러 장치를 지녔음에도 매력 없는 전재준으로만 남았다.

지난 28일 막을 내린 tvN 새 토일드라마 '눈물의 여왕'(극본 박지은, 연출 장영우·김희원)은 퀸즈 그룹 재벌 3세이자 백화점의 여왕 홍해인(김지원 분)과 용두리 이장 아들이자 슈퍼마켓 왕자 백현우(김수현 분), 3년 차 부부의 아찔한 위기와 기적처럼 다시 시작되는 사랑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특히 '눈물의 여왕'은 최종회에서 시청률 24.8%(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사랑의 불시착'(21.7%)을 제치고 tvN 역대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4년 만에 나온 기록인 만큼 흥행작에 대한 찬사가 쏟아졌다.

아쉬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성별 비틀기에서 그친 역클리셰와 시한부, 기억상실까지 더해진 다소 뻔하고 진부한 극본이 가장 먼저 혹평을 얻었다. 허술한 재벌가나 뇌종양 수술을 마친 환자의 긴 머리 스타일 등 빈틈 가득한 개연성도 문제였다. 그럼에도 '눈물의 여왕'은 연기파 배우들이 만든 매력적인 캐릭터를 내세워 마지막까지 끌고 왔다.

하지만 예외가 있었다. 박성훈의 윤은성만큼은 마지막까지 아무런 매력도 보여주지 못했다. 윤은성의 최후마저 황당했다. "죽여서라도 데려가겠다"는 홍해인을 향한 광기 어린 집착과 함께 대한민국 한복판에서 총을 겨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그를 둘러싼 경찰들이 쏜 총, 그것도 집중사격으로 최후를 맞는다.

배우 박성훈이 tvN 눈물의 여왕을 통해 다시 한번 악역에 도전했지만 별다른 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tvN

극 중 윤은성은 월가 애널리스트 출신 M&A 전문가다. 오래전 첫사랑인 홍해인(김지원 분)일 잊지 못하는 순정남이자 잔혹한 면을 동시에 갖춘 인물이다.

인물 소개만 보면 충분히 매력적인 캐릭터다. 때문에 '더 글로리' 이후 다시 한번 악역으로 나선 박성훈이 전재준을 뛰어넘는 인생 악역을 경신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여니 무매력도 이렇게 무매력일 수가 없다. 먼저 화려한 직업과 달리 그가 전문가로서 무언가를 하는 장면은 딱히 없다. 그저 홍해인과 퀸즈가 근처에서만 맴돌며 지지부진한 서사를 쌓는다.

메인 빌런으로서 그렇다 할 활약도 없었다. 무자비한 태도로 지능적인 악행을 보여줘야 할 것 같은데 홍해인을 향한 납득할 수 없는 집착과 평면적인 악행은 오히려 헛웃음을 유발한다. 일례로 기억을 잃은 홍해인에게 스스럼없이 거짓말을 내뱉는 윤은성의 모습은 뻔한 스토리로 긴장의 끈까지 놓게 만든다.

배우 박성훈의 전재준 지우기는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tvN

배우로서도 도저히 살릴 수 없는 캐릭터였다. 그러다 보니 박성훈이 보여주는 표정과 제스처 등에서 기시감이 들 수밖에 없다. 전재준 때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전재준은 다채로운 면모를 보여줄 수라도 있었지만 윤은성은 그마저도 힘드니 결국 박성훈의 악역 재도전은 '무매력 전재준'으로 그치고 말았다.

'더 글로리' 파트2 공개 이후 어느덧 1년이 지났다. 박성훈은 그동안 '남남' '유괴의 날' '선산' 그리고 '눈물의 여왕'까지 그야말로 다작 행보를 이어왔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전재준으로 기억되는 그다. 야심 차게 악역으로 다시 한번 나선 박성훈이지만 아쉽게도 '전재준 지우기'는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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