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라디오와 텔레비전에서 활동했던 드라마 작가의 배경이 확장되고 있다. 채널의 다양화는 물론 OTT 서비스와 플랫폼이 신생되며 K드라마 열풍이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인기의 중심에는 드라마 작가들이 있다. 배우들이 설 수 있는 무대의 가장 기본이자 시작, 그곳을 꾸미는 작가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주>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TV 속에 '믿고 보는 배우(믿보배)'가 있다면 TV 밖엔 '믿고 보는 작가(믿보작)'가 있다. 시청자들을 울고 웃게 하는 드라마 작가들은 각자만의 극본으로 K드라마 위상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현재 K드라마는 전 세계 각국에서 방영 중이다. KBS2 '태양의 후예'는 무려 32개국으로 수출됐고 tvN '미스터 선샤인'은 한국 드라마 최초로 넷플릭스를 통해 190여 국가에 동시 방영됐다. tvN '도깨비'는 순수익 100억 원을 기록했으며 시청률 20%를 가뿐히 넘은 tvN '사랑의 불시착'은 현재 미국에서 리메이크가 기획되고 있다.

업계 통계를 살펴보면 이 흐름은 더욱 두드러진다. 7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2 방송영상 산업백서'에 따르면 방송영상 산업 매출액은 2020년 21조 9647억 원이었지만 2021년 23조 9707억 원으로 증가했다.

국내 제작사에서 제작해 TV 방영과 함께 OTT에 공개된 드라마들도 글로벌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OTT 서비스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이 공개한 2021년 넷플릭스 인기 TV프로그램 순위에는 '빈센조'와 '갯마을 차차차'가 각각 15위 28위를 차지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가 발간한 국내방송사업자 콘텐츠 수출 현황 분석을 보면 2020년 방송 프로그램(완성품) 수출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장르는 드라마다. 이는 콘텐츠 업계에서 K드라마의 글로벌 인기를 실감케 한다.

이는 작가들의 활약이 커지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예로부터 유명한 작가들은 굵직한 작품을 꾸준히 집필하고 있으며 최근 신인 작가들이 힘을 합쳐 드라마의 성장세를 견인 중이다. 또 드라마가 잘 될수록, 잘 팔릴수록 인지도와 몸값천정부지로 뛴다. 배우들만 유명세를 타는 것이 아니다.

국내 공중파 드라마 최초로 법의학을 다룬 김은희 작가는 "'밤 10시에 누가 배 가르는 걸 보겠냐'는 걱정의 목소리가 쏟아졌지만 '싸인'을 집필했다"며 성공 일화를 전했다. 그는 이후 '유령' '시그널' '킹덤' '악귀' 등을 연달하 히트 쳤다.

'품위있는 그녀' '마인' '힘쎈여자 도봉순' 등 여성 서사의 일인자로 불리는 백미경 작가는 과거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성공하면) 한 달에 3000만 원에서 4000만 원 정도를 번다. 지금은 그것보다 더 번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수연 작가는 첫 작품 tvN '비밀의 숲'으로 루키의 저력을 보였고 최롬 작가는 서비스 업종에서 17년간 근무하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JTBC '킹더랜드'를 현실감 있게 그려냈다.

이처럼 작가들의 화력이 거세다 보니 방송·제작사의 관련 움직임도 활발하다. 드라마 제작사는 보다 체계화된 시스템을 만들고 제작비를 선지급하는 등 유명하고 유망한 작가 섭외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방송사 편성에 제약이 많던 환경을 탈피하고 다양한 장르와 소재가 제작될 수 있는 배경을 만드는 등 움직임을 주도 중이다.

이 밖에도 제작사는 소속 작가를 늘리기 위해 유명 드라마 작가에게 러브콜을 보낸다. 실제로 유명 작가들은 제작사 문화창고 화앤담픽쳐스 KPJ 제이에스픽쳐스 에이스토리 지티스트 길픽쳐스 등에 몸담고 있다.

JTBC 스튜디오이자 IP(지식재산권) 콘텐츠를 기획·제작 중이 SLL은 지난해 7월 'SLL 상반기 결산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인 작가를 더욱 과감하게 찾겠다고 밝혔다.

방송·제작사가 드라마 작가 섭외에 힘쓰는 이유는 바로 '흥행'이다. 지난해 상반기 공개된 SLL의 6개 TV 작품 중 4개('대행사' '사랑의 이해' '닥터차정숙' '나쁜 엄마')가 대본을 처음 써보는 작가들의 작품이다. 이중 '닥터 차정숙'은 JTBC 드라마 라인업 중 최고 시청률 19.4%를 기록하기도 했다.

당시 박준서 제작총괄은 "신인 작가를 쓰는 것에 겁이 난다"면서도 "처음부터 만들 수 있는 신인을 발굴해 역량을 키우는 것이 정체성 확보에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SLL 관계자는 <더팩트>에 "올해 역시 드라마 결산을 준비 중이나 일시가 정해지지 않았다. 신인 작가 발굴은 꾸준히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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