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는 이제 전 지구적으로 외면할 수 없는 중요한 문제다. K팝 업계에도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지만, 과잉 생산·판매가 반복 속 환경오염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다. K팝과 지구가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지속가능한 K팝'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 업계와 팬덤의 노력, 그리고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 주>
[더팩트 | 공미나 기자] K팝 앨범이 기후 위기를 앞당긴다는 비판이 커지자 지난 몇 년 사이 업계에서도 자정의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JYP엔터테인먼트, 하이브, SM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엔터사들은 2022년부터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며 환경 이슈에 적극 대응 중임을 어필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사례는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 앨범과 MD 제작이다. YG엔터테인먼트는 2022년 1월 그룹 트레저의 첫 번째 미니앨범 'THE SECOND STEP : CHAPTER ONE(더 세컨드 스텝 : 챕터 원)'을 시작으로 모든 앨범에 CD 원판을 제외한 모든 구성에 저탄소 종이와 생분해 플라스틱 등 환경보호 소재를 사용해오고 있다. 또 블랙핑크, 송민호 등 여러 가수들의 MD를 친환경 소재를 이용해 만들었다. YG 계열사인 YG플러스는 2022년 하반기 친환경 앨범 제조 자회사 포레스트 팩토리를 설립하기도 했다.
SM도 2022년 5월 발매한 NCT 드림의 정규 2집 리패키지 'Beatbox(비트박스)'를 시작으로 앨범과 굿즈를 FSC 국제산림관리협의회에서 인증받은 종이를 사용해 친환경으로 만들었다. 아울러 불량 반품 음반을 수거한 후 소재별로 분류하고 종이는 재생지로 만드는 등 폐기물을 줄이고 음반 폐기물 소각 시 배출되는 온실가스 문제를 개선하고자 리사이클링 체계를 별도로 구축하고 있다.
하이브는 2022년 10월부터 앨범 및 공식 상품에 친환경 소재를 도입했다. 또 화보, DVD, 공식 상품 등의 제품에도 친환경 제품 가이드라인 적용하기 시작했다. 포장재로 생분해가 가능한 비닐을 사용하고 있다. 하이브는 2023년 7월 발간한 첫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친환경 소재의 공식 상품 및 앨범을 늘리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실물 CD를 없앤 방식으로 앨범을 제작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하이브의 위버스 앨범, 네모즈랩의 네모 앨범, 메이크스타의 포카 앨범, 미니레코드의 플랫폼앨범 등이다. 국내 엔터사들은 이러한 실물 CD 없는 대체 앨범을 발매 옵션에 추가하는 분위기다. 가수 이채연의 경우 지난해 10월 싱글 'The Move : Street(더 무브 : 스트리트)'를 발매하며 실물 CD 없이 포카 앨범 형태로만 발매를 하기도 했다.
이러한 대체 앨범은 팬들이 원하는 실물 형태의 앨범을 소장하는 욕구를 충족시키면서도, 팬사인회 이벤트 참여 등도 가능케 한다. 포카앨범을 제작하는 메이크스타 관계자는 "포카앨범은 부피를 혁신적으로 줄인 앨범 형태로, 종이와 잉크도 친환경으로 사용한다. 내부 구성품이 버려지는 게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엔터사들은 기업 운영에도 환경을 내세우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도 노력 중이다. 하이브는 용산으로 사옥을 옮기며 사옥 내 에너지의 효율적 사용 및 재생 에너지 활용을 위한 친환경 설비를 구축했다. 이후 2022년 3월 이미경 환경재단 대표를 하이브의 지속가능경영위원회 위원장이다 사외이사로 선임한 뒤 본격적인 ESG 전략을 수립하고 실천에 옮기고 있다.
JYP는 2022년 국내 엔터업계 최초로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RE100 참여를 알렸다. 그 결과 JYP는 2022년 한 해 동안 사용한 전력량 10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했고 온실가스 688tCO₂eq(이산화탄소 환산톤)를 감축했다. 이러한 뜻을 이어가 온실가스 인벤토리를 구축해 탄소 배출 감축 목표도 수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YG는 기후위기에 대한 전 세계적 기후변화 대응 활동에 동참하기 위해 '2040 탄소중립 로드맵'을 수립했다. 이를 통해 204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2025년까지 전사 RE100을 달성하고, 2030년 중간 목표를 수립해 온실가스를 2022년 대비 65% 감축하겠다고 선언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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