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왜 영향력 있는 아티스트인가[TF초점]


'Love wins all' 뮤비 내용 두고 의견 분분
음원 공개 후 음원차트 1위 직행

아이유가 신곡 Love wins all을 발표했다. 이 곡은 공개 1시간 만에 멜론 톱100 1위로 직행했다. /EDAM엔터

[더팩트 | 정병근 기자] 아직 본 앨범은 나오지도 않았다. 그런데 마치 '이게 바로 영향력'이라는 걸 몸소 보여주듯 선공개곡부터 연일 화제다.

아이유가 지난 24일 오후 6시 신곡 'Love wins all(러브 윈즈 올)'을 발표했다. 발매 예정인 새 앨범 수록곡을 먼저 공개한 것인데 벌써 난리가 났다. 발매 전 곡 제목을 두고 말이 나와서 불과 5일 전 바꿨고 발매 후엔 뮤직비디오 해석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그것과는 별개로 이번에도 역시나 음원차트 1위를 석권했다.

'Love wins all'은 발매 한 시간 만인 24일 오후 7시 국내 최다 이용자 수를 보유한 멜론 톱100 1위에 올랐다. 2021년 8월 차트 개편 후, 여자 아티스트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정상에 올랐다. 멜론 뿐만 아니라 지니, 벅스 등 국내 음원차트 1위는 순식간에 아이유로 뒤바뀌었다. 이후 26일 오전까지 정상을 지키고 있다.

아이유이기에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그는 2010년 '잔소리'를 시작으로 신곡을 낼 때마다 1위를 석권했고 연간차트 톱10도 일상이었다. 전작이자 정규 5집 'LILAC(라일락)'을 발매한 2021년엔 연간 음원 순위 상위권에만 1위, 4위, 12위, 20위, 22위(써클차트)가 아이유였다. 신곡도 있고 이전 발매 곡도 두루 사랑받았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파급력이 더 커진 아이유는 이번에도 늘 그랬던 것처럼 1위다. 성적보다 더 눈길을 끄는 건 신곡 하나에도 쏟아지는 다양한 의견과 관심이다.

아이유는 신곡 발표 전 곡 제목을 'Love wins'에서 지금의 'Love wins all'로 바꿨다. 곡 제목이 성소수자 인권 증진을 위해 사용된 관용구 또는 슬로건과 동일하다며 'Love wins'가 이성애 콘텐츠에 차용된다면 기존 의미가 퇴색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이를 재빨리 수용했다.

당시 소속사는 "곡 제목으로 인해 중요한 메시지가 흐려질 것을 우려하는 의견을 수용하고 다양한 모습으로 사랑하며 살아가는 모두를 더욱 존중하고 응원하고자 한다"며 "곡의 메시지와 가장 반대되는 말은 혐오다. 혐오 없는 세상에서 모든 사랑이 이기기를, 누구에게도 상처 되지 않고 곡의 의미가 전달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Love wins all 뮤직비디오는 공개 후 남녀의 장애 요소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소속사는 사람들이 서로를 의지하고 사랑하면서 난관을 끝까지 이겨내는 모습을 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EDAM엔터

이후 24일 자정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자 또 다양한 해석이 쏟아지며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엄태화 감독이 연출한 뮤직비디오는 수화를 하는 여성과 앞을 보지 못하는 남성이 '네모'에 쫓기다 발견한 '캠코더' 속에서 유토피아를 본다. 이를 통해 본 유토피아 속 남녀의 모습은 장애가 없다.

비판적인 의견은 '디스토피아 속 남녀의 비극을 극대화하는 요소로 장애를 사용했다', '행복하려면 장애가 없어야 한다고 말하는 적절하지 않은 연출이다' 정도로 요약된다.

반면 디스토피아에서 남녀의 모습을 굳이 '장애'라고 한정할 수 없다는 의견들도 나오고 있다. 소속사는 엄태화 감독의 해석 가이드를 공개했는데 남녀의 설정은 "세상의 난관들을 헤쳐가기에 많은 어려움"이고 뮤직비디오는 그런 사람들이 서로를 의지하고 사랑하면서 끝까지 이겨내는 모습을 담고자 했다.

또 소속사는 "네모로 인해 육체가 소멸되고 걸치고 있던 옷만 남는다. 마지막 캠코더 화면에서 이들이 공중으로 떠오르는 것으로 암시된다. 이는 억압과 압박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롭게 날아갈 수 있음을 뜻한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옷은 현실에서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형식들이 과연 참 본질을 보여주는가에 대해 질문"이라고 설명했다.

'Love wins all' 가사를 쓴 아이유는 곡 설명에서 "누군가는 지금을 대혐오의 시대라 한다. 분명 사랑이 만연한 때는 아닌 듯하다. 반면에 도망치고 부서지고 저물어가면서도 사랑은 지독히 함께다. 사랑에게는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사랑하기를 방해하는 세상에서 끝까지 사랑하려 애쓰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고 말했다.

14년 전 '나는요 오빠가 좋은 걸'이라고 발랄하게 노래했던 아이유는 이제 '혐오의 시대를 이겨내는 건 사랑'이라는 묵직한 메시지를 담아내는 싱어송라이터다. 그 과정에서 아이유는 인기 가수를 넘어 영향력 있는 아티스트로 성장했다. 그에 따라 그가 내놓는 결과물 하나 하나에도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고 이슈가 된다.

그만큼 부담과 책임감도 크지만 아이유는 묵묵히 그 길을 가고 있다. 여기서 또 하나 돋보이는 건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빠르게 소통하는 유연함이다. 'Love wins all' 발매 전후의 상황들은 아이유가 단순히 '음원 강자'가 아니라 왜 영향력 있는 아티스트인지를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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