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곡(159)] 이치현 '집시여인', 현대인들 외로움 묘사


본인 자작곡, 정착하지 못하고 떠도는 유목민에 비유
라틴 아메리카 음악 추구, '한국의 산타나'로도 호칭

이치현은 85년 발매한 4집 수록곡 다 가기 전에와 추억의 밤으로 반응을 얻기 시작했다. 86년 5집 사랑의 슬픔, 88년 집시여인으로 마침내 꽃을 피운다. /KBS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이치현은 대학시절이던 78년 제1회 해변가요제에 듀엣 '벗님들'로 출전해 인기상을 받았다. 당시는 본명 이용균으로 참가했으며, 이듬해인 79년 3인조 밴드 '벗님들'로 데뷔 앨범을 발표했다.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원래는 미술학도를 꿈꿨으나 서라벌고 재학 시절 밴드부에서 익힌 플루트로 중앙대학교 기악과에 입학했고, 이때 학비를 벌기 위해 밤무대나 레스토랑에서 통기타를 연주한 경험이 가수의 길로 인연이 닿았다.

그의 음악 활동은 남들보다 빨랐지만, '해변가요제' 입상 후에도빛을 보지 못하고 한동안 지방 나이트클럽 무대를 전전해야했다. 다시 1년 뒤인 80년에 '당신만이'를 타이틀곡으로 2집, 84년 5인조로 재편한 뒤 3집을 발표한다.

무명가수의 설움은 누구한테나 아픈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는 3집 이후 음향에 전혀 신경쓰지 않고 화면에 잡히는 모습에만 신경쓰는 방송국 PD들과도 갈등을 빚었다. 한동안 방송활동을 포기하고 대학로 소극장 무대로 방향을 돌린 이유다.

실력이 있으면 언젠가는 빛을 보게 마련이다. 이치현은 85년 발매한 4집 수록곡 '다 가기 전에'와 '추억의 밤'으로 반응을 얻기 시작했다. 그리고 86년 5집 '사랑의 슬픔', 88년 '집시여인'으로 마침내 꽃을 피운다.

이치현의 인생곡 집시여인은 유목민처럼 정착하지 못하고 떠도는 모습에서 현대인들의 외로운 삶을 묘사하고 있다. 라틴음악을 추구한 이치현은 한국의 산타나 로 불리기도 했다. /KBS1 열린음악회

'그댄 외롭고 쓸쓸한 여인 끝이 없는 방랑을 하는/ 밤에는 별 따라 낮에는 꽃 따라 먼 길을 떠나가네/ 때론 고독에 묻혀있다네 하염없는 눈물 흘리네/ 밤에는 별 보며 낮에는 꽃보며 사랑을 생각하네/ 내 마음에도 사랑은 있어 난 밤마다 꿈을 꾸네/ 오늘밤에도 초원에 누워 별을 보며 생각하네/ 집시 집시 집시 집시여인'(이치현 '집시 여인' 가사)

집시의 모습을 통해 쓸쓸함과 외로움을 노래한 이 곡은 이치현이 작사 작곡했다. 유목민처럼 정착하지 못하고 떠도는 모습에서 현대인들의 외로운 삶을 묘사하고 있다. 라틴음악을 추구한 이치현은 '한국의 산타나' 로 불리기도 했다.

'집시 여인' 외에도 '사랑의 슬픔' '당신만이' '난몰라' '야생화' 등 벗님들 시절에 부른 명곡들이 많다. 이치현과 벗님들을 거쳐 솔로 활동을 하며 2016년까지 14집을 냈다. 요즘도 꾸준히 콘서트 등을 하며 활발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무명시절에 발표한 2집 타이틀곡 '당신만이'는 훗날 김건모, 김연우, 이정 등이 리메이크했다. 2014년에는 슈퍼스타K6에서 곽진언, 김필, 임도혁이 선보인 무대로 음원차트 1위에 오르며 리바이벌 히트 돼 큰 화제를 모았다.

오랜 밴드시절을 함께한 벗님들은 멤버간 불화로 인해 한동안 '벗님들' '이치현과 벗님들'로 갈라져서 활동했다. 그런 와중에 이치현은 91년 솔로로 데뷔해 90년대 중반까지 미사리 라이브 카페 '산타나'를 운영하며 7080 바람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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