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문화영 기자] 가수 겸 배우 수호가 데뷔 이래 처음으로 사극에 도전한다. 그간 현대극에서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온 그이기에 이번 변신에 많은 이들이 기대 중이다. 또 최근 사극 열풍이 불고 있는 터라 수호가 이 인기에 탑승할지 이목이 쏠린다.
1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 그랜드볼룸홀에서 MBN 새 주말 미니시리즈 '세자가 사라졌다'(극본 김지수·박철, 연출 김진만)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김진만 감독을 비롯해 배우 수호 홍예지 명세빈 김주헌 김민규가 참석했다.
'세자가 사라졌다'는 세자가 세자빈이 될 여인에게 '보쌈'을 당하면서 벌어지는 조선판 로맨스 코미디로 2021년 방영된 '보쌈-운명을 훔치다'에서 호흡한 김지수 박철 작가가 다시 뭉쳐 만든 스핀오프다. '보쌈-운명을 훔치다'는 당시 최고 시청률 9.8%를 기록했다.
먼저 김진만 감독은 "시작은 보쌈이나 본질적인 이야기는 '간택'"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조선시대에는 간택으로 배우자를 맞이했는데 이면엔 큰 폭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비(명세빈 분)와 상록(김주헌 분)이 30년 전 간택으로 비참한 인생을 살고 이후 데칼코마니처럼 운명을 맞게 된 세자(수호 분)와 세자빈(홍예지 분)의 이야기"라며 "주인공 모두가 '간택용'으로 세대를 교차하는 가슴 시린 이야기를 전한다. 이게 관전 포인트"라고 덧붙였다.
극 중 수호는 세자 이건 역을 맡는다. 그는 해종의 죽은 부인 장 씨 소생의 장남으로 아버지 해종이 반정으로 보위에 오르자 왕세자에 책봉됐다. 뛰어난 미모를 가진 이건은 유한 성품과 강인한 정신력의 소유자다.
이 작품으로 수호는 데뷔 후 첫 사극에 도전한다. 그는 "사극톤과 조선시대 표현이 쉽지 않다고 생각해 부담이 된 건 사실"이라고 솔직하게 말하면서도 "'킬미힐미' 팬인데 김 감독님이 연출한 걸 알고 '부담감을 이겨내서라도 작품에 도전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주로 현대극에서 활동한 수호는 이전 작품과 달라진 점을 설명했다. 그는 "20부작이고 또 사극이기에 세자의 일대기를 다룬다. 수호의 '다채로움'과 '다양함'을 보여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원래 '상견례 프리패스상' 수식어가 있는데 이번에 '세자상'이라는 말을 들으면 행복할 것"이라고 진심을 드러냈다. 이를 들은 김 감독 역시 "제목에서 볼 수 있듯 세자라는 인물이 여러 상징을 갖고 있다. 관상도 중요했고 사명감과 정의감이 있는 수호를 떠오르게 했다"고 말해 현장에 훈훈함을 더했다.
수호는 '세자가 사라졌다'를 위해 새 앨범 준비까지 미뤘다고 한다. 이날 장발로 나타난 그는 "앨범 때문에 머리를 길렀고 그 과정에서 '사극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 작품에 운명처럼 캐스팅돼 앨범을 미뤘다"고 말했다.
홍예지는 예비 세자빈 최명윤으로 변신한다. 그는 어의 최상록의 고명딸로 왕실과 최상록의 합의하에 세자빈으로 내정된다.
올해 초 KBS2 '환상연가'에 출연한 홍예지는 연달아 사극 주인공에 캐스팅됐다. 이와 관련해 홍예지는 "'환상연가' 이후 "'내가 다른 캐릭터를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었다. 그런데 작가님의 필력과 감독님의 연출을 믿고 가면 '또 다른 모습의 나를 끄집어 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환상연가'와 차별화를 꾀했다는 그는 "명윤이는 밝고 말도 거침없이 하는 아이다. 그렇기에 전작품 캐릭터와 겹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명세빈은 전전대 왕의 두 번째 중전 민수련으로 김주헌은 내의원의 수장인 정이자 어의 최상록을 김민규는 세자 이건의 이복동생 도성 대군으로 분한다.
지난해 '낭만닥터 김사부' 시리즈와 '무인도의 디바' 흥행 이후 긴 호흡의 사극에 도전한 김주헌은 "분장과 세트장을 준비하는 등 시간 소요적 부분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말했다. 명세빈은 "보쌈을 잘 당해야 운명적인 상대를 만난다"고 작품을 설명해 본방송에 기대감을 높였다.
이날 김 감독은 김민규를 향해 "티모시 샬라메를 뛰어넘을 것이니 영어 공부를 하자. 그리고 헐리우드에 진출 해라"라고 말해 현장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김민규는 "감독님 발언에는 저의 의견이 하나도 없다"고 말하면서도 "예쁘게 말씀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답했다.
특히 김민규는 상남자 면모를 보이기 위해 외모 변신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그는 "운동도 열심히 하고 얼굴선을 보여주기 위해 다이어트로 13㎏ 감량했다. 앞이 잘 안 보이고 힘들었지만 즐겁게 촬영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주말 미니시리즈인 '세자가 사라졌다'는 tvN 토일드라마 '눈물의 여왕'과 MBC 금토드라마 '수사반장 1958'과 맞붙는다. 수호의 변신과 더불어 막강한 경쟁작들 사이에서 살아남을지 관심이 쏠렸다. 이날 '김수현-이제훈-수호' 구도도 언급됐다.
이에 수호는 "부담된다"면서도 "경쟁보다 제 스스로와 싸우고 있다. 저와 경쟁 중"이라고 재치 있게 답했다. 이어 "최근 1년 가까이 사극 열풍이 불었다. 그런데 다행인 건지 동시간대 작품엔 사극이 없다"며 "사극을 원하는 시청자들을 충족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수호는 작품의 관전 포인트를 자세히 짚었다. 그는 "(작품) 홍보는 '로맨틱 코미디'로 하고 있으나 '서스펜스' '스릴러' 느낌도 강하다. 사건이 로맨스 라인, 스릴러 라인으로 가다가 10회쯤 두 개가 만난다"며 "'어떻게 풀리려나' 궁금증을 가지고 인물들의 사랑스러움도 따라가되 주요 사건을 추리하며 보면 재밌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자가 사라졌다'는 13일 밤 9시 40분에 첫 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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