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공미나 기자] 한 때 JTBC가 '비정상회담', '냉장고를 부탁해', '슈가맨', '한끼줍쇼' 등 실험적인 포맷의 예능 프로그램으로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잡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좋았던 시절은 가고 현재 JTBC 예능 프로그램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잃었다.
이런 가운데 JTBC가 올해 이효리, 김태호 PD 등을 스타들을 앞세워 예능 왕국 재건을 노린다. 절치부심한 JTBC가 다양한 신규 예능을 예고한 가운데 오해 어떠한 성적표를 받아들지 주목된다.
지난해 JTBC 예능 성적을 살펴보면 꽤나 암울하다. 오디션 프로그램 '싱어게인3'만이 7%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그나마 체면치레를 했다. 반면 '짠당포', '택배는 몽골몽골', '웃는 사장', '손 없는 날', '듣고 보니 그럴싸' 등 대부분 예능이 시청률 0~1%를 기록하며 소리소문 없이 사라졌다.
장수 예능도 분위기는 마찬가지다. JTBC 간판 프로그램으로 꼽히는 '아는 형님'은 최근 한 달간 1~2% 시청률을 기록했다. 전성기 시절 시청률에서 반의 반 토막이 난 수준이다. 그나마 '최강야구', '뭉쳐야 찬다3' 등 팬덤을 구축한 스포츠 예능이 3~4%대를 기록하고 있다.
위기 타파를 위해 JTBC는 다양한 신규 예능을 예고했다. 3월엔 '환승연애' 신드롬을 일으켰던 이진주 PD의 신작 '연애남매'를 비롯해 4월 '이혼숙려캠프: 새로고침', '걸스 온 파이어', '세상에 이런 사람이 (가제)', 6월 '끝사랑', '전업 자녀 탈출기' 등 다양한 포맷의 예능을 선보인다. 전반적으로 리얼리티의 강점을 살렸다는 점이 눈에 띈다.
특히 주목받는 프로그램은 이효리와 김태호 PD의 신작이다. 이효리가 어머니와 함께 여행을 떠나는 리얼 버라이어티 '엄마, 나랑 단둘이 여행 갈래?(가제)'는 5월 방송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은 '효리네 민박', '캠핑클럽'으로 호흡을 맞췄던 마건영 PD가 연출을 맡는다. 하반기 방송 예정인 김태호 PD 신작은 새로운 형태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얘능과 달리 지난해 JTBC 드라마는 높은 흥행 타율을 기록했다. 연초 '대행사'를 시작으로 '나쁜 엄마', '닥터 차정숙', '킹더랜드', '힘쎈여자 강남순', '웰컴투 삼달리' 등 대부분 작품이 시청률 10%대를 넘기며 사랑받았다.
지난해 성공한 JTBC 드라마의 키워드는 대중성이었다. 폭넓은 시청층을 겨냥해 많은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 JTBC 드라마의 성공 전략이었다. 윤희웅 JTBC 전략편성실장은 2023년 드라마 라인업 공개 당시 대중성을 강조하며 "매 작품마다 시청자의 다양한 의견에 귀 기울여 '대중에게 사랑받는, JTBC다운 드라마'를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한 바 있다.
올해 JTBC는 이 성공 전략을 예능에도 적용시키는 모양새다. '모두의 예능', '밥상 예능'이 JTBC 예능이 내세운 키워드다. JTBC 임정아 예능제작본부장은 "콘텐츠를 보면서 힐링되는 느낌이 있어야 하는데, 밥상 예능이 사라진 지 오래"라며 "쓸쓸한 혼밥 예능이 판을 치고 있다. 소외되는 사람 없이 온 가족이 깔깔 웃고 떠드는 밥상 예능을 만드는 게 올해 목표"라고 설명했다.
"JTBC에 비극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하고 싶다." 임 본부장은 지난달 30일 열린 2024 예능국 기자간담회에서 2023년을 '비극'이라고 표현했다.
그도 그럴 것이 2023년은 JTBC에게 뼈아픈 한 해였다. 그 해 JTBC는 520억 원의 적자(예상치)를 기록할 만큼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때문에 지난해 10월 보도 부문을 포함해 방송 계열사 인력을 대상으로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이 희망퇴직으로 80여 명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 속 JTBC가 드라마에 이어 예능도 다시 부흥기를 맞으며 비극을 타파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mnmn@tf.co.kr
[연예부 |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