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배우 김혜준이 '킬러들의 쇼핑몰'을 통해 또 하나의 확신을 얻었다. 데뷔 10년 차를 맞은 그지만 이제 시작 단계에서 조금 벗어났을 뿐이라며 겸손함을 내비쳤다. 오늘도 배우로서 한 사람으로서 성장한 김혜준이다.
김혜준은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디즈니+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7일 8회까지 모두 공개된 작품은 삼촌 정진만(이동욱 분)이 남긴 위험한 유산으로 인해 수상한 킬러들의 표적이 된 조카 정지안(김혜준 분)의 생존기를 다뤘다.
김혜준이 연기한 지안은 삼촌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그의 비밀을 알게 되고, 삼촌의 유산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이는 인물이다. 삼촌이 남겨놓은 인물들의 지원을 받으며 성장하는 것과 함께 극을 이끈다.
사실 김혜준은 '킬러들의 쇼핑몰'을 한 차례 고사했었다. 그는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JTBC 드라마 '구경이'가 끝난 직후였다. 당시에는 살인이라든지 피가 나오는 장르물을 피하고 싶었다. 안 해봤던 달달하고 인간적인 작품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던 데다 일정도 맞지 않아 합류하지 않았다. 그러다 '커넥트' 이후 다시 제안이 왔을 때 대본을 읽었는데 너무 재밌더라. '재밌으면 어떡하나. 장르를 따질 게 아니라 해야지'라는 마음에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작품은 정진만과 지안의 관계성을 주축으로 극이 시작되고 전개된다. 김혜준은 "주인공인 정진만이 죽고 시작한다는 점이 신선하면서도 시청자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될 것 같았다"며 "삼촌이 살아있을 때의 모습을 회상으로 보여주는 게 둘의 관계성을 더 애틋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돌이켰다.
정지안은 유일한 보호자였던 삼촌의 갑작스러운 죽음 후 수상한 고객들의 타깃이 된다. 그렇게 애도할 시간도 없이 다수의 킬러들을 상대로 생존을 위한 혈투를 펼친다.
이를 위해 김혜준은 무에타이 액션을 소화해야 했다. 뿐만 아니라 새총과 총을 이용한 다양한 모습도 보여준다. 평소 액션이나 운동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김혜준은 액션 스쿨을 다니며 쉽지 않았다고 고백해 웃음을 안겼다.
"촬영 3개월 전부터 액션 스쿨에 들어가서 총기 연습을 하고 무에타이 도장을 다니면서 배웠어요. 파신 역의 김민 배우는 워낙 무술을 잘하는지라 대련을 하는데, 전 그 옆에서 초등학생 친구와 통성명하고 함께 거울 보면서 스탭 밟으며 훈련했어요.(웃음)"
정지안의 주요 무기는 '새총'이었다. 총이나 단검 등을 사용하는 여느 드라마와 달리 새총을 사용한다는 점에서도 작품과 정지안의 관전 포인트였다. 김혜준은 "아무래도 처음에는 총이 아닌 새총이다 보니 멋있진 않겠다고 생각했다. 근데 새총을 보다 보니 지안이 같더라. 극 중 새총을 무시하는 발언이 있는데 사실 새총이 은근히 강력하고 위협적이다. 쇠구슬을 넣어서 던지면 나무도 뚫을 정도"라며 "외관만 보면 보잘것없고 무시당하기 쉬워 보이지만 알고 보면 강단 있고 위력을 갖고 있는 지안이랑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킬러들의 쇼핑몰'은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홍콩, 대만, 싱가포르 5개국서 3주 연속 디즈니 플러스 TV쇼 부문 TOP 10(플릭스 패트롤 기준)에 오르는 성적을 거뒀다. 원작이 1권과 2권으로 나뉘어 있는 데다 이처럼 관심을 받은 만큼 시즌 2에 대한 궁금증도 모였다. 김혜준은 "어떤 결말이 나오든 모든 건 다 열어놓고 생각하고 있다"며 "다만 난 시즌2를 하게 된다면 보다 나은 무에타이 실력을 보여드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이번 작품 전까지만 해도 장르물을 피하고 싶다던 마음도 변했다. 김혜준은 "'킬러들의 쇼핑몰'을 끝내고 나니 역시 하길 잘했다는 마음이 크다. 사람은 하고 싶은 걸 하고 살아야 하지 않나. 다른 장르를 해야 한다는 압박보다는 좋은 작품, 좋은 캐릭터라면 충분히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고 밝혔다.
2015년에 데뷔한 김혜준은 어느덧 데뷔 10년 차를 맞았다. 이를 언급하자 "벌써 그렇게 됐냐"는 그는 "8년으로 해 달라"며 웃어 보였다.
김혜준은 스스로를 "아직 아기 배우 같다"고 표현했다. 그는 "완전 시작에서는 벗어났을지 몰라도 여전히 시작 단계다. 물론 그동안 해온 시간이 분명 헛된 시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배우로도 한 사람으로도 성장한 시간이었다"고 돌이켰다.
"배우로서는 융통성이 많이 생긴 것 같아요. 현장에서 버티는 힘도, 한 곳에 고여 있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도 생겼죠. 계속 배우려고 하는 마음도 아직 성장하고 싶은 욕심이 있고 더 성장할 수 있다는 방증 같아요. 인간 김혜준으로서는 이런 시간을 겪으면서 단단해졌다는 점이 크게 성장한 부분이죠. 도망간다고 되는 것이 아니잖아요. 스스로에 대한 확신과 용기가 생겼으니 앞으로도 더 나아가 봐야겠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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