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배우 마동석이 마동석했다. 호불호는 나뉠 수 있지만 마동석의 액션 만큼은 확실했다. 전 세계에도 통한 마동석표 K-아포칼립스였다. 덕분에 마동석은 '황야'와 함께 기분 좋은 새해 출발을 알렸다.
마동석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넷플릭스 영화 '황야'(감독 허명행)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달 26일 공개된 '황야'는 폐허가 된 무법천지 속에서 살아가는 자들이 생존을 위해 벌이는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마동석은 극 중 황폐화가 된 세상에서 사냥한 식량을 물물교환하며 살아가는 황야의 사냥꾼 남산 역을 맡아 활약했다. 그는 딸처럼 아끼는 수나가 매드 사이언티스트 양기수(이희준 분)에게 붙잡히자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인물이다.
마동석은 '황야' 출연을 물론이고 제작과 각색에 참여했다. 특히 '범죄도시' 시리즈를 통해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허명행 감독과 작업을 함께했다. 더군다나 허명행 무술감독의 영화감독 연출작이기도 하다. 허 감독을 오랫동안 봐온 마동석은 그의 연출 재능을 발견했고 데뷔를 이끌었다.
마동석은 "허 감독은 탁월한 사람이다. 누구보다 뛰어난 연출력이 있다. 액션만 잘 디자인하는 게 아니라 드라마를 할 줄 안다. 아이디어도 많다"며 "'황야'가 시작이다. 나중에 전 세계 사람들이 더 열광할 만한 작품을 만들 감독이다. 액션에만 국한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황야'는 지난해 여름 개봉한 '콘크리트 유토피아'와 세계관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이목을 끌었다. 사실 이 같은 정보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시청자로서는 비슷한 배경의 등장에 당황스럽다는 반응도 뒤따랐다.
마동석은 "제작사 클라이맥스 스튜디오 변승민 대표가 '콘크리트 유토피아'와 세계관을 공유하는 작품을 먼저 언급했다. 다만 포스트 아포칼립스라는 세계관은 공유하되 아예 다른 결의 액션물을 하나 만들고자 했다. 마침 갖고 있었던 대본이 생각났다"고 기획하게 된 과정을 돌이켰다.
마동석과 허 감독, 제작진은 선택을 해야 했다. 영화로 나오는 만큼 인물마다의 긴 서사를 포함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이들은 철저하게 '액션을 위한 영화'를 선택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부족한 서사라는 혹평도 나올 수밖에 없었다.
"사실 처음 시나리오에는 각각의 서사와 사연이 담겼어요. 하지만 모든 것을 보여주기에는 시간상으로 부족한 데다 액션이 약해지더라고요. 결국 '황야'는 조금 불친절하더라도 오락성을 강조하자는 결론이 나왔어요"
'마동석의 액션'이라고는 하지만 나름 그 안에서 차별점을 주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 일례로 '범죄도시' 시리즈에서 보여주는 맨손 액션 외에도 다양한 무기를 활용한 액션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마동석은 "'황야'에서는 주먹보다 무기가 많이 사용된다. 수위도 세고 과격한 액션이 많다. 주먹 액션의 경우도 사실 기술적으로 보면 다른 점이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6일 공개된 '황야'는 공개 첫날 31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고, 다음날 37개국에서 1위를 차지하며 넷플릭스 영화부문 글로벌 1위로 올라섰다. 미국을 비롯해 영국 스페인 등의 나라에서도 순위가 상승하며 92개국 평균 순위 역시 2.6위에서 2.3위로 올라서며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마동석은 "축하 메시지를 많이 받고 있다. 특히 할리우드에서도 연락이 많이 왔다. 이들은 나와 허 감독이 의도했던 바를 정확히 알고 있더라. '게임 같은 액션 영화라서 재밌게 봤다'고 말해줘서 뿌듯했다"고 전했다.
"해외에서는 '황야'의 예산과 촬영 시간을 보고 놀라워하죠. 이 정도 예산으로 짧은 기간 안에 여러 액션을 다 찍었다는 점에 감탄을 했죠. 이제는 한국의 액션팀이 해외로 와서 촬영을 해주면 안 되냐는 질문도 많이 오더라고요. 실제로 앞으로는 그런 기회들이 많이 생길 것 같아요."
다만 국내에서는 호불호 반응이 극과 극으로 갈렸다. 앞서 짚은 대로 다소 허술한 서사와 기시감 드는 액션이 그 이유였다. 혹평도 알고 있다는 마동석은 '황야'는 '황야'만의 방향성대로 갖기 때문에 어떤 반응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짧은 시간 안에 액션신이 이렇게나 많은데 서사까지 넣는다는 건 어불성설이에요. 돈가스 전문점에서 곱창전골과 라면을 찾는 것과 같죠. '황야'의 방향성은 명확했어요. 액션 자체를 즐길 수 있는 게임 같은 영화를 만들고 싶었죠. 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이런 영화도 분명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찌 됐든 마동석과 허명행 감독의 '범죄도시' 시리즈와는 또 다른 하나의 장르물이 탄생한 셈이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밝힌 마동석이다. 이어 '황야' 역시 시리즈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냐는 질문에는 "개인적으로는 따로 생각해 보진 않았다"고 밝혔다.
대신 곧 개봉할 '범죄도시4'에 대해 귀띔해 기대감을 높였다. 그는 "전작들보다 톤이 무겁고 묵직하다. 마석도의 감정선이 전보다 세다. 앞선 시리즈만큼이나 재미있는 코미디도 담겼다"고 자신했다.
"저한테는 영화와 복싱이 다예요. 영화를 만들 때는 작품을 재미있게 만들자는 생각으로 임하죠. '범죄도시'도 마찬가지예요. 특히 이번 시즌4는 블라인드 시사회에서 시리즈를 통틀어서 평점이 가장 높았어요. 관객이 보고 좋아해 준다면 그게 제 기쁨 아닐까요. 4~5월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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