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살인자ㅇ난감' 이창희 감독이 작품을 둘러싼 정치 성향 논란에 입장을 밝혔다. 꿰 맞추기가 이렇게까지 논란이 돼 당혹스럽다며 제기된 의혹들을 하나하나 해명했다.
이창희 감독은 14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넷플릭스 시리즈 '살인자ㅇ난감'(감독 이창희)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작품은 우연히 살인을 시작하게 된 평범한 남자와 그를 지독하게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당초 이창희 감독의 인터뷰는 15일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설 연휴 기간 일정을 급하게 변동하며 하루 일찍 기자들과 만났다. 이와 관련해 이 감독은 "단순 해프닝으로 끝날 줄 알았던 사건이 논란이 됐다. 처음에는 어이가 없을 만큼 말도 안 되는 지적이라 금방 사그라들 줄 알았다.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다 보니 빨리 말씀을 드려야겠다는 생각에 인터뷰를 당기자고 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이 언급한 논란은 최근 불거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연상케 하는 캐릭터 등장 의혹이었다. 극 중 빌런인 형정국 회장이 여러 면에서 이재명 대표를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이었다. 백발 머리카락에 동그란 안경 등의 모습이 닮았다는 점을 비롯해 형정국의 죄수번호 '4421'이 대장동 개발 사업 시행사가 챙긴 수익 4421억 원과 일치하다는 점이 근거였다. 또한 형정국이 구치소 접견실에서 먹는 초밥이 이 대표의 부인 김혜경 여사 법인카드 의혹 당시 집으로 배달했던 음식 초밥과 일치하며 형정국의 손녀 이름 형지수는 이 대표의 '형수 욕설 논란'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됐다.
이에 "너무 억울하고 황당하다. 해당 논란은 당연히 아니다"라고 밝힌 이 감독은 의혹들을 조목조목 해명했다. 먼저 의도적으로 닮은 배우를 캐스팅했다는 점에 대해 "우리 작품에 150명의 배우가 나온다. 연기 잘하는 배우들만 섭외하는 것도 힘든데 어떻게 특정 정치인을 닮은 배우를 찾아 섭외하나"고 토로했다. 또한 "형정국 역을 연기한 승의열 배우는 원래도 안경을 쓰고 원작 또한 마찬가지다. 헤어스타일 역시 회장님을 연기하다 보니 머리를 깔끔하게 넘긴 것"이라며 "실제로 보면 오히려 우현 배우를 닮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4421'은 내가 생각한 숫자가 아닌 의상팀에서 아무 숫자나 붙였다. 형지수라는 이름은 실제로 우리 팀의 김지수 PD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이 인물 외에도 마지막 검사도 PD 이름을 차용했으며 하다못해 '은석 치킨'도 스태프 이름을 사용한 것"이라고 전했다.
초밥에 관해서는 "기업 회장들의 클리셰"라고 강조했다. 그는 "회장들이 구치소에서 먹지만 구치소와는 어울리지 않는 음식을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게 초밥이다. 삼겹살 도시락을 싸서 갈 순 없지 않나"라고 밝혔다.
이 감독은 이렇게까지 확대해석 될 줄 몰랐다며 "처음에는 한 사람의 의견이었다. 이 의견이 이렇게까지 논란이 돼 놀랐다. 정말 말도 안 되게 꿰맞춘 해석"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이 작품이 정치 드라마가 아닌데 일개 감독의 개인적인 정치 성향이 들어가는 건 말도 안 된다"며 "연출자 개인 견해를 비정치 드라마에 몰래 녹이는 건 부당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사실 이 논란은 작품이 공개되고 이틀 후 한 사람이 올린 글에서 시작됐잖아요. 제가 보자마자 특정 정치인이 생각나게끔 노렸다면 공개되자마자 논란이 되지 않았을까요? 다만 말씀드리고 싶은 건 전 작품에 제 성향을 담을 정도로 정치에 크게 관심이 없습니다."
지난 9일 공개된 '살인자ㅇ난감'은 꼬마비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공개 3일 만에 310만 시청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했으며 인터뷰 당일인 14일 기준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비영어 TV 부문 2위에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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