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다소 어두운 소재로 시작하는 작품이지만 감독과 배우들은 결론적으로 '힐링'을 전하고자 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배우 송중기의 처연하고 서늘한 얼굴 등 신선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로기완'이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울림을 안길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넷플릭스 영화 '로기완' 제작보고회가 27일 오전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김희진 감독을 비롯해 배우 송중기 최성은이 참석했다.

'로기완'은 삶의 마지막 희망을 안고 벨기에에 도착한 탈북자 기완과 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여자 마리가 서로에게 이끌리듯 빠져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자신의 이름도 국적도 증명할 수 없는 이방인이 낯선 유럽 땅에서 겪게 되는 고난과 아픔, 그리고 냉혹한 현실에서 타인의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담겨 울림을 남긴다.

송중기는 "'로기완'은 기완이의 삶에 관한 영화"라고 소개했다. 그는 "삶이 끊어진 것 같은 마지막 희망을 안고 벨기에로 떠나 그곳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고자 하는 힘든 기완의 여정을 담았다"며 "그 안에서 많은 일도 일어나고 힐링도 받는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우리 작품을 '힐링 영화'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설명했다.

김희진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첫 장편영화 데뷔에 나섰다. 처음부터 감독으로 '로기완'을 만난 건 아니었다. 작품은 꽤 오랜 시간 전부터 기획됐는데 당시 김 감독은 작가로서 참여했다. 그는 "제작사 대표가 멜로로 연출해 보는 건 어떠냐고 제안했다. 워낙 원작 소설을 좋아하기도 했고 아름다운 작픔으로 데뷔할 수 있다는 게 귀한 기회로 여겨져 열심히 준비했다"고 밝혔다.

송중기가 이번에는 유럽의 낯선 땅 벨기에에서 난민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로기완으로 변신한다. 그는 냉혹한 현실에서 감당하기 힘든 상황들을 마주하지만 살아 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극을 이끌어 나간다.

송중기는 "처음 대본을 받은 게 6~7년 전이었다. 아무 정보도 모른 채 대본을 읽는데 신선하고 먹먹했다"고 돌이켰다. 이어 "또한 개인적으로도 내가 신선해지고 싶다고 생각했던 때였기에 재밌는 시도였다. 개인적으로 만족하는 작품"이라고 전했다.

김 감독은 당초부터 로기완 역에 송중기를 염두에 두고 대본을 집필했다. 그는 "내가 생각한 로기완은 심지가 굳으며 진흙탕 속에서 꽃을 피워내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한 김 감독은 송중기의 팬들에게 '선물 같은 작품'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송중기라는 배우가 오래 활동하며 이미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줬지만 우리 작품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얼굴이 있다. 처연해서 안아주고 싶다가도 때로는 서늘해서 얼어붙게 만든다. 그런 모습들이 시청자들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은은 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마리를 연기한다. 엄마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을 분노로 표출하면서 방황하는 마리는 로기완과 악연으로 얽힌 이후 점차 변화하는 인물이다.

특히 최성은은 마리로 변신하기 위해 불어와 사격을 해야 했다. 이에 그는 "너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최성은은 "사실 사격은 실력보다는 폼이 중요하니까 어떻게든 하는 만큼 나온다는 생각으로 임했다"며 "하지만 불어는 달랐다. 언어를 잘 알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니까 어려웠다"고 전했다.

여기에 조한철 김성령 이일화 이상희 서현우까지 탄탄한 연기력을 지닌 배우들이 로기완의 여정에 입체적인 재미를 더한다.

끝으로 김 감독과 배우들은 다시 한번 작품이 주는 '힐링'을 강조했다. 특히 송중기는 "개인적으로 '죄책감'이라는 단어를 계속 대본에 써놨었다. 이 감정을 어떻게 풀어내고 담아내야 할지 몇 년 간 고민했다"며 "그 죄책감에 벗어나는 과정에서 힐링을 받았다. 이 영화를 통해 답을 내린 결론은 '더불어 함께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로기완'은 3월 1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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