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묘'든 영화계①] 장재현 감독, 'K-오컬트 장인'이 세운 新기록들


전 세계 133개국 판매→개봉 24일 만에 900만 돌파
'곡성' 넘고 한국 오컬트 영화 사상 최고 흥행작 등극

장재현 감독이 5년 만에 선보인 신작 파묘가 개봉 18일 만에 누적 관객 수 800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 질주 중이다. /박헌우 기자

'파묘'가 높은 완성도와 배우들의 열연 그리고 뜨거운 입소문에 힘입어 적수 없는 흥행 질주를 펼치며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에 힘입어 뚝심 있게 K-오컬트를 판 장재현 감독은 영화계에 굵직한 획을 그었고 작품을 이끈 배우들은 필모그래피에 의미 있는 한 줄을 새기고 있다. 이에 <더팩트>는 감독과 배우들의 유의미한 기록을 조명하고 '파묘'든 관객들과 '파묘'들 수밖에 없는 여러 요소를 제공한 숨은 공신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더팩트|박지윤 기자] 장재현 감독의 기록 행진은 현재 진행형이다. 그는 '파묘'로 한국을 넘어 전 세계 영화계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그동안 장 감독은 김윤석·강동원 주연의 '검은 사제들'(2015)과 이정재·박정민 주연의 '사바하'(2019)로 K-오컬트 세계관을 탄탄하게 구축하며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다. 그리고 그는 약 5년 만에 신작 '파묘'로 자신의 필모그래피는 물론 '서울의 봄'(2023) 이후 이렇다 할 화제작이 없었던 한국 영화계에 따스한 흥행 기운을 제대로 불어넣었다.

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다. /쇼박스

지난달 22일 스크린에 걸린 '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그리고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로 배우 최민식 유해진 김고은 이도현 등이 열연을 펼쳤다.

개봉 3일째 100만 4일째 200만 7일째 300만 9일째 400만 10일째 500만 11일째 600만 16일째 700만 18일째 800만 24일째 900만 고지를 밟은 '파묘'는 평일에도 일일 관객 수 10만 명대를 유지하며 박스오피스를 수성 중이다.

이에 힘입어 '파묘'는 '사바하'(239만 명)와 '검은 사제들'(544만 명)의 기록을 빠른 속도로 뛰어넘으며 장 감독의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나홍진 감독의 '곡성'(687만 명)을 넘어 한국 오컬트 장르 영화 가운데 최고 흥행작에 등극했고 '검사외전'(2016) 이후 2월 개봉한 작품 중 최초로 900만 관객을 넘기며 기분 좋은 타이틀을 획득했다.

만약 '파묘'가 지금과 같은 흥행 속도를 유지하며 천만 관객을 돌파한다면 누적 관객 수 970만 명을 기록한 '검사외전'을 뛰어넘고 2월 개봉한 작품 중 천만 고지를 밟는 최초의 영화가 된다. 또한 2024년 개봉한 작품 중 처음이자 한국 오컬트 영화 최초로 천만 흥행을 달성하는 뜻깊은 기록도 추가할 수 있다.

장재현 감독(왼쪽)은 파묘로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섹션에 참석해 전 세계 관객들과 만났다. /쇼박스

5년 만의 신작으로 'K-오컬트 장인'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한 장 감독은 활동 무대를 넓혀 전 세계 관객들과 만날 예정인 만큼 그의 기록 행진도 계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개봉 전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섹션에 공식 초청된 '파묘'는 월드 프리미어 상영을 통해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후 작품을 둘러싼 영화제 초청과 판권 구매 문의가 쇄도했고 전 세계 133개국 판매를 기록하는 쾌거를 거뒀다. 2월 28일 인도네시아에서 개봉한 '파묘'는 한국 영화 흥행 1위에 오르며 신드롬급 인기를 구가하고 있고 북미와 영국을 비롯해 베트남 필리핀 태국 홍콩 등 주요 국가에서도 개봉할 계획이다.

오컬트 영화는 초자연적인 사건이나 악령과 악마 등을 주 소재로 다룬 작품으로 대중성을 기대하기보다 마니아층을 공략하는 장르로 통해왔다.

그렇기에 '파묘'는 시사회 이후 신선한 소재와 배우들의 열연으로 호평받았지만 예측 불가한 전개를 둘러싼 호불호 반응도 존재했다. 이에 따라 비수기 개봉과 장르적 한계 등 여러 이유가 더해져 장 감독의 전작들로 형성된 두터운 관객층만이 주로 응답할 것으로 예상됐다.

파묘는 검은 사제들(왼쪽)과 사바하를 넘고 장재현 감독의 최고 흥행작으로 자리매김했다. /작품 포스터

이 가운데 베일을 벗은 '파묘'는 가톨릭 구마의식으로 정통 오컬트물의 성격을 띤 '검은 사제들'과 신흥종교 비리를 파헤치며 다소 복잡한 전개를 보여준 '사바하'와 달리 마니아층과 대중성을 모두 잡았다는 업계 관계자들과 실관람객들의 평을 받으며 입소문을 제대로 탔다.

17일 기준 CGV 홈페이지를 통해 '파묘' 연령별 예매 분포를 본 결과 20대 25.1% 30대 31.0% 40대 21.6% 50대 1665%로 2~30대 마니아들을 넘어 중장년으로 관객의 연령층이 확대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뜨거운 흥행 열기를 자랑하고 있는 '파묘'와 함께 '장재현 감독의 오컬트 3부작'으로 꼽히는 작품들도 다시금 대중의 선택을 받고 있어 눈길을 끈다.

파묘의 인기에 힘입어 장재현 감독의 전작 검은 사제들과 사바하도 다시금 대중의 선택을 받고 있다. /CGV홈페이지, 티빙, 넷플릭스 캡처

'사바하'는 넷플릭스 TOP10 영화 순위에서 7위(17일 기준)를, 티빙 실시간 인기 영화에서 6위를 기록했다. 또한 '곡성'과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도 여러 OTT 플랫폼 순위에 재진입하며 K-오컬트를 향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입증했다.

이렇게 장 감독은 5년 만의 신작으로 커리어하이를 기록하고 영화계에 유의미한 발자취를 남기고 있다. '파묘'의 흥행 기세가 꺾이지 않고 천만 관객을 향해 질주 중인 만큼 그가 앞으로 추가할 새로운 타이틀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이에 한 배급사 관계자는 <더팩트>에 "완성도 높은 작품이지만 오컬트라는 장르적 한계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미신과 풍수지리 등이 중장년층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보다 넓은 연령대가 작품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 흥행의 큰 이유"라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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