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아이시떼루…!" 주오남을 지울 수 있을까 싶었는데 완벽히 지웠다. 우려와 걱정을 '기대'로 답한 배우 안재홍이다. 그는 최근 'LTNS'에서 열연하며 한계 없는 연기력을 입증하고 있다.
1월 19일 첫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LTNS'(극본·연출 임대형 전고운)는 짠한 현실에 관계마저 소원해진 부부 우진(이솜 분)과 사무엘(안재홍 분)이 돈을 벌기 위해 불륜 커플들의 뒤를 쫓으며 일어나는 예측 불허 고작극 불륜 추적 활극이다. 'LTNS'는 'Long Time No Sex(롱 타임 노 섹스)'의 약자다.
극 중 안재홍은 택시기사이자 우진과 5년 차 부부인 사무엘 역을 맡았다. 그는 명문대 졸업 후 대기업에 취직했지만 적응하지 못하고 퇴사해 택시 운전사로 생업을 이어간다. 그러나 이 또한 본인에게 맞지 않은 옷인 듯 허송세월 하루하루를 보낸다.
사무엘은 떨어진 단추를 수선하고 우진의 양말을 직접 신겨주는 등 가정적인 남편이다. 매사 열정적이고 불같은 성향을 가진 우진과 반대로 둥글둥글하고 선한 성격을 갖고 있다. 이런 그가 우연히 알게 된 친구의 불륜으로 돈을 얻게 되자 본격적으로 불륜 커플을 추적한다.
앞서 안재홍의 컴백에 우려의 시선이 쏠렸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스크걸'에서 오타쿠 주오남으로 강한 임팩트를 남겼기 때문이다. 당시 안재홍은 탈모를 표현하기 위해 머리숱을 없애는 특수 분장을 받았고 뚱뚱한 체형에 크로스백을 착장하며 '찐따남'의 표본을 만들었다.
그뿐만 아니라 주인공 김모미(이한별 분)를 몰래 훔쳐보고 집에서 '리얼돌'과 생일파티를 하는 등 도태된 캐릭터를 완벽 소화했다. 당시 "안재홍 은퇴하나요?" "이민 가나요?"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연기를 너무 잘한 탓에 쏟아진 호평이었다.
안재홍 역시 이런 우려를 알고 있었다. 그는 지난달 17일 진행된 'LTNS' 제작발표회에서 "은퇴작이 아닌 복귀작"이라고 재치 있게 답했다.
또 이번 작품을 통해 '생활연기'의 끝을 보여주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안재홍은 "대화의 '뉘앙스'에 초점을 뒀다. 어미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말의 힘이 다른데 이 지점이 확실하게 전해져야 장면이 담고 있는 의미도 고스란히 전달될 수 있겠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이어 "부부이기에 말속에 칼날을 숨기고 있다는 것을 떠올리며 대사와 장면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그의 바람은 'LTNS'에서 이뤄졌다. 안재홍은 당당하게 번 돈은 아니지만 무언가를 해냈다는 성취감에 빠지는 모습을 자연스레 그리며 우리 주변에 있을법한 인물을 100% 고증했다.
아내 우진에게 꼼짝도 못하거나 택시가 침수됐을 때 혼날까 봐 말하지 못하는 장면, 떨어지는 집값과 달리 오르는 금리와 물가에 고민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충분했다.
또 불륜 커플을 협박하는 일이 잘못된 행동임을 알지만 돈이라는 현실적인 문제 앞에 굴복하는 모습도 현실적이다. 부자와 서민에 따라 협박 금액을 다르게 하자고 말하거나 경찰이 올까 봐 전전긍긍하는 그의 모습은 슬프고도 웃긴 상황을 자아낸다.
안재홍의 다짐처럼 'LTNS'는 복귀작이 됐다. 그동안 연기한 tvN '응답하라 1988' 정봉이 JTBC '멜로가 체질' 손범수 넷플릭스 '마스크걸' 주오남과 전혀 다른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여기에 통통 튀는 연출과 허를 찌르는 직구 대사, 빠른 전개가 어우러지며 극의 재미를 더했다.
안재홍의 완벽 변신과 함께 'LTNS'의 화제성도 핫하다. 작품은 '어른들을 위한 드라마'라는 입소문을 빠르게 탔다.
공개 3일 만에 티빙 유료가입기여자지수 3위를 기록하며 '환승연애3' '내 남편과 결혼해줘'와 나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또 매콤하고 적나라한 부부의 모습을 현실감 있게 보여줘 19금 드라마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받았다.
이 밖에도 "(불륜에 대한 죄를) 벌금형으로 받겠다" "두 개까지는 사랑이지만 세 개부터는 사랑이 아니다" 등의 대사는 시청자들을 충격에 빠트리면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손끝 맞닿는 것조차 부담스러워하던 우진과 사무엘이지만 이들은 불륜 커플을 쫓으며 서서히 가까워진다. 이 과정에서 부부관계에 대한 진지한 대화도 오간다. 불륜을 쫓고 아내와 사이가 좁혀질수록 안재홍의 내적 연기 역시 세세하게 변한다.
매 작품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안재홍. 그리고 'LTNS'를 통해 또 한 번 변신에 성공한 그이기에 앞으로의 행보에 기대가 쏠린다. 'LTNS'는 총 6부작이며 1일 낮 12시에 5, 6회가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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