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편성된 '한 번쯤 이혼할 결심'…아동학대 논란은 어떻게?[TF초점]


정대세-명서현 부부, 가상 이혼…"슬프다" 아이들 당황
제작진 "녹화 후 연락 통해 가족 케어"…방영 날짜 미정

지난 1월 파일럿으로 시작한 MBN 예능프로그램 한 번쯤 이혼할 결심이 4월 정규편성으로 돌아온다. /MBN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최근 이혼을 소재로 한 예능프로그램이 다수 제작되고 있다. 이 가운데 파일럿으로 시작한 '한 번쯤 이혼할 결심'이 인기에 힘입어 정규편성을 확정지었다. 그러나 아동학대 논란이 한차례 일었기에 정규편성에선 어떤 모습을 보일지 이목이 쏠린다.

올 1월 14일 시작한 MBN 예능 프로그램 '한 번쯤 이혼할 결심'(이하 '한이결')은 스타 부부들이 '가상 이혼'을 준비하고 실행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내는 가상 이혼 관찰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총 5부작 파일럿으로 구성됐으며 45년 차 이혜정-고민환 부부 결혼 10년 차 정대세-명서현, 결혼 4년 차 류담-신유정 부부가 출연했다.

비록 가상이지만 이들은 이혼을 고민하는 속내와 그동안 말 못 한 부부관계 고민을 시원하게 털어놓았다. 이에 현실적인 문제를 파헤치고 가족이란 의미에 화두를 던졌다는 호평을 받았다.

특히 황혼 이혼을 고민하는 부부, 일본에서 건너와 처가살이 중인 부부, 재혼 후 쌍둥이 육아 중인 부부 등 특징이 뚜렷한 부부들이 출연한다는 점이 관전 포인트로 작용했다.

이혼이라는 소재답게 첫 회부터 파격적인 장면이 전파를 탔다. 이혜정은 "결혼이란 죽음과 같다"고 폭탄 발언을 날렸고 신유정은 "진짜 애만 없었어도"라고 말해 시청자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결국 세 쌍의 부부는 "이혼하겠습니다"라고 외쳤고 1회 시청률은 4.2%(닐슨 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을 기록하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MBN 예능프로그램 한 번쯤 이혼할 결심 2회에는 정대세-명서현 부부가 아이들에게 가상 이혼 소식을 전하는 장면이 담겼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을 향한 정서적 아동학대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MBN

그러나 2회 만에 아동학대 논란이 일었다. 1월 28일 방송된 2회에는 정대세-명서현 부부가 자녀들에게 이혼 소식을 전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날 정대세는 가상 이혼 합의서와 친권 포기서를 작성하고 보증금 없는 원룸을 구했다. 이어 아이들에게 "아빠가 집을 샀다. 엄청 좋겠지? 여기도 우리 집이고 저쪽에도 아빠 집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이들은 "안 괜찮다" "가족이 더 좋다" "슬프다" "왔다 갔다 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정대세-명서현 부부가 "떨어지는 게 아니라 슬퍼할 필요 없다. 집이 하나 더 생겼으니 가고 싶은 곳으로 가면 된다"고 설명했지만 아이들은 여전히 우울한 표정을 지었다. 정대세는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아이들은 죄가 없다. 나도 어떻게 전해야 되는지 모르겠다"며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 오죽하면 (아들이) 저런 말을 하겠냐"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해당 장면은 곧바로 정서적 아동학대 논란으로 이어졌다. 아무리 가상이라고 하지만 아이들이 부모의 이혼을 받아들이는 게 트라우마로 작용한다는 것. 또 가상임을 알고 있는 어른과 달리 아이는 현실과 가상 구분 능력이 부족해 극단적 상황극에 위험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이에 제작진은 공식 입장을 한동안 밝히지 않다 4회 방송을 앞두고 간접적으로 해명했다. 방송 직전 안내 문구를 통해 "부부와 가족 의미를 되짚어 보는 취지에서 기획됐다"며 "출연자와 가족들의 동의 및 아동의 심리 보호를 위한 전문가와 충분한 상담 뒤에 촬영됐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제작진은 <더팩트>에 "사전에 전문가를 통해 양육 재산 등에 관련해 상담을 받았다. 아이들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해 사전 인터뷰부터 편안한 분위기로 진행했고 녹화 후 가족들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케어했다"고 말했다.

MBN 예능프로그램 한 번쯤 이혼할 결심 제작진은 아동학대 논란과 관련해 사전에 전문가를 통해 양육 재산 등 상담을 받았고 녹화 후 가족들과 연락하며 케어했다고 전했다. /MBN

그럼에도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한이결'과 정대세-명서현 부부 관련 기사에는 '아동학대' 키워드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맘카페에선 "가상이지만 아동학대" "부부끼리 출연하면 더 좋았을 텐데" "아이들까지 부정적 영향을 줄까 걱정"이라는 댓글이 달렸다.

정대세는 논란을 의식한 듯 종영 소감으로 "가족은 내 전부다. 아이의 고귀함과 동반자의 고마움을 평생에 걸쳐 유리 다루듯 신중하게 다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세영 PD도 "세 가족이 가상 이혼 후 삶을 통해 '각자 문제점을 객관적으로 지켜보며 이혼의 현실적 무게감까지 느껴 좋은 경험이 됐다고 스튜디오에서 밝힌다. 가족의 소중함을 역설적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아동학대' 논란의 찝찝함을 지울 수 없다.

이 가운데 '한이결'은 정규편성을 확정지으며 시청자들을 또 만난다. 제작진은 지난 2월 "파일럿을 성공리에 마친 가운데 시청자의 열띤 관심에 힘입어 4월 중 정규편성으로 돌아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더 탄탄해져 돌아옴을 예고한만큼 아동학대 논란을 완전히 지웠는지가 관건이 됐다.

이혼 예능이 쏟아지는 가운데 아이들에게 미칠 영향을 제대로 고려하지 못한 채 방송에 나와 문제가 되고 있다. 이미 한번 논란이 일었던 '한이결'이 기획 의도와 간접적 해명에 맞게 재정비해 돌아올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한번쯤 이혼할 결심'은 정규편성을 확정지었으나 구체적인 방영 날짜는 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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