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공미나 기자] "전 세대가 공감하고 이입할 수 있는 소재를 찾다 보니 가족, 남매였어요."
쏟아지는 연애 예능 속에 또 한 편의 새롭고 흥미진진한 연애 예능이 등장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티빙 '환승연애' 시즌 1·2 주목받았 이진주 PD가 새롭게 내놓은 JTBC·웨이브 '연애남매'다.
이 프로그램은 여러 남매들이 한 집에 모여 서로의 연인을 찾아가는 예능이다. 이진주 PD가 10년 넘게 몸 담았던 CJ ENM을 떠나 지난해 JTBC로 이적한 뒤 처음 내놓은 작품이다. 이진주 PD는 "새로운 걸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실패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컸다. 잘할 수 있는 걸 하되 최대한 새로운 느낌이 나는 걸 해보자는 마음으로 '연애남매'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연애남매'는 '환승연애'와 비슷한 듯 다르다. '환승연애'가 헤어진 연인이라는 관계성을 끌어왔다면 '연애남매'는 친남매라는 관계성을 연애 프로그램에 녹였다. 이진주 PD는 "관계성을 가진 사람들이 페어로 나오는 걸 생각하다가 남매라는 키워드가 떠올랐다"고 했다.
다섯 쌍의 남매를 섭외하는 데만 반년이 걸렸다. 두 사람 모두 모두 솔로이고, 매력적이어야 하고, 방송 출연에 거부감이 없는 남매를 찾다 보니 범위가 지나치게 좁았다. 이진주 PD는 "섭외가 너무 어려웠다"며 "오빠는 관심이 있었는데 여동생이 거부해서 출연이 성사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연애남매'에는 다양한 모습의 가족과 남매가 등장한다. 평범한 가정에 속한 남매가 있는가 하면, 부모님이 이혼을 한 남매,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오랜 시간 어머니의 병간호도 하며 돈독해진 남매도 있다.
가족사를 다룰 때 제작진의 배려도 눈에 띈다. 이진주 PD는 "이 프로그램에 나온 출연자들이 상처받는 걸 원하지 않는다. 모두 행복하고 좋은 기억으로 남겨갔으면 좋겠다. '연애남매'를 통해 다들 삶의 만족도가 더 높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출연자들을 소중히 대했다"며 출연자들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출연자들의 매력 포인트를 묻자 이진주 PD는 가장 긴 답변을 내놨다. "용우 주연 남매는 서로가 서로의 반사판 같은 느낌이에요. 같이 있으면 더 빛이 나죠. 재형 세승 남매도 참 이상적이에요. 두 사람은 사랑을 주는 법을 잘 아는 사람 같아요. 초아 철현 남매는 분위기가 좋아요. 두 사람이 서로를 어떻게 의지하며 살아왔는지를 듣고 나면 더 아름답고 멋있죠. 윤하 정섭 남매는 웃는 모습에 반했어요. 윤재 지원 남매도 매력적이에요. 윤재 씨는 솔직하고 꾸밈이 없어요. 지원 씨는 다양한 매력이 있고 사람을 무장해제시키는 은근한 애교가 있어요."
다섯 쌍의 남매 중 윤재 지원 남매를 메기로 선택한 이유는 "다른 남매들과 색이 많이 달라서"였다. 이진주 PD는 "두 사람이 10대 때부터 오랜 유학생활을 했다. 타지에서 오래 살며 다져온 '인싸력'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또 투닥거리지만 그 안에 있는 믿음과 신뢰가 커 보였다. 이 두 사람이 중후반부 큰 이야깃거리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출연자 섭외만큼 장소 섭외도 쉽지 않았다. 이진주 PD가 연애 프로그램의 숙소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이미 유명하다. 과거 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에서 그는 '환승연애' 시리즈의 배경이 된 집 대여비용만 무려 1억 원을 썼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진주 PD는 "우리 나라에 사람은 많아도 집은 그만큼 많지 않다"며 "'환승연애' 시즌 1, 2를 준비할 때 본 집을 또 보기도 했다"며 "공간도 프로그램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한다. 프로그램에 나오는 집은 마당이 정말 예쁘다. 또 출연자들이 거실에 도란도란 앉아 있을 때 특유의 아늑함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있어서 공간만큼 중요한 것은 음악이었다. 이 PD는 "음악은 제작진의 의지대로 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라며 "음악은 사람이 뿌리는 향수 같다. 대놓고 눈에 보이지 않지만 무의식에 침투해 영향을 많이 끼친다"고 강조했다.
'연애남매'는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OTT 웨이브에서 공개되고, 1시간 뒤 JTBC 채널에서 방송된다. 이진주 PD는 "처음엔 TV 방영을 목표로 프로그램을 준비해서 이런 소재를 선택했다. 중장년층도 재밌게 볼 수 있는 연애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목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TV와 OTT 양쪽으로 송출되는 하이브리드로 만드는 게 참 어렵긴 하다. OTT에만 공개되는 거였다면 조금 더 자극적인 소재를 골랐을 것"이라고 했다.
회차가 거듭될수록 입소문을 타고 화제성도 날로 커지고 있다. 화제성 조사 회사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연애남매'는 TV-OTT 통합 비드라마 부문에서 2주 연속 1위를 달성했다. 또 웨이브의 주말 신규유료가입견인 지수에서는 4주 연속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TV 시청률은 높지 않지만 엉금엉금 오르고 있다. 첫 회 0.8%로 시작해 4회에서 1.0%를 넘겼고 6회 1.2%로 최고 시청률을 찍었다. 가장 최근 회차인 7회는 1.1%다. 50대 이상 시청률이 나쁘지 않다는 점에서 소정의 목표는 달성했다. 이진주 PD는 "처음엔 1%만 넘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1%를 넘겼다"며 "아무래도 TV를 트는 분들이 중장년층이 많으니 꽤나 관심을 보이는 것 같더라. 데이터를 보면 중장년층도 흥미롭게 봐주시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연애남매' 초반 회차가 가족애를 보여주는 데에 집중했다면 후반은 연애에 조금 더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이진주 PD는 "시간이 지날수록 출연자들의 마음이 더 커져갈 거다. 상대의 마음과 내 마음을 비교해 보기도 하고 혈육과 고민을 나누기도 한다. 혈육 찬스를 쓰는 출연자도 있다. 여러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며 재미를 기대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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