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제 매력이요? 솔직하고 사랑스러운 성격 같아요."
틀린 말이 없었다. 배우 신슬기를 실제로 만나 대화를 나눈 순간 그가 왜 '솔로지옥2'에서 인기가 있었는지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는지 깨달았다. 매력적인 배우이기에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신슬기다.
신슬기는 25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피라미드 게임'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총 10부작인 작품은 지난 21일 티빙을 통해 전편 공개됐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피라미드 게임'은 한 달에 한 번 비밀투표로 왕따를 뽑는 백연여고 2학년 5반에서 학생들이 가해자와 피해자, 방관자로 나뉘어 점차 폭력에 빠져드는 잔혹한 서바이벌 서열 전쟁을 그렸다.
신슬기는 '피라미드 게임'을 통해 첫 연기 데뷔에 나서며 본격적인 배우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극 중 전교 1등 FM 반장이자 서도아 역을 맡았다. 서심병원 병원장의 외동딸이자 백하린(장다아 분)과 함께 서열 피라미드 A등급을 유지하는 서도아를 완벽하게 표현하며 시청자들에게 연기 합격점을 받은 신슬기다.
신슬기는 데뷔작을 마친 소감으로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간 촬영했던 작품"이라며 "감독님부터 배우, 스태프들까지 훌륭한 분들이 모여 정말 피땀눈물 흘려가며 노력해서 담았다. 그런 작품이 세상에 나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같아서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밝혔다.
'피라미드 게임'은 유독 신예 배우들이 많은 작품이었다. 때문에 김지연을 제외하고는 모든 배우가 오디션을 통해 작품에 합류했다. 신슬기도 마찬가지였다. 더군다나 처음부터 서도아 역을 염두에 둔 것도 아니었다. 그는 "어떤 역할을 맡을지 모르는 상태에서 감독님을 만났다. 준비된 대본 중 마지막 대사를 뱉었을 때 감독님께서 쓰고 있던 안경을 건넸다. 그때 '내가 만약 이 작품을 하게 된다면 서도아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돌이켰다.
"원래부터 원작의 팬이었을 정도로 재밌게 봤던 작품이에요. 그래서 이 작품에 참여한다고 했을 때 너무 영광스러웠어요. 원작 팬들이 많기 때무에 부담보다는 책임감을 느꼈어요. 다시 교복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은 설렜어요. 아직은 고등학생을 연기해도 되는 나이지 않나요?(웃음)"
신슬기는 자신만의 서도아를 완성하기 위해 가장 먼저 '반장'이라는 직책이 주는 '무게감'에 집중했다. 그는 "도아의 말투와 제스처 등을 계속해서 연구했다. 실제로 책임감 있고 진중한 느낌의 반장이 반에 한 명쯤은 있지 않나. 나 또한 학창시절의 경험을 떠올려서 그 친구라면 어떤 말을 하고 표정을 지었을지 계속 상상해 봤다"고 설명했다.
이후 서도아를 둘러싼 여러 인물들의 관계성을 신경 썼다. 신슬기는 "도아의 주변으로 성수지(김지연 분)와 아빠, 백하린 김다연(황현정 분)이 있는데 각각의 관계성을 정확하게 파악하려고 했다. 도아가 이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어떤 서사가 있을지 등을 먼저 채웠다. 또한 도아가 점점 수지의 편으로 돌아서는 모습에서는 비언어적인 표현이 많이 중요했다. 때문에 대사 없이 눈빛과 표정만으로 시청자들을 설득할 수 있게끔 많이 연구했다"고 전했다.
특히 서도아는 피라미드 게임의 진행자로서 냉철하고 칼 같은 태도를 유지하며 규칙 설명을 도맡고 게임을 이끌어야 했다. 그리고 신슬기는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100% 소화했다. 그 기반에는 정확한 딕션과 차분한 발성이 있었다.
사실 신슬기는 배우 이전에 아나운서를 준비했던 전력이 있다. 당시의 경험이 서도아를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됐을까. 신슬기는 "지나고 보면 헛된 경험은 없다는 말이 있지 않나.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 아나운서를 준비할 당시 카메라 앞에 서보는 연습을 많이 했었다. 그래서인지 실제 촬영 현장에 갔을 때 처음인데도 크게 긴장이 되지 않았고 시선 처리에도 별다른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다"고 전했다.
신슬기의 연기 도전은 많은 이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처음 얼굴을 알린 건 넷플릭스 연애 예능 '솔로지옥2'였다. 이 과정에서 신슬기가 서울대 출신 피아니스트이자 아버지는 의사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랬던 신슬기가 갑작스럽게 배우로 진로를 바꾼 계기가 있었을까. 또한 연기 활동은 언제부터 생각하고 있었던 건지 궁금했다. 신슬기는 "어렸을 때부터 영화 등을 보면서 나도 좋은 작품으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했었다. 피아노를 연주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었다. 작품은 아닐지라도 어떤 매체를 통해서든 무대에 올랐을 때 들어주는 관객들이 있다는 것이 좋았다. 연기라는 영역도 음악과 비슷한 것 같다"고 전했다.
"워낙 피아노를 오래 배웠고 입시도 좀 오래 했어요. 그래서인지 대학교에 가서는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실제로 미스춘향 대회도 나가고 '솔로지옥'에도 출연한 거예요. 연기도 이때부터 꿈을 키우고 공부도 했어요."
최근 일반인들이 출연하는 리얼리티 예능이 많아지며 일부는 프로그램을 자신의 홍보 수단으로 이용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때문에 배우로 전향한 신슬기의 행보에도 마냥 우호적인 시선만 따르진 않았을 것이며 선입견을 가진 대중도 분명 있었을 터다. 이에 대한 우려와 부담은 없었을까.
신슬기는 "걱정이 없었다면 그건 거짓말이다. 너무나도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었다. 그래서 더욱더 노력했다. 이 작품에서만큼은 신슬기가 아닌 서도아로 보이고 싶었다. 그래야만 내 캐스팅이 작품에 폐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감사하게도 신슬기와 서도아를 다르게 본 분들도 꽤 계신 것 같아 노력의 이미가 있지 않았나 싶다"고 털어놨다.
'피라미드 게임'을 통해 연기 활동에 첫발을 뗀 신슬기는 다음 단계를 계속해서 생각 중이다. 그는 "'솔로지옥2'와 '피라미드 게임'으로 인사를 드렸지만 내게는 아직 더 많은 모습이 있다. 시청자들께서 기대하고 기다려준다면 더 다양한 모습으로 즐거움과 사랑을 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제가 첫 시작으로 알려진 건 '솔로지옥2'인데 그걸 통해서 새로운 인생의 경험을 했어요. 반면 '피라미드 게임'은 제게 배우로서 첫 단추이자 첫 도전이었죠. 첫 단주를 잘 뀄다는 점에서 '피라미드 게임'은 오래도록 의미 있는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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