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재, 장르물도 맛집…'하이드'로 한 단계 도약[TF인터뷰]


도진우 役으로 활약…장르물·부성애 첫 도전
이보영과 관계성 맛집으로 눈길

배우 이민재가 <더팩트>와 만나 쿠팡플레이 시리즈 하이드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끌엔터테인먼트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이민재가 '하이드'를 통해 배우로서 또 한 단계 성장했다. 1년 전과 달라지지 않은 것이 있다면 마음가짐일 터다. 여전히 자신의 연기를 혹은 자신이 나오는 작품을 볼 때 시청자들이 불편함이 없었으면 한다는 바람이다. 그렇게 이민재는 오늘도 '편안한 배우'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

이민재는 최근 서울 상암동의 <더팩트> 사옥을 찾아 쿠팡플레이 '하이드'(감독 김동휘)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극 중 수상한 비밀의 키를 쥔 남자 도진우 역을 맡아 각 인물들의 서사에 궁금증과 긴장감을 불어넣는 활약을 펼치며 호평을 받았다.

이날 이민재는 "항상 작품이 끝날 때면 아쉽다. 다만 이번에는 좀 다른 것이 있다면 후련한 마음이 든다는 것"이라며 "'하이드'는 내게 도전이었다. 장르도 역할도 어렵다 보니 많은 공부가 필요했다. 본 방송을 보면서도 항상 조마조마한 마음이 컸는데 이제는 떠나보낼 생각에 후련한 마음이 든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하이드'는 어느 날 남편이 사라진 후 그의 실종에 얽힌 비밀을 추적하며 감당하기 어려운 큰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평온했던 어느 날 갑작스러운 차성재(이무생 분)의 실종에 이어 사망 소식을 맞닥뜨린 나문영(이보영 분)은 언제나 다정했던 남편이 큰 비밀을 숨기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진다. 이후 나문영은 모든 것이 의문투성이인 성재의 실종에 대해 파헤치기 시작한다.

이민재는 '하이드'를 선택한 이유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역할에 매력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tvN '일타 스캔들' 끝나고 한 달이라는 시간이 있었던 때 오디션 연락이 왔다. 당시 역할에 대한 소개와 누가 출연하는지만 들었는데 그것만으로도 함께하고 싶었다"고 돌이켰다.

오디션 때부터 도진우였다. 장르물이 처음인 이민재였기에 그가 도진우로 캐스팅된 이유가 궁금했다. 이민재는 "감독님께 따로 여쭤보진 못했다"면서도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도진우라는 인물은 처음에는 선인인지 악인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남겨야 했다. 이후에는 진우가 갖고 있는 서사와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해야 했다. 말수도 적고 표현도 없는 도진우를 눈빛과 표정만으로 표현해야 했는데 그런 진우의 여린 모습들을 내게서 발견한 게 아닐까 싶다"고 추측했다.

배우 이민재가 쿠팡플레이 하이드에서 도진우 역을 맡아 이보영과 호흡을 펼쳤다. /쿠팡플레이

이민재의 설명처럼 극 중 도진우는 의뭉스러운 캐릭터로 시작한다. 중요한 키를 쥐고 있는 그이지만 나문영의 편이 될지 빌런일지 모르는 궁금증을 계속 안겨야 했다. 때문에 첫 등장은 가장 중요했다. 이민재 역시 "신경을 많이 쓴 장면"이라고 꼽았다. 이민재는 "표현을 안 해도 많은 부분이 보여야 했다"며 "감독님께서 굉장히 꼼꼼하다. 스타일링은 물론이고 흉터 크기와 위치를 정말 많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첫인상은 나빠 보였으면 했어요. 진우가 나빠 보일수록 후반부에 힘이 생기겠다고 생각했거든요. 단편적인 제 생각이었죠. 대본을 공부하고 진우를 파헤칠수록 짠 내 나고 안타까운 캐릭터였어요. 일련의 사건으로 낙오자가 되고 낙인이 찍히면서 점점 말수도 없어지고 사람을 믿지 못하죠. 얼마나 심한 고통이었으면 마지막까지도 차선재를 물고 늘어졌을까 싶더라고요. 마음이 많이 가는 인물인 만큼 이 친구를 잘 이해하고 표현을 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2000년생인 이민재가 부성애를 연기한다는 점도 신기했다. 더군다나 지금까지 주로 학생 역을 맡았던 그이기에 더욱 생소했다. 이민재 또한 경험해 보지 못한 특성이기에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단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무색하게 막상 부성애가 생긴 건 현장이었다.

