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홍의 클로즈업] '내 방식대로' 유영재 하차가 남긴 것


라디오 프로도 폐지…'불미스런 구설' 당사자 누리꾼들 '반발'
사적 공간 부부 얘기, 지나치면 차곡 차곡 쌓여 부메랑 '역습'

배우 선우은숙과 파경 논란 이후에도 꿋꿋이 내 방식대로 라디오 생방송을 이어오던 유영재가 이번주 중에 결국 하차 수순을 밟는다. /경인방송 유영재의 라디오쇼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좋은 얘기든 나쁜 얘기든 부부의 속사정을 방송에서 공개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부러운 얘기라면 시샘을 받기 마련이고, 나쁜 얘기라면 차곡차곡 쌓여 부메랑이 돼 결국 자신들을 겨냥합니다. 예능 프로그램의 특성상 실제보다 과장되게 표현할 수밖에 없고 사전에 의도된 연출에 따라 실제 모습이 심각하게 왜곡되기도 합니다.

선우은숙 유영재 부부가 파경을 맞은 뒤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다시 나오고 있습니다. 과거 부부예능 '스타쇼-자기야'에 출연했던 커플 중엔 무려 12쌍이 이혼한 바 있는데요. 방송의 콘셉트에 매몰돼 실제 모습은 가려진 채 시청자들이 호기심을 가질 만한 내용의 엉뚱한 방향으로 끌려가다 보면 간극이 커져 파탄 날 가능성은 그만큼 커진다는 거죠.

지난 13일 방송된 MBN '동치미'에서 선우은숙은 "이혼한 유영재 아나운서가 '삼혼'이고 자신이 '세 번째 부인'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선우은숙의 입장에선 아무리 그동안 자신이 출연하던 프로그램이라도 덮고 싶은 얘기를 방송에서 다시 꺼내기는 쉽지 않았을 얘기인데요. 선우은숙은 파경 소식이 알려진 이후 겪고 있는 복잡한 속내도 토로했습니다.

선우은숙(왼쪽)과 유영재 부부의 갑작스런 결혼과 초고속 파경은 그 의외성 때문에 더 큰 관심을 모았다. 2022년 10월 결혼한 둘은 1년6개월 만에 갈라섰다. /스타잇엔터테인먼트

◆선우은숙 '자승자박' 자기 고백, 유영재 '선문선답' 결국 라디오 하차

"어렵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요즘 사실 여러가지 충격적인 일들로 인해서 여러 번 쓰러지기도 했고 병원에 실려가기도 했다. 아직 회복은 잘 안된 상태다. 짧은 시간 동안에 이런 결정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저한테 남아 있는 시간도 소중하다고 생각해서였다."

한마디 한마디 말의 행간에서 선우은숙의 고통스런 심경이 고스란히 묻어났는데요. 결혼을 결심하는 과정에서 유영재에게 속았다는 걸 인정하며 한숨을 내쉬기도 했습니다. 선우은숙은 자신이 '삼혼 대상'이란 사실을 알았다면 8일 만에 초특급 혼인신고를 하지는 않았을 거란 속내도 밝혔습니다. 결혼을 목적으로 본 모습을 감췄다면 이는 사랑을 가장한 기만입니다.

선우은숙은 자신이 삼혼 대상이란 사실을 알았다면 8일 만에 초특급 혼인신고를 하지는 않았을 거란 속내도 밝혔다. 논란 직후에도 MBN 동치미에 계속 출연하는 모양새가 불편하다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MBN 동치미

◆동정보다 부정적 시각이 더 많은 이유, 본인들만 모르는 '관심' 착각

논란 이후 라디오 생방송을 이어오던 유영재가 결국 하차합니다. 유영재는 지난 19일 경인방송 라디오 '유영재의 라디오쇼' 생방송 중 "다음 주부터 제 삶의 달력을 보니깐 월요일에 쉬고 화요일, 수요일 일하고 목요일부터 쉬고 쉬고 쉬고"라고 언급했습니다. 이번 주부터 당분간 임시 DJ체제로 진행하고, 유영재 이름의 프로그램도 최종 막을 내리는 수순입니다.

마땅히 할 말이 없을 때 흔히 '유구무언'이라고 합니다. 궁색한 상황에선 어떤 말을 해도 대중이 납득하지 못할 것이란 판단 때문일까요. 유영재는 선우은숙의 삼혼 폭로 이후 별다른 입장표명 없이 라디오 진행을 통해 자신의 처지를 합리화 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왔습니다. 갈수록 여론은 악화됐고 급기야 누리꾼들이 라디오 하차를 요구하는 상황에 내몰렸습니다.

선우은숙에게도 동정보다 부정적 시각이 더 많아보입니다. 논란 직후에도 MBN '동치미'에 계속 출연하는 모양새가 불편하다는 분위기였습니다. 유명인들은 대중의 관심과 지지가 사라지면 있으나마나 한 존재로 전락합니다. 그래서 때론 염치나 체면 때문에 후퇴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아무리 할 말이 많아도 다수가 원치 않으면 한 발 물러나 있는 게 정답입니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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