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강일홍 기자] 바야흐로 만능엔터테이너 시대다. 가요계 신인들도 멀티플레이어가 더 주목을 받게 마련이다.
트롯가수 장태희는 다양한 이력을 가진 실력파다. 국악(민요)으로 다져진 호소력 짙은 보이스가 매력이다.
그가 최근 nCH엔터테인먼트(대표 정창환) 첫 트로트 레이블인 그레인엔터테인먼트에 유망 신인으로 둥지를 틀었다. nCH는 MBN 오디션프로그램 '현역가왕'과 똑같은 포맷으로 일본에서 방영한 '트롯걸재팬'을 런칭한 회사다.
네이처, 엔싸인, 하동연 청춘스타 등 K-POP가수와 아이돌 배우들이 대거 소속돼 있다. 트로트 가수로는 최근 신유가 1호 영입 멤버로 둥지를 틀었고, 여가수로는 장태희가 처음이다. 그만큼 실력과 다양한 재능,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은 셈이다.
장태희는 TV조선 '미스트롯2'에 도전해 본선 2차전에서 가수 영지와 데스매치를 벌이며 주목을 받았다. 저음부터 고음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폭넓은 성량, 정통 트로트 장르에 최적화된 허스키 보이스가 매력이다.
그가 커버송으로 부르는 대중 히트곡 중에는 '소양강처녀' '남행열차' 외에도 '고향역'이나 '고장난 벽시계' 같은 남자 가수들의 노래도 많다. '가요무대' 등 방송에서도 그는 종종 이런 선택의 기회가 주어졌고, 특별한 느낌으로 어필한 바 있다.
'될성 부른 나무는 떡잎부터'란 말처럼 장태희의 탤런트적 기질은 어려서부터 돋보였다. 부산 태생으로 부산 수영중학교 시절에 이미 '어방놀이'의 선창을 2년간 도맡았다. 어방놀이는 남해안 지방에서 후릿그물로 고기를 잡는 과정을 엮은 민속놀이 중 하나다.
부산 마케팅고 시절엔 영남농악운우풍뢰 사물놀이패에서 장구와 징잡이 등 주요 역할을 맡아 3년간 활동했다. 이뿐이 아니다. 장태희는 어려서부터 요리에도 특별한 재능을 발휘했다.
여고생 신분으로 유명 요리대회에 나가 '가을에 풍치있는 바다'라는 제목의 도미요리로 최연소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다. 부산여대 시절엔 아르바이트생 신분으로 각종 호텔 요리경진대회에 상을 휩쓸기도 했다.
"어려서부터 세상 모든 일에 관심이 많았어요. 뭐든 관심을 가지면 빠져들곤 했죠. 사물놀이도 그랬고, 요리도 그렇고요. 곁눈질로 배워도 금방 따라하고 새로운 걸 창조해낸다는 얘길 많이 듣고 자랐죠."
그는 하고 싶은 일도 많았지만, '뭐든 하면 잘한다'는 칭찬이 익숙한 한 마디로 만능 재간둥이였다.
대학 졸업후 대기업에 근무하면서 우연한 기회에 경기민요 이호연 명창과 인연이 닿으면서 민요에 빠져들었고, 주경야독하면서 공부한 끝에 경기도가 주관하는 민요경창대회에서 당당히 대상을 수상했다.
그러다가 우연히 TBS 라디오 '트롯가요제'에 도전하게 됐고, 작곡가 윤명선과 인연이 닿으면서 또 한번 대중가수의 길로 방향을 틀었다. 이처럼 장태희는 트로트 가수가 되기까지 먼길을 돌고 돌았다.
장태희는 2010년 EP앨범 '모던 트로트'를 내고 정식 데뷔했지만, 사업 등 예기치 않게 다른 영역으로 분야를 넓히면서 3년전 '미스트롯2'에 도전하기 전까지 긴 공백을 가졌다.
그 중 하나가 한중문화공연 기획자다. 장태희는 2019년 하반기 한중일 공연을 대성황리에 마무리한 이력을 갖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이 겹치면서 어려움을 겪다가, 2022년 한국법인 코리아창신 부사장으로 재직하며 국제공연사업가로 역량을 키웠다.
장태희는 28일 오후 <더팩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현재 제 스타일에 가장 잘 어울리는 '신박한 완뽕'(정통 트로트) 신곡을 준비 중"이라고 밝힌 뒤 "새로 둥지를 튼 소속사를 기반으로 빠른 시간 내 훨훨 날아보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저는 집중력이 강해서 제대로 맘먹고 시작하면 뭐든 자신이 있다"면서 "다른 곳에 한눈 팔지 않고 오직 트로트 가수로서 역량을 발휘하고 싶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키 172의 늘씬한 키의 시원한 비주얼과 다양한 음폭을 겸비한 그는 정통 트로트 장르는 물론 엔카(일본가요) 가창에도 특별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