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은 코로나19로 관객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새로운 생존방식을 모색했다. 영화뿐만 아니라 여러 영상물을 선보이고 공간을 문화시설로 탈바꿈하며 다양한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이에 <더팩트>는 이를 직접 경험하고 관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며 색다른 재미를 느껴보고 이러한 콘텐츠의 지속가능성을 알아봤다. <편집자 주>
[더팩트|박지윤 기자] 복합문화시설로 자리매김한 영화관의 영역확장은 현재 진행형이다.
영화관은 국내를 넘어 해외 아티스트들의 공연 실황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극장 내 체험형 전시 및 체육시설을 위한 공간을 조성하며 이용 고객층을 넓혔다. 이에 힘입어 영화관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지속적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제공하는 도전을 펼치고 있다.
먼저 롯데시네마는 고객 참여형 추리 게임 '무비퀘스트'를 새롭게 론칭했다. 영화 관람 경험 확장을 위해 새롭게 도입한 본 서비스는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이 영화의 여운을 길게 가져가면서 관련된 퀘스트를 수행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관람 문화다.
롯데시네마가 준비한 '무비퀘스트'의 첫 번째 영화는 2월 22일 개봉한 '파묘'(감독 장재현)였다. 전국 롯데시네마 20개 지점에서 진행된 '무비퀘스트'는 영화 관람이 모두 종료된 후 이어지는 별도 제작 영상 안내에 따라 카카오 챗봇을 활용해 관객들이 함께 스토리와 관련된 퀘스트를 수행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이에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더팩트>에 "영화 외에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콘텐츠로 10~30대의 예매율이 높았다. 또 일반 회차와 비교했을 때('파묘' 기준) 무비퀘스트 회차는 10~30대 관람 비중이 약 8%p 높은 수치를 보이며 특별한 요소에 대한 관객의 니즈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작품으로 또 관객들을 찾아갈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또한 영화관 내 여러 체육시설을 조성한 CJ CGV는 T1·수퍼플레이와 'e스포츠 기반의 공동 사업 추진'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CJ CGV는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사업자로서 보유하고 있는 공간 및 역량을 바탕으로 제반 사항 협력에 힘쓰고 T1은 선수단 및 IP를 활용해 공동 사업에 참여한다. 슈퍼플레이는 그동안 축적해온 IP 라이선스 사업과 게임 커머스 및 T1 BASE CAMP(T1 베이스 캠프) 운영 등의 노하우를 공동 협업에 지원할 방침이다.
손을 맞잡은 이들은 e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를 접목한 새로운 공간 모델을 검토 중이다. CGV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부터 e스포츠를 생중계했는데 많은 관객이 다 같이 모여서 즐기는 문화를 선호하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고 사업 추진 배경을 밝혔다.
이어 관계자는 "관련 공연이 오픈되면 매진되고 객석률도 100%에 가까웠다. e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함께 즐길 수 있는 특화된 공간의 장을 만들면 좋을 것 같았다"며 "서울에 있는 롤경기장에 CGV의 매점을 입점했다. 이렇게 각자의 노하우를 집약해서 e스포츠와 CGV의 협업이 지속될 수 있는 공간 활용을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는 코로나19 동안 OTT에 익숙해진 관객들의 발걸음을 돌리기 위해 '특별관'을 생존 전략으로 꾀했다. 이들은 크고 선명한 스크린을 비롯해 안방에서 경험할 수 없는 여러 기술을 접목한 상영관인 특별관의 종류와 수를 점차 늘리며 '오직 영화관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을 관객들에게 선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23년 한국영화산업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영화의 특별관(아이맥스 4D 스크린X 등)의 매출액은 195억 원으로 전년보다 36.9% 급증했다. 특별관에서 한국 영화를 본 관객은 116만 명으로 22.3% 늘어났다.
또한 지난해 전국 극장 수는 573개로 전년(561개)보다 2.1%, 스크린 수는 3371개로 전년(3322개)보다 1.5% 증가한 반면 좌석 수는 46만 6680개에서 46만 3935개로 0.6% 줄어들었다. 극장 수와 스크린 수는 늘어났지만 좌석 수가 감소한 것을 토대로 특별관을 확대한 멀티플렉스의 생존 전략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도전과 시도는 관객들이 응답하지 않는다면 지속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렇기에 업계는 영화에 국한된 공간만을 조성하는 게 아닌 영화와 별개인 공간을 만드는 것에도 집중하고 있다. 관계자는 "영화관이라는 공간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려 한다. 관객들이 영화만 즐기러 오는 것이 아니라 여러 브랜드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각오를 다졌다.
또 다른 관계자는 "MZ세대 관객들은 단순히 관람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체험하는 것에 더 마음을 열고 소비하는 편"이라며 "연령대별 관객의 니즈를 파악한 만큼 이에 맞게 보다 새로운 경험을 느낄 수 있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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