이민재는 "작품에 실리진 않았는데 태수 형이 내게 딸 사진을 보여주는 장면이 있다. 신기하게도 순간 뭉클한 감정을 느꼈다. 씁쓸하기도 하고 뭔가 오묘한 감정이 들었다. 나도 모르게 사진을 보면서 '너무 예쁘다 우리 딸'이라고 속삭였다. 나도 생각하지 못했던 도진우의 감정과 반응이 올라왔던 것 같다"고 돌이켰다.

그야말로 도진우에게 그대로 녹아들었던 이민재였다. 기구한 도진우의 서사를 연기하며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적은 없었을까. 이민재는 "준비할 때가 아무래도 처음인 것들이 많다 보니 힘들었지 촬영부터는 연기적으로나 역할적으로 힘든 건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배우로서 힘든 적은 있었단다. 그는 "촬영 중반까지 잘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이렇게 연기적으로 날아다니는 사람들 사이에서 막내인 내가 잘하고 있는지 못하고 있는지 헷갈렸다"며 "문득 내가 선배님들 나이가 됐을 때 저렇게 연기를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까지 들었는데 못할 것 같았다. 그 순간 무너졌다"고 털어놨다.

배우 이민재가 하이드 관련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이끌엔터테인먼트

극 중 도진우는 점차 나문영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고 어느새 그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며 함께 진실을 파헤친다. 특히 이민재는 자신의 딸을 찾아준 나문영을 점차 의지하고 그를 향했던 날카로운 눈빛을 점차 지우는 모습을 섬세하게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실제 이민재와 이보영의 관계 역시 마찬가지였다. 힘들었던 순간 존경하던 선배에게 많은 위안을 받았던 이민재였다. 이러한 두 사람의 에피소드는 도진우와 나문영의 서사와 비슷하기도 했다.

"힘든 감정에 휩싸여 티가 났을 때가 있었던 것 같아요. 그때 보영선배님이 '민재야, 너 오늘따라 이상한데?'라며 바로 알아차리셨어요. 그리고 그날 촬영 끝나자마자 저를 데리고 가 밥을 사줬어요. 제가 무슨 일 있는지, 힘든지 따로 물어보시진 않았어요. 그저 선배님이 밟아온 길과 과정을 들려주셨어요. 그게 지금까지도 감사해요. 제 고민이 무엇인지 불편하면 묻지 않겠지만 대신 선배님의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저를 격려해 주는 기분이었거든요.(웃음)"

이민재의 고민을 해결해 준 또 다른 사람이 있었으니 최근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채종협이었다. 두 사람은 앞서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로 인연을 맺었다. 먼저 주연의 책임감을 경험했던 채종협은 이민재의 고민을 듣고 "많은 것이 중요하지만 네가 진심으로 극 중 인물을 생각하고 표현하고자 한다면 알아서 잘할 수 있을 거야"라는 응원을 건넸다. 이에 이민재는 "덕분에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내가 하고자 하는 방향이 틀리지 않겠구나 싶었다"고 전했다.

배우 이민재가 쿠팡플레이 하이드에서 도진우를 연기하며 또 한 단계 성장했다. /쿠팡플레이

배우 본인의 노력과 주변 사람들의 따뜻한 응원이 더해지니 그야말로 이민재는 '하이드'에서 날아다녔다. 결코 쉽지 않은 '미스터리 서스펜스 장르물'에서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하며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번에도 이어진 이민재의 안정적인 연기력은 그의 차기작을 또 한 번 기대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믿고 볼 수 있는 배우'로 한 단계 성장한 이민재다.

차기작으로는 넷플릭스 '약한영웅 Class 2'가 출격 준비 중이다. 이민재는 "비밀 유지 때문에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이 많이 없다. 하지만 확신할 수 있는 건 나만의 연기를 나만의 방법으로 자신 있게 잘 담았다는 부분이다"라며 "기대 많이 해도 된다"고 자신했다.

1년 전 인터뷰 때와 비교했을 때 여전히 달라진 게 없는 이민재는 마지막 말도 한결같았다. 그는 "시청자나 관객들에게 편안한 배우가 됐으면 한다. 대중이 작품과 역할을 볼 때 오롯이 집중하고 온전히 빠져들 수 있게 하는 것이 배우의 몫이지 않나. 그리고 내가 최대한 차릴 수 있는 예의다. 때문에 부정적인 일로 거론되지 않게끔 계속해서 조심하겠다. 내 새롭고 다양한 모습은 작품으로서 많이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웃어 보였다.

"앞으로 이민재에 대한 행보를 유심히 지켜봐 달라는 말은 못 하겠어요. 다만 전 묵묵히 성장해 나갈 테니 자연스럽게 문득 혹은 언뜻 봐주신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열심히 할 테니 기대 많이 해주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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